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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는 건전성, 토스뱅크·케이뱅크는 IPO" 리스크에 짓눌리는 인터넷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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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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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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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상반기 무수익여신 약 20% 급증
'IPO 3수' 앞둔 케이뱅크, 사실상 마지막 도전
"한국에서도 상장해라" 토스뱅크, 금융당국 압박에 韓·美 이중 상장 검토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무수익여신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의무, 이재명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정책 등에 따라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판매가 확대된 결과다. 경쟁사인 케이뱅크, 토스뱅크의 경우 같은 기간 무수익여신 리스크가 눈에 띄게 완화됐으나, 기업공개(IPO) 등 건전성 외 분야에서 곤을 치르고 있다.

'악성 채권'에 신음하는 카카오뱅크

2일 카카오뱅크의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카카오뱅크 무수익여신 합계는 2,3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5% 급증했다. 무수익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되거나 채권재조정·법정관리 등으로 인해 원리금 상환이 멈춰 수익이 없는 여신으로, 소위 ‘깡통 대출’이라고도 불린다. 금융권에서는 고정이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여신보다 악성 채권으로 취급된다.

카카오뱅크의 무수익여신이 급격히 증가한 원인으로는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가 지목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액은 14조원으로, 케이뱅크(7조6,992억원)와 토스뱅크(9조300억원)를 눈에 띄게 웃돌았다.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된 것은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인터넷은행에 신규 대출의 30% 이상을 중저신용자(신용평점 하위 50% 이하)에게 공급하도록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 중 전체 여신 규모가 가장 큰 카카오뱅크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중저신용자 대출을 취급하게 된 것이다.

자영업자와 같은 개인 사업자를 중심으로 대출 상품 판매를 늘린 점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인해 가계대출 추가 공급이 제한되자, 카카오뱅크는 수익을 내기 위해 중저신용 개인 사업자 대상 상품 취급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기업자금대출 잔액은 2조5,388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8,946억원)보다 34% 증가했다.

케이뱅크, 조만간 3번째 IPO 도전

카카오뱅크가 무수익여신 증가로 인해 고전하는 동안 토스뱅크와 케이뱅크의 무수익여신은 오히려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토스뱅크의 무수익여신은 972억원으로 28.8% 급감했고, 케이뱅크는 1,075억원으로 47% 줄었다. 올해 2분기 건전성 지표 역시 개선됐다. 케이뱅크의 2분기 연체율은 0.59%로 작년 2분기(0.90%)보다 0.31%P 하락했으며,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같은 기간 0.85%에서 0.51%로 내렸다. 토스뱅크도 연체율(1.27%→1.20%)과 고정이하여신비율(1.23%→0.98%)이 일제히 낮아졌다.

다만 이들 은행의 성장 전략이 '순항'하고 있다고 보기만은 어렵다. 우선 케이뱅크는 반복되는 IPO 실패로 인해 고전 중인 상황이다. 앞서 지난 2022년 증시에 첫 도전장을 내민 케이뱅크는 그해 9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으나, 국내외 증시 침체와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암초에 부딪혔다. 이후 케이뱅크 측은 증시 부진으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지난해 두 번째 IPO 시도 당시에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기대 이하의 저조한 성적이 나왔고, 투자자들이 공모 희망가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거나 참여를 꺼려했다. 특히 당시 시가총액이 4조원대 중반이었던 카카오뱅크보다 더 높게 책정한 기업가치(최대 5조원)와 관련해 고평가 논란이 지속됐고, 공모 물량 상당 부분이 기존 재무적 투자자(FI)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한 구주매출로 채워졌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이에 더해 업비트에 대한 매출 의존도, 오버행(시장 내 대량 매도 물량 출회 우려) 우려 등도 투자자들의 불신을 키웠다. 결국 케이뱅크는 두 번째 도전에서도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케이뱅크는 이달 중 한국거래소에 세 번째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의 이번 상장을 '사실상 마지막 도전'으로 보고 있다. FI와 체결한 계약에 따라 내년 7월까지 상장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2021년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베인앤캐피탈, MBK파트너스, MG 새마을금고 등 여러 FI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자금 조달 조건으로 2026년 7월 내 상장과 연 8% 이상 내부수익률(IRR) 등을 내걸었다.

토스뱅크는 '이중 상장' 요구받아

토스뱅크 역시 상장 관련 이슈로 인해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의 모회사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는 토스와 토스뱅크의 '이중 상장(Dual Listing)'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미국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토스뱅크는 국내에서 IPO를 추진하는 식이다.

글로벌화에 집중하는 토스가 굳이 이중 상장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입김이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말 열린 제18차 정례회의에서 한 금융위원회 위원은 "토스는 제3자 정보 제공을 잘못해서 과징금을 냈는데, 이런 일이 있으면 마켓(시장) 이유도 있지만 한국 상장을 하지 않고 밖으로 나가겠다는 것"이라며 "기업공개까지 갔을 때 한국 상장을 끼면서 이중 상장(Dual listing)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해당 위원은 중국 국영 기업인 중국생명보험(China Life Insurance) 등이 미국 증시에서 자발적 상장폐지를 택한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앞서 지난 2022년 미·중 관계가 악화하며 미국 증권 시장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에 대한 회계 감사 수준이 크게 강화되자, 중국생명보험과 페트로차이나, 시노펙 등 중국 기업들은 줄줄이 자발적 상장폐지를 단행한 바 있다. 이처럼 미국 등에 상장할 시 해외 규제 동향과 맞물려 자본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한국 상장을 '패싱'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지다. 이 위원은 "(미국에 상장한) 쿠팡, (네이버) 웹툰도 처음에는 좋았다"면서도 "미국 상장이 가지고 있는 허황, 기대감에 비해서는 그쪽 투자자들이 가지는 여러 가지 까다로운 요건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같이 한 번 고려를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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