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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4,950억, 베인캐피탈 700억 신세계프라퍼티 50%·캡스톤 40%·베인 10% 구성 세계 최초 멀티스타디움 결합 복합쇼핑몰

2028년 개장을 목표로 하는 초대형 복합문화쇼핑몰 ‘스타필드 청라’ 개발 사업에 6,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된다. 세계 최초 멀티스타디움(돔구장) 개발 사업에 국내외 유명 금융회사가 대거 뛰어들었다. 다만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의 잔여 재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시장이 냉각된 상황에서 조단위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세계·하나금융·베인캐피탈 공동 투자 계약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프라퍼티는 8일 하나금융그룹 및 베인캐피탈’과 함께 스타필드 청라 복합쇼핑몰 건립을 위한 공동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총 6,000억원 규모의 공동투자가 이뤄지는 이번 계약은 신세계프라퍼티와 베인캐피탈이 각각 3,000억원, 700억원을 직접 투자하고 하나금융이 스타필드 청라 사업을 위해 조성된 ‘캡스톤자산운용펀드’를 통해 2,250억원을 출자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스타필드 청라 지분은 신세계프라퍼티 50%, 캡스톤자산운용펀드 40%, 베인캐피탈 10%로 구성된다. 특히 하나금융은 후순위 대출 형태로 추가 2,700억원의 금융 자금을 약속한 상태여서 향후 투자금액은 총 4,95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스타필드 청라는 세계 최초로 멀티스타디움과 초대형 복합쇼핑몰, 호텔, 수영장 등이 한 건물에 결합된 멀티 엔터테인먼트 공간이다. 2만3,000석 규모의 최첨단 멀티스타디움에는 야구를 비롯한 각종 스포츠 경기 대회와 다양한 문화·예술 전시, K-Pop 가수 및 해외 유명 아티스트 공연이 가능하다.여기에 350여 개 이상의 다양한 브랜드, 인피니티풀을 포함한 각종 스포츠 시설,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문화 콘텐츠 등을 다채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스타필드 청라는 지난 2024년 10월 설계변경에 따른 건축 변경 인허가를 완료해 골조 공사 진행 중이다. 오는 2027년 준공, 2028년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사장은 “국내 대표 금융그룹이자 청라국제도시의 이웃사촌인 하나금융그룹과 세계적 투자기업 베인캐피탈이 공동 파트너로 함께 하는 만큼 견고한 재무적 시너지는 물론 글로벌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스타필드 청라는 복합쇼핑몰을 넘어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차세대 레저테인먼트 시설로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K컬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투자 시장 의구심 “너무 비싼 구상, 성공할 수 있나”
스타필드 청라 프로젝트는 그간 과도한 규모와 불확실한 수익성으로 인해 회의적인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총 2조원이라는 막대한 개발비용, 인천이라는 입지적 한계, 그리고 국내 소비 여건의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자금 유치에 번번이 난항을 겪어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주력하는 핵심 사업임에도 금융권에서 선뜻 나서는 투자자가 없었다.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스타필드 청라의 성패는 상당히 의미가 크다. 초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성패가 그룹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유동성 위기에서 건져낸 신세계건설의 핵심 사업이기도 하다. 그룹에서 지원사격을 받아 재무 건전성을 개선한 신세계건설은 청라 사업에 전담 조직을 꾸리고 사활을 걸고 있다.
신세계 측은 각 지역에서 운영하는 스타필드를 중심 축으로 돔구장 행사와 테마파크 리테일 비즈니스, 여기에 장기적으로는 주거까지 맞물려 돌아가는 방향으로 사업 확장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한 번 스타필드를 방문하면 2~3일 이상 체류하거나, 레지던스 장기 계약을 맺고 체류하는 이용자를 대거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레지던스용 오피스텔의 목표 분양가가 8억대, 생활 복합 케어를 제공하는 럭셔리 주거 서비스의 이용료도 최소 수백만원대로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으로 스타필드 청라 내에 주거형 비스니스를 추가해 거주자들을 기반으로 한 상시 고객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점도 투자 관련 영업 시 하나의 강점으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투자 시장에서는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초대형 레저·쇼핑·주거 복합형 테마파크가 성공할 수 있을지에 의문부호를 찍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특히 스타필드 청라의 수익 기대감 기반에 사업장 개시 이후 연간 2,500만 명 수준의 방문객이 확보될 것이라는 전제가 있으나, 실제 방문 수요로 이어질지도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화려한 사업이지만 선뜻 투자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 사업성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 비용 대비 수익을 낼 수 있을 만큼 방문자를 끌 수 있을지가 우려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美 터브먼 한국 시장 철수 가닥, 스타필드 투자 '변수'
이번 하나금융그룹과 베인캐피탈이 지분 투자자로 참여하며 6,000억원 수준의 자본 조달에는 일단 성공했으나, 문제는 1조4,000억원가량의 남은 자금이다. 대부분 부동산 PF 차입으로 충당해야 하는데, 국내외 금융 환경은 이에 우호적이지 않다. PF 시장의 유동성은 극도로 위축돼 있으며, 금융사들은 대규모 비수도권 복합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위험 평가를 점점 더 보수적으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스타필드 자금력의 핵심이었던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 터브먼(Taubman)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를 검토 중인 사실도 PF 조달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터브먼 아시아는 지난해 말 한국 투자 총괄 책임자였던 딘 길(Dean Kil) 상무이사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길 이사는 스타필드 하남과 안성 등 국내 쇼핑몰 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터브먼 아시아의 이 같은 결정은 한국 시장에서 점차 철수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실제 터브먼 아시아는 지난해부터 한국에서 신규 사업을 전혀 진행하지 않고 있으며, 국내 데스크 인력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엔 국내 리테일 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국내 유통업계는 온라인 쇼핑 성장과 함께 오프라인 매장의 수익성 악화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에 더해 홈플러스 법정관리 신청 등 대형 유통사들의 위기설이 불거지며 리테일 부동산에 대한 투자 심리도 위축된 상황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터브먼의 국내 투자금 회수 가능성에 대한 관측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터브먼 본사 내부에서는 스타필드 하남점과 안성점 지분에 대한 인수 희망자를 자체적으로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터브먼 아시아는 현재 스타필드 하남점에 약 31.85% 지분(신세계프라퍼티 51%, 블랙스톤 17.15%)을 보유하고 있으며, 스타필드 안성점에는 49%의 지분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