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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고도화 나선 화물운송 플랫폼 ‘센디’, 대기업 틈에서 단일 플랫폼으로 우뚝 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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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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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디AI 로고 및 캐릭터 이미지/출처=센디

화물운송 플랫폼 스타트업 센디가 6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KDB산업은행이 주도한 이번 투자는 BNK벤처투자 등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기존 투자자인 신한자산운용이 후속 투자를 진행했다. 이번 투자로 지금까지 센디의 총 누적 투자액은 약 175억원 수준에 이른다.

물류 시장의 디지털화 이끈 혁신성인정받아

센디는 동명의 인공지능(AI) 기반 화물운송 관리를 운영하는 플랫폼 기업이다. 화물운송이 필요한 개인이나 기업이 애플리케이션 또는 웹을 통해 차량 배정부터 운송, 정산까지 간편하게 화물운송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전화, 수기, 엑셀 등에 의존하던 배차와 운송업무를 센디 플랫폼을 통해 자동화해 물류 담당자의 업무 환경을 개선했다는 평이다.

이번 투자 유치에는 센디가 보유한 물류 혁신성과 기술력이 높게 평가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센디가 소형 화물 물류 시장을 빠르게 디지털화해 물류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플랫폼을 통해 화주와 차주의 시간 및 비용을 절감해주는 등 업무 효율화를 이끌었다고 호평한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물류 시장이 큰 규모의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전환이 더딘데, 이 시장의 디지털화를 이끄는 센디의 성장 가능성과 비전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센디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기술 고도화와 서비스 역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론 데이터 머신러닝을 통해 운송 수요와 공급을 바탕으로 한 가격예측시스템의 정확성을 높이고, 현재 배차시스템을 정교화한다. 염상준 센디 대표는 “더 많은 고객이 센디 운송 서비스에 만족할 수 있도록 서비스 품질을 확보에 집중하겠다”면서 “고객과 차주 등 센디를 이용하는 모두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다년간 쌓아온 물류 데이터 통해 차주-화주 매칭 기술 고도화

현재 물류 및 화물운송 분야는 해외나 국내에서도 단일화된 플랫폼이 등장하지 못한 시장이다. 이에 센디는 화주의 운송료 부담과 차주 수수료 비용 상승을 유발하는 화물운송 시장 구조를 인공지능 등의 IT 기술로 해결하고자 했다.

플랫폼을 통해 화물운송이 필요한 개인 또는 기업을 차주와 직접 매칭해주는 플랫폼의 역할이 서비스의 핵심이다. 특히 이종 화물 간 스케쥴 매칭이나 날씨, 운송 시간대, 작업 소요시간, 운송 난이도 등에 따라 실시간으로 AI가 운송 요금을 분석해 주는 매칭 고도화 기술을 통해 화주의 운임 부담을 낮추고, 차주의 운송 수입은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2013년 부산에서 창업한 센디는 B2B 기업화물 운송 외에도 화물운송 시장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택배나 퀵으로 보낼 수 없는 소형 화물부터 용달이사, 원룸이사 등 부피가 큰 대형 화물 운송 분야까지 서비스를 확장했다. 2019년부터는 냉장차량 화물주선 및 콜드체인 관련 물류대행 서비스인 ‘센디 프레시’를 출시해 빠르게 성장 중인 새벽배송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2021년에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도 협력해 농산물 운송 시장으로 신규 진출하는 등 시장 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출액은 2020년 17억2,066억원에서 2021년 39억 1,650만원으로 110% 이상 급등했으며, 지난해에도 60억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사진=샌디 홈페이지

화물운송 시장 규모 ‘30조원인데도 단일 플랫폼 없는 이유는?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화물운송 시장 규모는 30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큰 시장 규모에 비해 화물운송 사업자들은 대부분 중소형 규모다. 단일 플랫폼이 구축될 경우 나타날 네트워크 효과 등으로 화주와 차주 간 이익이 보다 증대될 수 있음에도 아직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시장의 큰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화물운송 시장의 단일 플랫폼 구축이 쉽지 않은 이유는 뭘까. 먼저 택시 중개 플랫폼과 달리 개인이 아닌 기업 간 네트워크(B2B)가 기반인 화물운송업계는 업계 특성상 특정 플랫폼에 대한 종속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업체 대부분 여러 옵션을 활용하고자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는 데 들어가는 추가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의 환경도 한몫한다. 물류 업계의 특성상 특정 지역을 장악한 서비스 플랫폼이 있다면 해당 플랫폼만으로도 지역 내 화물운송 서비스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모든 운송 서비스가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만큼 플랫폼 선정에 있어 지리적 위치와 지역적 특성을 우선하게 된다.

이 밖에도 정부의 규제나 정보의 폐쇄성이 두드러지는 시장 환경 또한 단일 플랫폼 출현이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단일 플랫폼이 중개수수료 인상 등의 지배력을 남용할 경우 화물운송 시장 전체 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부의 규제가 선제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앞서 언급한 화물운송 시장의 지역적 특성 탓에 모든 운송 정보나 거래 명세 등의 디지털화가 어려운 만큼 혁신을 가로막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센디가 이러한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과는 별개로 대기업들이 속속 해당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점도 난관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전국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연합회(주선사연합회)가 운영하는 화물 중개 플랫폼 ‘전국화물마당’(화물마당)의 지분 49%를 인수하며 화물 중개시장 개척에 나섰다. 티맵(TMAP)도 지난해 자사의 ‘화물차 내비’ 서비스를 새롭게 출시하며 직접 시장 공략에 나섰고, KT 역시 계열사 롤랩을 통해 화물 중개·운송 플랫폼 ‘브로캐리 2.0’을 출범하며 시장 진입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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