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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 BBQ 품에 안기나 티몬, 인터파크커머스 등도 인수 논의 진행 "청산 가치가 더 높은데" 인수 메리트는?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가 기업회생에 들어간 오픈마켓 위메프 인수 검토에 착수했다.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시장 혼란을 빚었던 큐텐 계열사들이 하나둘 인수자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위메프 인수 검토하는 BBQ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BBQ는 지난주 위메프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지난해 판매자 정산금 미지급 사태 등을 겪다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위메프는 티몬과 함께 EY한영을 매각 주간사로 선정, 회생계획 인가 전 별도 인수합병(M&A)을 추진해 왔다.
이번 거래와 관련해 BBQ 관계자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위메프 관련 자료는 넘겨받지 못해 검토도 시작하지 않은 단계"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위메프 서비스의 활용 방안, 가격 조건 등은 실사 등을 통해 최종적으로 인수가 확정된 이후 본격적으로 검토하게 된다.
BBQ는 사업 영역 다각화를 위해 위메프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BQ가 위메프를 인수하면 향후 오픈마켓 등 플랫폼 사업 진출을 꾀할 수 있으며, 최근 확대하고 있는 가정간편식(HMR) 사업의 성장 기반을 다질 수도 있다.

큐텐 계열사들, 새 자리 찾는다
위메프와 함께 매각을 추진하던 티몬 역시 인수 예정자를 낙점한 상태다. 지난달 6일 오아시스는 이사회를 가진 후 EY한영과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매각은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우협을 선정한 후 공개입찰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공개입찰에 응찰자가 아예 없거나 우협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우협이 최종 인수자로 확정된다.
티몬 인수의향서 제출은 지난달 21일 마감됐으며, 공식 인수 제안서 제출은 9일 마감된다. IB업계에서는 추가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큰 만큼, 오아시스의 티몬 인수를 기정사실로 취급하고 있다. 만약 입찰에서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 원매자가 있다 하더라도 오아시스는 해당 조건에 맞춰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
티몬·위메프와 함께 큐텐 계열사로 묶이는 인터파크커머스는 지난해 11월 29일부터 회생절차를 개시했으며, 현재 M&A 기반의 회생 계획안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인터파크커머스가 ‘바이즐’로, 인터파크도서가 ‘바이즐북스’로 사명을 변경하기도 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 인터파크커머스 관계자는 “회생절차 개시 후 2월 28부터 판매된 상품의 정산 대금(공익채권)을 100% 변제하고 있다”며 “회생채권에 대해서는 아직 법원의 변제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계속기업가치 낮은 티메프, 인수 이유는
향후 관건은 큐텐 계열사들을 인수하는 기업이 '이득'을 볼 수 있을지다. EY한영회계법인의 실사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티몬의 총부채는 1조191억원, 위메프의 총부채는 4,462억원 수준이다. 계속기업가치도 청산가치를 밑돈다. 티몬의 청산가치는 136억원인 반면 계속기업가치는 -928억원이다. 위메프의 청산가치는 134억원, 계속기업가치는 -2,234억원이다. 계속 사업을 영위하는 것보다 기업을 청산하는 것이 경제성이 높다는 의미다.
다만 인수 매력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회생기업 M&A는 기업가치보다 기업의 보유 자산에 초점을 맞춘다. 이와 관련해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티몬과 위메프의 가입 고객을 합치면 수천만 명이다"라며 "방대한 고객 데이터는 이커머스 사업을 키우고 싶은 기업들에 매력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회생계획안에 따라 티몬과 위메프의 부채가 대부분 탕감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매각 대금으로 우선 부채를 일부 변제하고, 나머지 부채를 출자 전환해 무상감자를 진행하면 부채가 남지 않게 된다"며 "인수자는 헐값에 대규모 유통망을 확보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출자 전환하면 주주들은 늘어날 수 있지만, 부채가 탕감되면 인수 매력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