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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개도국 GDP까지 움직이는 ‘미국 통화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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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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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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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통화정책, ‘글로벌 영향력’
달러화 ‘기축 통화’ 위상 때문
개발도상국 경기 침체까지 ‘불균형적 영향’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주요 정책 결정이 국경을 넘어 전 세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앙은행이 있다면 바로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 이하 연준)다. 기축 통화이자 국제 금융에서 중심적 역할을 보유한 달러화의 영향력 때문이다. 이 영향력은 개발도상국(이하 개도국) 및 신흥시장에 훨씬 크게 작용한다고 한다.

사진=CEPR

미국 통화정책, 전 세계에 ‘심대한 영향력’

지금까지 통화정책의 영향력에 대한 연구는 무역 관계에 있는 두 국가 간 관계에 집중됐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전 세계 기축 통화이자 무역 및 투자의 기본 단위인 달러화의 위상 때문에 연구 대상과 범위가 훨씬 넓고 복잡하다.

미국이 거래에 개입하지 않아도 수출입 물품 가격을 달러로 책정하는 국가들이 많다. 국가 간 융자 및 자본 흐름도 달러로 매겨지는 경우가 많아 미국과 별 상관없어 보이는 해외 시장도 미국 금리와 환율 변동의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보편성 때문에 달러는 미국 정책의 충격파를 무역 관계에 상관없이 국경 너머로 전파하는 매개체가 되는 것이다.

매개체는 ‘강력한 달러’

이러한 파급효과의 중심에 글로벌 금융 순환(global financial cycle)이 놓여있는데, 이는 전 세계의 자산 가격, 자본 흐름, 대출 여력이 동시에 움직이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연구는 이러한 금융 순환의 대부분이 한두 가지 변수로 설명된다고 한다.

글로벌 자산 가격의 25%와 자본 흐름의 20%에 영향을 주는 하나의 변수는 바로 ‘VIX 변동성 지수’(VIX Volatility Index, 향후 30일 동안 S&P 500 옵션의 변동성을 측정하는 시장 지수)로 일컬어지는 전 세계의 위험 인식 수준(global risk sentiment)이다. 미국의 통화정책 변동은 전 세계의 위험 인식을 동시에 변화시키고 동일한 반응을 촉발한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 미국만 긴축 상황에 돌입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글로벌 자산 가격 하락, 투자 자산 이동, 원자재 가격 하락이 동시에 발생한다.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 달러 채무국들이 한꺼번에 상환 압박에 시달린다.

미국 통화 긴축(연간 금리 1% 인상)에 따른 글로벌 금융 지표 변동
주: 자산 가격(좌상단), 자본 흐름(우상단), 원자재 가격(좌하단), VIX 변동성 지수(우하단) / 기간(월)(X축), 변동률(%P)(Y축), 중간값(median), 68% 신뢰구간(68% confidence interval), 90% 신뢰구간(90% confidence interval)/출처=CEPR

미국 금리 인상, 개도국 경기 침체로까지 연결

물론 파급효과가 모든 국가에 동일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변동환율제를 운용하는 국가들은 충격을 이겨낼 가능성이 그나마 높은 반면 개도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 해외 투자와 부채 의존도가 높을수록 해외 자본의 이동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자본 유입이 줄고 유출은 극대화한다. 신용 대출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예대마진(interest spreads)은 벌어진다. 다수의 연구가 미국의 통화정책이 전 세계의 대출과 유동성, 금융 비용에 미치는 영향을 증언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의 정책 변동은 어떻게 개도국들을 강타하는 것일까? 먼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신흥시장 통화 가치를 절하시켜 달러 표시 채무에 대한 상환 비용을 올린다. 이것은 다시 해당국 은행의 자산 상태를 악화시키는데 특히 달러화로 빌려 자국 통화로 대출 영업을 하는 은행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재무적 압박에 시달리는 은행들이 대출 심사를 강화하면 기업들의 금융 비용이 치솟고 투자가 감소하며 자산 가치가 하락한다.

문제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두 번째 연결고리가 작동한다. 투자 심리 위축과 통화 가치 절하로 달러화 채무 부담이 가중되면서 또 다른 경기침체를 촉발하는 것이다. 달러화 채무와 자산 사이에 존재하는 작은 불균형도 크나큰 경제적 고통을 야기한다. 무역 및 금융에서 차지하는 달러화의 위상과 연쇄 효과 때문이다. 결국 투자 감소, 자산 가격 하락, 국내총생산(GDP) 감소, 금융 불안정으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결과가 펼쳐진다.

글로벌 시대에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결정은 삽시간에 전 세계에 전파된다. 개도국 정책 당국이 파급효과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금리 조정과 고정 환율제를 넘어서는 정책 도구가 필요할 것이다. 우선은 미국의 정책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순환 고리와 메커니즘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원문의 저자는 수잔트 아차리아(Sushant Acharya) 멜버른 대학교(University Of Melbourne) 부교수 외 3명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Monetary policy spillovers and the role of the dollar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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