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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끝내 무너졌다" 中 부동산 시장, 버블 붕괴 후폭풍에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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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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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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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헝다, 끝내 홍콩 증시에서 상장폐지
급작스러운 규제 강화에 헝다 외 부동산 개발 업체들도 줄폐업
"출구가 안 보인다" 지속되는 부동산 침체, 경제까지 충격

중국 최대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였던 헝다(에버그란데)가 홍콩 증시에서 상장폐지된다. 지난 2020년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디폴트 상태에 빠진 이후 재기에 실패한 결과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 흐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 상황이 단순 관련 업계에 충격을 안기는 것을 넘어 중국 경제 전반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한다.

'中 1위 건설사' 헝다의 몰락

19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헝다는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홍콩증권거래소로부터 상장 지위 취소가 결정됐다는 서한을 받았다고 밝혔다. 홍콩증시는 서한을 통해 “헝다가 거래 재개 지침의 어떠한 요구도 충족하지 못했다”며 “오는 25일 오전 9시부터 상장 지위가 취소된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헝다는 홍콩증시 측의 상장 취소 결정과 관련해 재심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월 홍콩 법원의 청산 명령을 받고 주식 거래가 정지된 지 18개월 만에 상장폐지가 확정된 셈이다.

헝다는 1996년 광둥성 광저우에서 설립된 기업으로, 2000년대 들어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을 통해 전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분양 선수금 모델로 유동성을 확보, 공격적으로 토지를 매입하며 빠르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한 것이다. 한때는 중국 내 280여 개 도시에서 1,300여 건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시진핑 정부가 이른바 ‘3대 레드라인’ 정책을 도입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3대 레드라인은 자산 대비 부채비율 70% 이하, 순부채비율 100% 이하, 현금·단기 부채 비율 1배 이상을 의미한다. 중국 정부는 규제 강화를 통해 3대 레드라인을 충족하지 못한 건설사의 신규 차입을 막기 시작했다.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고 금융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정부 규제가 야기한 혼란

문제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경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 강력한 규제가 도입되며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 위기에 불이 붙었다는 점이다. 특히 헝다의 경우 세 가지 레드라인을 모두 충족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신규 차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 이에 따라 헝다는 2021년 하반기 어음 결제 불능, 분양 지연, 자재 대금 체불 등 각종 악재를 떠안게 됐고, 같은 해 12월 2억 6,000만 달러(약 3,614억원) 규모의 디폴트가 발생하며 당시 보유하던 달러채까지 전액 교차(동반)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당시 헝다의 총부채는 무려 2조 4,000억 위안(약 464조3,040억원)에 달했다.

같은 시기 헝다 외에도 수많은 부동산 개발 회사들이 낭떠러지에 몰렸다. 지난 2021년 외신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당시 중국 부동산 개발 시장 상위 30개사 중 3분의 2가 최소 1개의 레드라인을 위반하고 있었다. 부동산 개발 시장의 자금 확보 통로가 한꺼번에 막혔다는 의미다. 대다수의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들은 선분양 방식으로 현금을 확보하고, 은행 대출과 신탁 상품,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토지를 공격적으로 매입해 왔다. 사실상 '빚'에 의존해 성장한 셈이다. 이 같은 성장 구조는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지자마자 손쓸 틈 없이 무너졌고, 수많은 개발 업체가 디폴트 상태에 빠지게 됐다.

부동산 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져 내리며 시장에는 극심한 혼란이 닥쳤다. 유동성 위기에 빠진 개발 업체들은 급전 확보를 위해 아파트 덤핑 판매에 나섰고,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를 금지하는 조치를 속속 발표하며 다급하게 제동을 걸었다. 매물 처분에 실패하며 위기를 이겨내지 못한 업체들은 그대로 시장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3대 레드라인 정책 시행 이듬해인 2021년 상반기에 문을 닫은 중국 부동산 업체는 자그마치 200여 개에 달한다.

中 부동산 시장, 재기 가능성 '묘연'

성장 동력을 잃은 중국 부동산 시장은 수년째 정상 궤도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업계가 떠안은 손실은 줄어들기는커녕 점점 불어나는 추세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중국 부동산 산업의 누적 손실이 약 7조 위안(약 1,33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금융 시스템이 손실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주요 내용은 은행 대출 손실 2조500억 위안(약 396조5,930억원), 자산 운용 및 신탁 손실 1조3,100억 위안(약 253조4,326억원), 은행의 추가 충당금 5,000억 위안(약 96조7,30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는 주식 투자자가 9,200억 위안(약 177조9,830억원), 공급 업체가 1조 위안(약 193조4,600억원), 해외와 국내 채권 투자자가 각각 8,410억 위안(약 162조7,000억원)과 1,990억 위안(약 38조4,985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부연했다.

집값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아시아 지역 금융 전문 채널인 아시아 파이낸스(亚洲金融)가 지난 6월 발표한 ‘2025년 중국 도시 주택 가격 하락 순위’ 자료에 따르면, 집값이 역대 최고점 대비 50% 이상 하락한 중국 도시는 11개에 달한다. 원저우가 63.52% 미끄러지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고, 칭다오는 56.32%, 둥관은 55.21% 내렸다. 충칭은 40.31%, 상하이는 31.09%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중국의 경기 침체 상황이 한층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부동산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부동산 관련 산업 포함)를 지탱하는 중국 경제의 기둥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중국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은 투자와 소비, 수출인데, 부동산 침체는 이 중 투자와 소비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부동산 개발이 급감하며 토지매각대금 수입이 줄어 지방정부의 재정난 역시 가속화하는 추세"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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