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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 나온 용인 포곡스마트물류센터 부지, 매물 '또'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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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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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포곡 스마트물류단지 용지, 공매 신세로 전락
쏟아져 나오는 물류센터 매물, 줄줄이 적체
수요 둔화·공급 과잉으로 시장 얼어붙어
용인 포곡스마트물류단지 예상도/사진=우미

경기도 용인시의 포곡스마트물류단지 사업이 좌초됐다. 시행사가 단지 개발을 위해 매입했던 토지 45만여㎡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갚지 못하며 공매로 나온 것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공급 과잉 및 매물 적체로 인해 물류센터 시장 전반이 경색돼 있는 만큼, 해당 부지가 당장 새 주인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물거품 된 포곡스마트물류단지 개발 계획

21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온라인 공매 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현재 경기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삼계리 46번지 일원 45만2,787㎡(약 13만7,000평) 규모 토지가 공매에 나와 있다. 토지 감정평가액은 3,702억7,600만원이며, 최저 입찰가는 2,400억원이다. 공매 대상은 공장용지와 전·답·임야, 도로 등 총 60여 필지로, 캠코를 통해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8차례 입찰이 진행됐다.

이 부지는 당초 ‘포곡 스마트물류단지’로 개발될 예정이었다. 지난 2020년 경기도가 물류단지 개발 계획을 승인했고, 이후 용인시가 세 차례에 걸쳐 실시 계획을 변경·확정한 바 있다. 당시 용인시는 “용인 신 성장축의 미래 성장 관문으로 동력 확보와 수도권 물류 거점을 조성하고 도심 부적격 시설(공장) 이전지의 계획적 개발을 통한 도시 기능 쇠퇴를 방지할 것”이라고 개발 목적을 제시했다.

사업 시행사인 딩동은 주식회사 부자(최대주주)와 보미건설, 우미글로벌 등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지난 2019년 12월 부지 매매 계약을 맺은 뒤 2,900억원 한도 대출 약정을 체결하고 브릿지론을 일으켰다. 이후 딩동은 여러 차례 대출 만기 연장을 거듭해 왔으나, 지난 1월 만기일에 결국 브릿지론 이자를 마련하지 못했다. 이에 대주단은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했다. 시행사의 자금 경색으로 인해 단지 개발 사업이 전면 중단된 셈이다. 앞서 그래비티자산운용이 블랙스톤과 함께 딩동의 선순위 대출금 2,400억원을 인수하기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협의를 진행하기도 했으나, 이 역시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물류센터 매물 사실상 '포화 상태'

시장에서는 해당 용지가 새 주인을 찾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시장에 물류센터 매물이 대거 적체돼 있기 때문이다. 앞서 롯데물산은 경기 안성과 이천에 위치한 물류센터 두 곳(2,000억원 규모 추산)에 대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고 자문사 선정 작업에 착수한 바 있다. 안성 중앙물류센터(CDC)는 2023년 착공해 공사가 진행 중이고, 이천 물류센터는 2022년 착공해 공사를 마쳤으나 아직 임차인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삼성전자 포항 물류센터 역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해당 물류센터는 경북 포항 북구 기계면 내단리에 위치한 대형 시설로, 삼성전자의 물류 계열사인 삼성전자로지텍이 2023년 4월부터 2033년 3월까지 10년간 전면 임차 중인 BTS(Build-to-Suit, 맞춤형 개발) 장기 임차 자산이다. 삼성전자 포항 물류센터의 소유주는 삼성전자가 아닌 이지스자산운용의 2대 주주인 지에프인베스트먼트다. 이번 매각은 지에프인베스트먼트가 보유 중인 자산을 투자자에게 넘기는 거래인 셈이다. 다만 임대계약이 유지되는 한 임대수익 구조는 변함없이 이어질 예정이다.

 KB부동산신탁은 인천 서구 원창동에 위치한 물류센터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각 대상은 제이세상이 보유 중인 ‘인천 북항 F-3, 7 BL 물류센터’와 동행건설의 ‘인천북항 C1 저온 물류센터’ 등으로, 모두 준공 이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서 PF 부실이 발생한 자산이다. 두 곳의 매각 희망가는 각각 약 1,200억원, 8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헐값 아니면 안 팔린다?

물류센터 매물 적체의 근본적 원인으로는 업황 악화 흐름이 지목된다.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수도권 상온 물류센터 공실률은 16%, 저온 물류센터 공실률은 38.5%에 달했다. 신규 공급이 크게 줄었음에도 불구,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으로 인한 공실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의 부동산 펀드 담당 자회사 코람코자산운용 자료를 살펴보면, 올 1분기 신규 물류센터 공급 면적은 지난해 동기 대비 84% 급감했다.

일부 외국계 투자자들은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물류센터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이들의 수요는 사실상 '헐값 매물'에 국한되는 추세다. 공급 과잉 상황이 지속되며 저가 물류센터 매물이 대거 쏟아져 나오자, 이를 시장 진입 기회로 여기는 투자자가 등장한 것이다. 일례로 싱가포르 국부펀드 싱가포르투자청(GIC)은 그래비티자산운용과 부천내동 물류센터를 인수했으며, JB자산운용과 함께 시화 물류센터를 선매입하고 천안 북천안센터도 사들였다.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부바달라와 글로벌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라살자산운용은 안성 대덕물류센터를 6,000억원에 공동 매입했으며,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도 국내 물류 부동산 개발·운영 회사인 ESR 켄달스퀘어의 펀드에 약 4,300억원을 출자하며 국내 물류 시장 투자 확대에 나섰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해외 투자자와 손을 맞잡고 물류센터를 확보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LB자산운용은 스위스 파트너스그룹과 공동으로 브릭화성물류센터를 인수했으며, 와이드크릭자산운용도 글로벌 부동산 투자 운용 회사 하이트만과 함께 방초리 물류센터를 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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