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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청산 사태 겪은 암호화폐 시장, ‘기계적 폭락’이 드러낸 코인 시장 취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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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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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발 관세, 폭락의 도화선
“코로나급 핵폭탄” XRP 30분만에 반토막
비트코인도 이틀만에 8% 이상 급락

암호화폐 시장의 취약한 레버리지 구조가 또다시 한계를 드러냈다. 비트코인과 XRP를 비롯한 주요 디지털 자산이 하루 만에 폭락하며 수십조원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고, 수많은 투자자가 손실을 입었다. 특히 리플의 XRP는 30분 만에 시가총액의 절반이 증발하며, 과도한 차입 거래와 자동 청산 시스템이 맞물린 기계적 폭락의 전형을 보여줬다. 거래소 간 가격 괴리, 포지션 청산, 투자 심리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시장이 여전히 자율 규제와 외부 감사 체계의 공백 속에 놓여 있는 만큼, 청산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는 요원할 것이란 지적을 내놓고 있다.

XRP, 시총 800억 달러 증발 후 회복

12일(이하 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크립토포테이토에 따르면, 전날 XRP는 불과 30분 만에 시가총액이 1,610억 달러(약 230조원)에서 800억 달러(약 114조원)로 50% 급감했다. 탈중앙화 거래소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이날 1,000개 이상의 계좌가 청산됐으며, 총 손실액은 12억 달러(약 1조7,000억원)에 달했다. 특히 바이낸스에서 XRP 가격은 0.80달러까지 떨어지며 1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재 XRP는 낙폭을 일부 만회하며 2.50달러(약 3,600원)까지 회복한 상태다. 전례 없는 매도 사태에 직면하며 대규모 청산 물결에 휩싸인 지 하루 만이다. 그러나 암호화폐 분석가들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단기 반등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이번 반등은 신규 매수세보다는 ‘기계적 디레버리징’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 폭락에 166만 명 손실, 최대 26조원 청산

같은 기간 비트코인도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11일 오후 6시 53분(서부 오후 3시 53분)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15% 내린 11만1,178달러(약 1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전날 오전 12만 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이틀 만에 8% 이상 내렸다. 또한 비트코인은 지난 6일 사상 최고가인 12만6,200달러(약 1억8,000만원)를 기록했으나 5일 만에 1만5,000달러 이상 급락했다. 이로 인해 역대 최대 규모인 190억 달러(약 26조8,000억원)의 청산이 발생해 총 166만 명의 트레이더가 손실을 입었다. 일반적인 청산 국면에서 20만 명 안팎의 투자자가 타격을 입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압도적 손실이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 가격 역시 같은 시간 장중 한때 3,500달러(약 500만원)까지 급락하며 일중 변동폭이 20%에 달했다. 이더리움은 장 초반 4,400달러(약 628만원) 근처까지 올랐다가 급락한 뒤, 3,800달러 안팎에서 반등을 시도했다. 같은 날 미국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2.7% 하락, 다우지수는 1.9% 내렸으며, 금 선물은 1% 넘게 올라 온스당 4,035달러(약 576만원)를 기록했다.

이번 급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미·중 무역 긴장 고조를 시사하는 글을 올린 뒤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서 매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그들(중국)은 매우 적대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에 서한을 보내 희토류 생산과 관련된 모든 요소에 대해 수출 통제를 하겠다고 통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순간 검토하는 정책 중 하나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이라며 “마찬가지로 다른 많은 대응 조치도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에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 부과로 맞대응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잘못된 시세 책정, 조작 방지 및 준법 통제 작동 여부 관찰해야"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장이 코로나19 당시인 2020년 급락장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이례적 하락에 커뮤니티 내에서는 시장 조작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기도 했다. 대형 세력들의 털기(mother of shakeouts) 움직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첫 글을 올린 11일 오전 10시 57분 직전부터 주요 기관 지갑에서 대량의 레버리지 숏(매도) 포지션이 감지됐다. 이후 즉시 대형 숏 포지션을 취한 뒤 1억 달러 이상 수익을 올린 정황도 확인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암호화폐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주식시장과 달리 암호화폐는 공시 제도나 공매도 보고 의무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아 ‘비공개 정보 이용’ 거래 감시가 어렵다. 또한 과도한 레버리지 구조와 익명성은 단시간 내 폭락과 청산을 유발하며, 결과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 일부 거래소는 자체 모니터링 강화 방침을 내놨으나, 법적 제재나 실질적 수사 착수는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암호화폐 거래소 전반에 대한 규제 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크립토닷컴(Crypto.com) 최고경영자(CEO) 크리스 마스잘렉(Kris Marszalek)은 11일 X를 통해 "이번 청산은 FTX 사태를 포함한 이전 시장 폭락을 뛰어넘었다"며 "규제 당국이 거래소의 공정성을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부 거래소가 거래자들을 공정하게 대하지 않고, 자산을 오정가하거나 출금을 막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거래소들이 거래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는지, 자금세탁방지(AML)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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