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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럽 금융서비스 사모펀드(PE) 거래 가치가 267건의 거래에서 595억 유로(약 87조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PE 시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유럽 금융서비스의 호조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피치북의 '2023년 2분기 유럽 PE 분석'에 따르면 다른 부문은 전년도 사모펀드 거래 가치를 넘어서지 못했으나, 금융서비스만이 전체 유럽 사모펀드 거래 가치의 15.2%를 차지하며 지난해(6.2%)의 2배를 상회했다. 또한 올해 7월 말 기준 사모펀드 거래 건수는 267건으로, 2022년 421건, 2021년 418건에 비춰볼 때 지난 기록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유럽 금융서비스 사모펀드의 거래는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금
올해 가장 큰 거래는 지난달 초에 이뤄진 GTCR의 월드페이 인수다. 미국 사모펀드 운용사 GTCR은 피델리티 내셔널(FIS)로부터 최근 월드페이 지분 55%를 185억 달러(약 24조944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올해 미국 사모펀드가 주도한 레버리지바이아웃(차입매수·LBO) 중 가장 큰 규모다. 이같은 메가딜을 제외하고도 현재 거래 금액은 약 487억 유로(약 71조1,780억원)로 지난해 총액인 492억 유로와 비슷하다.
올해 LBO 리그 순위에서 블록버스터급 거래가 1위를 차지했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다. 대부분의 거래는 1억 유로(약 1,462억원) 미만의,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의 투자자들이다. 실제로 월드페이의 LBO 제외하고 25억 유로(약 3조6,539억원) 이상의 거래는 없었다. 월드페이 다음으로 큰 규모의 거래는 지난 5월 31일 발표된 랜스다운 파트너스(Lansdowne Partners)의 크룩스 자산운용(Crux Asset Management) 인수로, 11억 달러(약 1조4,757억원) 규모다.
올해 유럽 금융서비스 사모펀드 거래의 중간 거래 가치는 3,980만 유로(약 582억원)로, 이는 지난해 3,460만 유로보다 약간 높은 수치다. 타이트한 자금 조달과 낮은 위험 선호도를 보이는 현재 시장에서 적은 자산의 금융서비스 사업은 사모펀드 투자를 하기에 적합한 대상으로 꼽힌다. 규제가 많고, 자본 집약적인 사업인 은행과 타대출 기관의 사업 부문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자산 관리사 인수하는 PE 늘어나
최근 전 세계적으로 사모펀드 회사들이 자산 관리사를 인수하는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유럽에서는 올해 2분기에 이뤄진 크럭스 자산 관리(Crux Asset Management)의 거래와 캐피탈 파트너스(Searchlight Capita Partners)의 그레샴 하우스(Gresham House) 인수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컨설팅·회계 전문 기업 딜로이트(Deloitte)의 조 브래싱턴 이사는 "역동성 있는 시장은 자산 및 자산 관리, 특히 자산 관리사를 사모펀드에 대한 금융서비스의 하위 영역으로 두게 한다"며 "이 영역의 사업은 높은 현금 전환, 견고한 고객 기반과 비교적 자본이 덜 드는 비즈니스 모델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이어 "자산 관리사는 세분화 된 시장"이라며 "통합의 기회를 일으키고 수직적 통합의 범위와 기술 활성화의 잠재력을 제공해 많은 사모투자 하우스의 핵심 하위 영역이 됐다"고 덧붙였다.
'불확실성'은 사모펀드 시장의 원동력
이같은 시장 역동성은 통합 및 기술 향상에 적합한 보험 중개 및 자산 관리 서비스와 같은 또 다른 세분화된 시장 부문의 사모 투자를 촉진시키고 있다. 다만 이러한 영역에서 소규모 거래를 지원하는 요인이 지속될 가능성은 있지만, 더 큰 거래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글로벌 회계법인 PwC UK의 사모펀드 책임자 휴 로이드 엘리스는 "‘불확실성’이 업계의 큰 표어가 될 것"이라며 "사모펀드 투자위원회가 주요 거래를 예외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승인할 수 있는 기준을 계속 설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브래싱턴 이사는 "현재 시장에서의 주요 거래들이 대부분 특정 거래 원동력에 의해 추진될 것"이라며 "월드페이의 블록버스터 LBO를 대규모 거래의 물결을 여는 문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