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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2개월 연속 '셀 코리아', 3년 2개월 만에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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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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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9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 발표
2개월 연속 순매도, 미국 2조8,000억으로 1위
룩셈부르크·영국도 1조원대 순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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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7조원이 넘는 매도세를 보이면서 셀 코리아를 이어가고 있다. 8월에 이어 2개월 연속 매도 행렬이자 3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순매도다.

외국인, 7조3,610억원 순매도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상장주식 7조3,61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9월 말 기준 외국인이 갖고 있는 상장주식은 746조9,000억원으로 시가총액의 28.0%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2조8,000억원), 룩셈부르크(1조6,000억원) 등이 순매도했다. 이에 따른 국가별 보유 규모는 미국 297조6,000억원, 유럽 232조1,000억원, 아시아 109조2,000억원, 중동 12조6,000억원이다.

반대로 상장채권은 순투자했다. 지난달 외국인은 상장채권을 12조910억원 규모로 순매수하고 8조4,620억원을 만기상환 받아 총 3조6,300억원을 순투자했다. 9월 말 기준 외국인이 가진 채권은 264조3,000억원으로 상장잔액의 10.3%다. 지역별로는 유럽(4조7,000억원), 아시아(6,000억원)가 순투자했으며 종류별로는 국채(1조6,000억원)과 통안채(1조6,000억원)를 순투자했다. 또 만기별로는 1년 미만 채권에서 5조6,000억원 순회수했고, 1~5년 미만(6조6,000억원)과 5년 이상(2조6,000억원)에선 순투자했다.

9월 말 기준 외국인이 가진 국채는 240조1,000억원, 특수채는 2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준으로 외국인은 잔존 만기 1년 미만 채권 48조2,000억원, 1~5년 미만 97조2,000억원, 5년 이상 118조1,000억원어치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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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효과 '두 달' 반짝

이는 올해 2월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한 직후의 양상과는 확연히 대비된다. 당시 2월 한 달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7조3,750억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인 1월 순매수 규모가 3조3,53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무려 120% 증가한 수치다. 금감원은 '밸류업 효과'라고 평가했다. 당시 금감원 관계자는 "영국·미국·스웨덴 등 주요국들이 한국 주식투자를 크게 늘렸다"며 "특히 현대차, KB금융지주 등 저PBR 종목들을 중심으로 투자를 크게 늘린 만큼 기업 밸류업 정책 효과로 인해 외국인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밸류업 효과는 3월에도 이어졌다. 3월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5조1,020억원으로 2월보다는 규모가 줄었지만 1월보다는 규모가 컸다. 금감원은 외국인 주식투자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1분기 기준 순매수 금액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역시 밸류업 효과가 이어진 영향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4월 이후 한국주식 순매수 규모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4월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는 2조6,260억원으로 3월 대비 반토막이 났다. 5월에는 1조5,290억원으로 더 감소했다가 6월 2조8,980억원, 7월 2조4,960억원을 기록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전인 1월(3조3,530억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코스피 위주로 움직이는 모양새다. 순매수 규모가 7조원을 넘었던 지난 2월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 상장된 주식 위주로 한국 주식을 사들였다. 당시 코스닥 순매수 규모는 1,000억원에 불과했다. 또 코스피는 2월부터 7월까지 규모는 줄었어도 꾸준히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었던 반면, 코스닥은 순매수 규모가 2월 1,000억원, 3월 8,870억원으로 늘더니 4월에는 1조240억원을 순매도했다.

다시 순매수 기조로 돌아선 것은 5월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5월 코스닥 주식 1,610억원을 순매수했고 6월에는 이보다 늘어난 9,490억원, 7월에는 1,890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닥 시장에서만 2조4,960억원을 매수한 것과 비교하면 규모는 대폭 쪼그라들었다. 사실상 밸류업 효과가 화력을 다했다는 평이다.

이익 위해 뛰지 않는 상장기업이 문제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가 저평가된 근본 원인을 상장기업의 지배구조에서 찾는다. 기업의 이익이 아니라 다른 것이 목적인 회사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상속 문제가 걸린 기업은 이익이 많이 나고 주가가 오르면 상속세가 급증하기 때문에 이익을 낮추려 하고 주가가 오르지 않게 관리한다. 2세, 3세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려는 기업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후계자에게 유리한 조건을 만들려고 한다. 회사 이익을 키우고 주가를 높이는 건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다.

재벌그룹을 예로 들면, 그룹에 속한 기업이 경영난에 빠질 경우 같은 그룹에 속한 다른 기업들이 도움을 준다. 자사의 이익보다 전체 그룹의 안녕을 도모하는 것이다. 물론 자사의 이익을 희생해 다른 기업을 돕는다는 것은 아름다운 이야기지만 상장회사가 그래서는 안 된다. 하지만 국내 대다수 기업은 자사 이익보다는 공익을 생각하고, 경쟁 회사와 공존을 추구하며, 이익을 서로 나누는 경향이 짙다.

여기에 정부까지 나서서 기업이 지나치게 많은 이익을 얻는 것을 막고, 이익이 사회 전반에 골고루 돌아가도록 지도하는 형국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익 추구보다 계열사가 우선인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기 꺼려질 것"이라며 "역량이 좀 부족하더라도 이익 증대를 위해 노력하는 회사나 시장에 돈을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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