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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관광 매체 '글로벌 트래블러(Global Traveler)'가 지난해 12월부터 구독자들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제11회 레저 라이프스타일 시상식(Leisure Lifestyle Awards)'에서 서울이 '최고의 아시아 레저 도시'로 선정됐다.
글로벌 트래블러는 지난해 12월 6일부터 올해 4월 1일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걸쳐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이같은 설문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트래블러는 미주 지역 럭셔리 비즈니스 관광 전문 잡지로 월 55만 명의 인쇄잡지 구독자와 월 온라인 조회수 200만 회를 자랑하는 주요 관광 매체다. 유럽에서는 튀르키예의 이스탄불이, 미국은 테네시주의 내쉬빌, 아프리카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이어 남미에서는 파나마의 파나마 시티가 선정됐다.
서울, K-콘텐츠 열풍에 아시아 최고 레저 여행지로 성장 중
글로벌 트래블러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대만이 1위, 서울이 2위를 기록했다. 국내 여행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1위 선정이 K-콘텐츠의 인기 몰이에 힘입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에 N서울타워, 롯데월드 등 주요 서울 관광지와 K-컬쳐, 레저 액티비티 등을 즐길 수 있는 외국인 전용 디스커버서울패스를 운용해 서울의 매력을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공유 숙박 플랫폼 업체인 에어비앤비의 조사에 의하면, 서울은 2022년에 세계인이 가장 많이 검색한 여행지 4위에 선정됐으며, 숙박 예약사이트인 부킹닷컴에서는 일본인 여행객이 가장 많이 검색한 상위 10위권 여행지 중 서울이 일본 도시들 사이에서 유일한 해외 도시로 7위를 기록했다. 이어 미국 타임지에서는 2022년 방문하기 좋은 세계 최고의 장소 중 한 곳으로 서울을 선정해 서울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도시라는 점을 알리기도 했다.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관광 상품 개발해야
외국인 대상 관광 스타트업을 운영 중인 신승현 펀타스틱코리아(Funtastic Korea) 대표는 외국인들이 일반적으로 방문하는 롯데월드,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 등의 주요 관광지들뿐만 아니라 유명 미용실에서 메이크업과 머리 손질 받기, 홍대 앞 술집 순례, 전통시장과 오래된 식당 순례 등의 숨겨진 관광 코스를 개발하는 것이 재방문을 이끄는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간 정부의 레저 관광 상품은 관광 명소에서 사진 촬영을 하거나 맛집 탐방 등에 집중돼 있었으나, 외국인이 원하는 것은 한국의 문화와 한국인의 일상 체험이라는 것이다. K-콘텐츠에 나오는 그대로 한국인의 일상에 녹아들고자 하는, 단순 소비가 아닌 경험을 중시하는 문화적 현상은 최근 각광받는 소비자인 '펀슈머(Fun+Consumer)'와도 맥을 같이한다.
업계는 특히 쇼핑만 하고 떠나는 중국인과 달리 실제 한국 문화를 체험하려는 미주 대륙과 동남아 관광 수요에 주목한다. 당장의 관광 매출을 크게 키워주는 고객은 아니지만, 한국 문화를 해외에 알리는 데는 실제 문화 체험 관광객이 훨씬 더 유용하다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여행 인프라 개발 계속 이어가야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서울 도심 등산관광센터 운영, 서울빛초롱축제 확대 운영 등 신규 관광 콘텐츠를 확충해 왔다”며 “올 하반기에도 한강에 새로운 수변관광 콘텐츠를 조성하고, 다양한 서울의 라이프스타일 체험 요소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행 전문가들도 입을 모아 여행 인프라 개발이 계속돼야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고, 특히 레저 경험을 즐기기 위해 반복 방문하는 여행객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코로나19 탓에 해외 방문객이 일시적으로 급감했다가 차츰 회복하는 추세지만, 최근 들어 일본이 엔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관광수지 흑자를 내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일본은 이미 여행 인프라가 탄탄하게 갖춰져 있는 만큼 가격 경쟁력이 추가되자 한국과 일본을 고민하던 해외 여행객들이 너도나도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에어비앤비 '얼리어댑터' 중 하나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여행 업계 스타트업 관계자는 "관공서가 움직여 받고 있는 해외의 수상 실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행객들이 느끼고 가는 경험"이라며 "당장 택시 기사들이 여전히 외국인들에게 비싼 요금을 받아 가는 것에 대한 불평이 끊이질 않는다"는 지적을 내놨다. 이어 "카카오택시 등으로 한국인들은 택시 잡는 불편함이 줄었지만, 외국인들도 카카오택시를 통해 해외 카드로 결제하는 데 무리가 없도록 해 줘야 한국을 다시 찾는 외국인도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