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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I 반등'도 꺾지 못한 금리인하 기대감, "뉴욕증시↑ 미국채 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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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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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CPI 상승률 전년 대비 3.4%, 전월 대비 0.3% 상승
인플레이션 강화 신호에도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강보합세
월가 “큰 흐름에선 디스인플레이션 방향 여전, 3월 기준금리 인하 예상”
CPI_자체제작_20240112

미국의 지난해 12월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가운데 올해 통화정책 전환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미국 뉴욕증시와 채권시장에선 훈풍이 이어졌다. 연준이 오는 3월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기대감이 여전히 견고한 상황에서 CPI 반등이 주가 하락과 채권금리 상승의 재료로 쓰이지 못한 결과다. 다음 달 주거비 하락에 따라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 둔화) 방향이 유효하다는 전망과 함께 현재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정당하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반등한 CPI에 매파적 평가 쏟아내는 연준 위원들

11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3.4% 상승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 3.2%를 웃돈 결과로, 지난해 10월 3.3%에서 11월 3.1%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재차 반등한 것이다.

이번 반등은 주거비 상승이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주거비는 전년 대비 6.2%, 전월 대비로도 0.5% 상승했다. 그 외 세부 항목별로는 에너지 물가 상승이 한 달 동안 0.4% 올랐으며, 지난달 디스인플레이션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내구재 부문도 재차 상승 조짐을 드러냈다. 전년 대비 1.3% 하락한 중고차 지수는 전월 대비론 1.3% 하락했지만, 지난해 11월(1.6%)에 이어 0.5% 상승을 이어갔다.

이날 CPI 발표 직후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을 가진 클리블랜드 연은의 메스터 총재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12월 미국 CPI 보고서는 긴축적인 통화 정책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지난해 물가 상승률은 노동 시장이 탄탄하게 유지되는 상황에서 둔화했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 경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도 이날 CPI가 연준이 인플레이션 경로를 명확히 파악하는 데 거의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상품 물가 둔화 사이클이 끝난 뒤에도 주거 및 서비스 물가가 높은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상품에 비해 높은 주거 및 서비스 물가 상승률을 주의 깊게 보고 있으며, 이 부분이 더욱 둔화한다면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욕증시_finviz_20240112
11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 상장된 주요 기업들의 주가 현황/출처=Finviz Maps

3월 인하 가능성 여전히 60% 상회, 흔들림 없는 시장

CPI 발표 이후 개장한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등락이 엇갈리긴 했지만 대체로 상승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지수는 전장보다 3.21p(0.07%) 떨어진 4,780.24로 거래를 마친 반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29p(0.04%) 오른 3만7,711.02,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0.54p(0.01%) 오른 1만4,970.18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 채권시장 역시 훈풍이 이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6bp(1bp=0.01%p) 내린 3.97%로 마감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 역시 11bp 내린 4.25%으로 마감했다.

CPI가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뉴욕증시와 채권시장이 예상 밖 선전을 보인 건 연준의 3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 배경에는 지난해 12월 물가 상승률이 잠시 주춤했을 뿐 향후 물가 하락은 지속적일 것이란 전망이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중고차 가격 하락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높으며, 주거비 역시 시차 때문에 잠시 상승했을 뿐 향후 몇 달 내 본격적인 둔화세가 이어질 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월 말까지 2%대 진입은 어려워 보이지만, 오는 2분기(4~6월)에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수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2.2%까지 낮아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다가오는 3월 처음으로 0.25%p 인하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총 5번의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점쳤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도 “미국 근원 CPI를 보면 주거비가 12월에 높게 나왔지만, 1년 선행하는 질로우 임대료 지수의 흐름을 고려할 때 시차를 두고 둔화될 여지가 높다”며 “앞으로도 디스인플레이션 방향은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의 3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현재 정책금리 선물 시장에서도 드러났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3월 정책금리를 0.25%p 이상 인하할 확률은 약 65%에 달했다. CPI 발표 직전 70%였던 것에 비해 소폭 하락한 것으로, 기존 관측과 큰 변화가 없는 모양새다. 또한 투자자들은 여전히 3월 한 차례 금리인상을 시작한 이후 5~6차례의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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