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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한국 사회의 '유명인 마녀사냥', 이번 타깃은 백종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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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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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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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본코리아, 백 대표 향한 비판 속 이미지 무너져
지나친 유명인 비난 행태, 이대로 괜찮은가
사회적 성찰·제도적 개선 동시에 이뤄져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사진=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가 이미지 훼손으로 인해 홍역을 치르고 있다. 백 대표를 둘러싸고 각종 논란이 불거지며 더본코리아에 대한 시장 인식이 급격히 악화한 것이다. 곳곳에서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를 향한 비판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백 대표 관련 여론이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여론 뭇매 맞는 백 대표

19일 요식업계에 따르면, 최근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비난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빽햄’ 가격 산정 △브라질산 닭고기 사용 △연돈볼카츠 과일맥주 '감귤오름' 함량 미달 △백석공장 및 학교법인 예덕학원 관련 농지법·산지관리법 위반 △새마을식당 온라인 카페 '직원 블랙리스트' 게시판 △한신포차 낙지볶음 원산지 거짓 표시 등 백 대표를 향한 '의혹'이 누적된 결과다. 현재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는 식품표시광고법, 식품위생법, 원산지표시법, 축산물위생관리법, 농지법, 관세법 위반, 용역 보고서 표절 혐의 등으로 고발돼 약 20건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본코리아를 향해 근거 없는 비방을 쏟아내는 악성 유튜버 역시 브랜드 이미지 악화의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일부 유튜버들은 영상에서 더본코리아 산하 브랜드와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들을 집중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맛과 위생이 아닌 잡다한 레시피로 만든 브랜드를 운영한다’, ‘점주들을 마루타처럼 장사 실험용으로 이용한다’, ’떳다방 프랜차이즈 운영에 이용당한다’ 등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표현을 앞세워 비방 콘텐츠를 제작하는 식이다. 이에 더본코리아는 지난 13일 긴급 상생위원회를 열고, 점주협의회와 함께 악의적 유튜버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여한 빽다방, 역전우동, 한신포차 등 10개 브랜드 점주협의회는 향후 각 브랜드 점주의 동의를 모아 공동성명서를 내기로 했다.

배우 고(故) 김새론/사진=김새론 SNS

"또 사람 죽는다" 우려 제기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잡음이 눈에 띄게 커진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현 상황이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 사회 특유의 '유명인 마녀사냥'이 또다시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한 시장 관계자는 "온라인상에서 확산하는 거짓된 소문과 속칭 '사이버 렉카'들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았나"라며 "한국 사회는 유명인을 너무 쉽게 극단으로 몰아넣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유명인들이 사이버 렉카, 황색 언론 등에서 출발한 근거 없는 소문과 대중의 과도한 비난으로 인해 고통받는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이 같은 문제를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유명인도 수없이 많다. 일례로 배우 고(故) 김새론의 경우 2022년 5월 음주운전 사고 후부터 심각한 악성 댓글에 시달렸으며, 연예계 활동을 중단한 이후로도 무분별한 비난을 받았다. 대중이 그의 카페 아르바이트와 취미 생활, 생일 파티 등 일상생활까지 사사건건 문제 삼으며 자숙의 태도와 진정성을 의심하고 나선 것이다.

악플을 '중계'하는 악성 보도도 쏟아졌다. 언론들은 고인의 SNS에 달린 악플을 기사에 그대로 인용하거나, 악플러나 유튜버가 제기한 인신공격성 의혹을 검증 없이 보도했다. 고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제작한 사이버 렉카 유튜버 역시 고인의 정신적 피해를 가중했다. 해당 유튜버는 “내가 김새론을 괴롭혔다는 건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지만, 대중은 자극적인 콘텐츠로 조회수를 확보하는 사이버 렉카의 행태가 고인의 극단적 선택을 부추겼다고 비판하고 있다.

마녀사냥의 고리, 어떻게 끊나

2019년 가수 故 설리, 故 구하라의 사망 전에도 악플과 악성 보도 행태는 반복됐다. 설리는 SNS에 사진 한 장을 올릴 때마다 악플에 시달렸다. '설인업(설리 인스타그램 업로드)'이라는 줄임말이 온라인상에서 공공연히 나돌 정도였다. 구하라 역시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에 자극적으로 보도되며 고통을 겪었다. 2019년 설리와 구하라가 사망한 이후 인터넷 준실명제 등을 골자로 하는 '설리법' 등이 마련됐지만, 국회를 통과하지는 못했다. 악의적 허위 사실을 담은 댓글에 대한 규제와 처벌을 강화하는 정보통신법 개정안도 21대 국회에서 발의됐으나 임기가 만료되며 폐기됐다.

전문가들은 근거 없는 소문을 무분별하게 퍼뜨리는 사이버 렉카, 황색 언론 등을 제재할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시장 전문가는 "황색 언론이나 사이버 렉카에 무작정 선의와 반성을 기대할 수는 없다"며 "자극적인 보도와 소문이 곧 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무분별한 인신공격·허위사실 유포 콘텐츠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무작정 자극적인 콘텐츠를 찍어내면 수익이 확보되는 시스템 자체를 타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숙한 시민 의식을 위한 사회적 성찰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한국 사회는 유명인이 무언가 잘못을 하면 도를 넘는 비난을 퍼부으며 ‘유명인이니까 감내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조회수와 수익에 눈이 먼 사이버 렉카와 악성 언론, 그리고 마녀사냥에 동참하는 대중이 한 명의 유명인을 옭아매 결국 극단적 선택으로 내모는 구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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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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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