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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세난 우려되던 부동산 시장, '전세난'으로 역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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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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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비의 날개짓이 지구 반대편에서 거대한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작은 사건도 무관심하게 지나치지 않고 하나하나 신중하게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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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을 비롯해 대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이 '올 하반기 심각한 역전세난'을 예상했지만, 부동산 시장은 정반대로 흐르는 모양새다. 전세대출금리가 안정되고, 아파트를 찾는 실수요자들이 증가해 거래가 활발해지자 공급량 대비 수요가 많아진 탓이다. 오히려 내년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이 최근 10년과 비교했을 때 급격히 줄어든 데다 전세 수요는 점점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역전세가 아닌 '전세난'을 우려해야 한단 목소리도 나온다.

너도나도 전세 찾아, 서울 전세 매물 부족

1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월 5만여 건에 달하던 서울 전세 매물이 3만여 건 대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서대문구는 지난 1월 1,922개에 달하는 전세 매물이 있었지만, 17일 기준 562건으로 줄어들었다. 이외에도 마포구는 2,359건에서 716건으로, 동작구는 2,040건에서 682건, 광진구는 1,463건에서 504건, 성북구는 1,828건에서 671건으로 줄었다.

서울 전셋값 역시 지난 5월부터 오름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4주부터 현재까지 14주 연속 상승했다. 전세 수급 지수도 마찬가지다. 해당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워질수록 세입자보다 전셋집이 많다는 지표를, 100에 가까워질수록 전셋집보다 세입자가 많아진단 지표를 나타낸다. 올해 초 61.2를 기록했던 서울 전세 수급 지수는 14일 기준 91.6을 기록하며 3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실제로 서대문구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서대문구는 대단지가 많아 전세 물건이 많은 지역이지만 요즘엔 전셋집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며 “연초 전셋값이 많이 내려 전세를 찾는 수요가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부에서 전세 대출 금리를 내려 월세 대신 전세를 찾는 세입자들이 많아진 점도 원인 중 하나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대표도 “7~9월 방학 시즌을 맞아 인근 학교를 염두하고 전세를 찾는 실수요자들이 많아져 물건이 더 급격히 줄었다”며 “금리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아 가는 모양새에 아파트로 수요가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역전세는 해소됐지만, 전세난 찾아올 수도

사실 정부와 부동산 관계자들은 올해 초부터 6월까지 부동산 역전세난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꾸준히 내놨다. 지난 4월 한국은행은 전국 역전세 위험 가구가 전체 전세 가구의 52.4%인 102만 가구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과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지난 6월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의 신규 대출 규모가 약 4조6,000억원을 넘어섰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금 증가는 곧 역전세가 심화되는 상황을 반영한다. 전셋값 하락으로 자금이 부족한 집주인들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대출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부동산원이 8월 2주(14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4% 상승했다. 특히 서울은 0.11% 오르며 한국은행이 우려한 ‘하반기 역전세난 심화’가 무색하게 됐다. 이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년 서울 민간아파트 입주 물량이 채 1만 가구가 되지 않는 데다 공사비 급등으로 착공 물량까지 눈에 띄게 줄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오히려 전세난을 우려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부동산 R114에 따르면 최근 10(2013~2022) 신규 입주 가구는 연평균 33,595가구에 달했지만 오는 2024년부터는 신규 입주 물량이 급격히 하락해 1만여 가구 수준에 머무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실 역시 2024년 신규 물량이 총 8,154가구에 불과할 것이라 관측했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전경/사진=서울연구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오름세

한편 서울 집값도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2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9% 오르며 13주 연속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총 25개 자치구 중 노원구를 제외한 나머지 24개 구 모두 가격이 올랐다. 강남 11개 구는 0.11% 상승했으며, 특히 송파구는 0.31% 올라 8월 1주(0.23%)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도 1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찍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2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8.6으로 지난주 88.5보다 0.1 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6월 2주 88.8 이후 약 1년 2개월 만에 최고치다. 다만 여전히 100에는 미치지 않아 집을 매도하려는 이들이 많은 상황이다.

지역별로는 도심권인 종로·용산·중구 등이 92.2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뒤이어 강남·서초·송파 등이 있는 동남권이 91.1, 노원·도봉·강북구 등 동북권이 87.6을 차지했으며 은평·서대문·마포구 등의 서북권은 86.3으로 제일 낮았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 및 태풍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예년보다 많지 않았다”면서도 “지역 내 주요 단지 위주로 매수 문의가 꾸준하고 가격 회복 기대심리로 인해 매도호가가 상승해 상승거래가 체결되는 등 전체적으로 매매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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