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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중국, 이재명,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제 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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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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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간 '중국' 관련 키워드 클라우드/출처=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한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회동했던 내용 일부가 공개되며 '굴욕 외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당시 상황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중계됐다. 영상 중 싱하이밍 대사가 준비한 대본을 한국어로 읽으며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다가 나중에 후회한다"는 협박 발언을 했으나, 이재명 대표는 이를 내정 간섭 등으로 반발하기는커녕 오히려 사과했던 것이 알려지며 국가적 자존심의 문제까지 언급되는 상황으로 번졌다.

(좌)이재명 민주당 대표, (우)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사진=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중국의 패배에 베팅한다?

공개된 싱하이밍 대사의 발언 전문에 따르면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에 한국 정부의 일부 관계자들이 미국의 승리와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고 있다는 표현이 담겨있다. 이어 30년 전에 중국 붕괴론을 주장했던 사람들에게 경제 성장으로 반박할 수 있는 것처럼 중국의 패배에 베팅할 경우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추가했다.

그러나 논란이 되고 있는 발언 외에도 한-중 관계를 우호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좀 더 호의적으로 나와달라는 부탁도 담겨있다. 중국 칭화대학교의 연구를 인용하며 올 1월까지 한-중 관계지수가 4.1이었던 반면 미-중, 중-일 관계지수는 각각 -8, -5.6 이었던 점을 들며 한-중 관계가 우호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을 야당이 아니라 타국 대사가 했다는 점이 국내 반발 여론을 강화시켰다는 것이 외교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중국 시장에 순응하여 시기적절하게 중국에 투자를 한다면 중국 경제 성장의 보너스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는 부분은 한국의 투자 전략을 타국 대사가 좌지우지하는 발언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장 그 자체로는 무리한 해석일 수 있으나, 이어진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는 강한 논조에서 앞의 문장에 담긴 뜻이 강조됐다고 설명한다.

한-중 관계보다 민주당의 대응이 더 중요

여의도 관계자들은 우파 정권이 당선된 데다 미-중 관계 악화와 더불어 한-중 관계가 냉각기에 접어든 만큼 중국 대사가 불편한 발언을 쏟아낼 수 있는 점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당시 동석 중이던 이재명 대표가 묵묵히 발언을 듣고 있었던 점에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외교 역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내정간섭으로 해석될 만한 강경한 어조가 수차례 반복된 만큼 제1야당 대표로서 불편의 뜻을 전달했어야 마땅함에도, 묵묵히 듣고 있었던 점이 '속국 외교', '조공 외교'라고 불렸던 문재인 전 대통령,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과거 발언과 크게 다르지 않게 비춰진다는 것이다.

한국 외교부는 내정 간섭 발언을 문제 삼아 싱하이밍 대사를 초치해 규탄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싱하이밍 대사의 발언이 도를 넘었다고 규탄하면서, 대사의 역할은 우호를 증진하는 것이지 오해를 확산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3일간 '중국' 관련 키워드 네트워크/출처=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10년 전 미국 바이든 대통령도 비슷한 발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으로 재직하던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대담에서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은 절대 좋은 베팅이 아니다"라는 표현으로 내정간섭을 했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바이든 당시 부통령은 미국의 2인자였던 반면, 싱하이밍 대사는 차관보보다 아래인 국장급 관료라는 점에서 국내 의전 서열 8위인 제1야당 대표에게 할 수 있는 내정간섭 식 표현은 아니었다는 것이 외교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내 언론, SNS, 커뮤니티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빅데이터 여론은 중국 싱하이밍 대사에 대한 비판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난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모습이다. '중국' 관련 키워드로 직접 연결된 키워드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이 등장하고(이상 하늘색 키워드), '야당', '비판', '싱하이밍' 등의 관련 키워드가 연관 키워드로 등장한다(이상 붉은색 키워드). 여론은 중국에 대한 규탄 이전에 이재명 대표의 운신이 한국의 국격을 떨어뜨렸다는 관점으로 본 사건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가 고분고분 듣고 모습에 한 누리꾼은 '삼전도의 굴욕'울 느꼈다며 불편한 심정을 댓글로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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