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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신용등급전망 하향 속 ‘원·달러 환율’ 재차 오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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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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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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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美 신용등급 '부정적'전망에 안전 자산 선호 분위기 확산
말 바꾼 파월 의장에 긴축 경계감까지 재부상, 미 국채금리 및 달러 반등
이번 주 'CPI·소매판매 발표, 미·중 정상회담' 등 변수 속 환율 변동성 확대 전망

이달 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급격히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이 1,320원대로 재진입했다. 무디스가 평가하는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면서 달러와 같은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 영향이다. 이번 주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소매판매 지표 발표, 미·중 정상회담, 임시예산안 종료 등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칠 대형 이벤트가 예정됨에 따라 환율 변동성도 덩달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1,320원대 재진입한 원·달러 환율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1원 내린 1,320.0원에 개장했다. 전날 장중 1,324.8까지 올랐지만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1,320원 초반대에 머물렀다. 금융권에선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따른 안전 자산 선호 분위기 조성에 따른 영향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달러의 가치는 상승한 반면, 상대적으로 위험 자산에 속하는 원화 가치는 하락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 장 마감 후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무디스는 당시 신용평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위험이 증가했고, 국가 고유의 신용 강점이 더는 이를 완전히 상쇄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등급 전망을 하향한 배경을 밝혔다.

무디스의 전망에는 오는 17일 미국 임시예산안 종료가 미리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정부는 17일까지 후속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일부 업무가 중단되는 셧다운에 돌입하게 된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하며 현재 4.6%대까지 상승했다.

여기에 전날 오후 들어선 위안화 약세도 원·달러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위안화는 원화의 대리통화로 여겨지는 탓에 두 통화의 동조화에 따른 동반 약세가 원화 가치 하락 폭을 키운 것이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에 따르면 위안화의 달러당 기준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0001위안 내린 7.1768위안으로 고시됐다.

다만 수출업체 이월 네고(달러 매도)로 인한 달러화 모멘텀 둔화가 원·달러 상승 폭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수출업체 이월 네고는 이전보다 가격대 메리트가 떨어졌음에도 꾸준히 물량을 소화했다”면서 “전날 상승 출발 후 증시 외국인 순매도, 역내외 매수 유입에 1,310원 후반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상승이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외환시장, 이번 주 예정된 대형 이벤트 주시하며 보합세

향후 원·달러 환율은 큰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 특히 이번 주에는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와 소매판매 지표 발표, 미·중 정상회담, 임시예산안 종료 등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칠 대형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먼저 물가의 경우 지표마다 전망이 엇갈리면서 외환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 소비자물가지수만 봐도 시장은 물가상승률을 전월 대비 0.4%포인트(p) 하락한 3.3%를 예상하는 반면, 근원 CPI 상승률은 전월과 같은 4.1%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10일 발표된 미시간대학의 단기 기대인플레이션 지표도 4.4%로 전월 대비 0.2%p 확대되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전망을 약화시킨 바 있다.

통화긴축을 둘러싼 연준 위원들의 견해차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 회담에 참석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우리를 몇 번이나 속인 적이 있으며, 추가 긴축이 필요한 경우 주저하지 않고 그렇게 할 것”이라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지난 11월 FOMC에서 실제 성장률이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해도 연준이 긴축 강도를 더 강화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꺼낸 것과는 상반된 태도다.

반면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나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등은 “금리 인상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고 있다”며 “추가 인상 없이 향후 금융 상황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아울러 오는 15일 개최되는 미·중 정상회담 역시 외환시장의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선 최근 국제정세의 큰 화두인 중동 전쟁과 대만 문제 등이 거론될 전망이다.

국내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은 CPI와 미·중 정상회담, 임시예산안 종료를 앞둔 정국 등 미 국채 금리 및 달러화에 큰 영향을 미칠 다양한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며 “현재 미국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경계심이 어느 정도 강해진 상태로, 향후 이벤트들이 어느 정도 원화 절하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환율 강보합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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