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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해외 직구에서 중국 비중 역대 최대
유해성분·배송·짝퉁 등 소비자 민원 폭증
이용자 불만 증가, 추가 시장 확대에 걸림돌
올해 1분기 해외 직접구매(직구)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저가 제품을 앞세운 중국 온라인 쇼핑몰, 이른바 C커머스의 국내 공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배송·반품에 대한 소비자 불만과 잇단 발암물질 등 유해성분 검출로 인해 추가 시장 확대에는 큰 장애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분기 해외직구 중국 비중, 57%로 급등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은 1조6,4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했다. 역대 1분기 가운데 최대 규모다. 국가별로는 중국(9,384억원), 미국(3,753억원), 유럽연합(1,421억원) 순으로 많았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 중국(53.9%), 기타 아시아(87%) 등은 늘었고, 미국은 19.9% 감소했다.
중국이 차지하는 해외 직구 비중은 지난해 1분기 40.5%에서 올해 1분기 57.0%로 16.5%포인트 증가했다.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비중이다. 상품군별로는 생활·자동차용품(49.9%), 컴퓨터·주변기기(72.7%) 등이 증가했고, 의류·패션 관련 상품(-2.4%)에서 감소했다. 해외 직접 판매액은 3,991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37.0% 늘었다. 국가별로 중국(71.7%), 미국(17.9%)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분기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59조6,768억원으로 작년보다 10.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역대 1분기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설 연휴 영향 등으로 여행·교통서비스(23.9%), 음·식료품(15.8%), 농·축·수산물(26.8%) 등에서 증가했다. 상품군별 온라인쇼핑 거래액 구성비는 음·식료품(13.9%), 여행·교통서비스(11.0%), 음식 서비스(10.9%) 순으로 높았다.
온라인 쇼핑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도 44조3,606억원으로 작년보다 10.8% 늘었다. 3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조4,523억원으로 1년 전보다 9.1% 증가했다. 특히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시작되면서 자동차·자동차용품 거래액이 79.3% 뛰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중국발 물품에 '군산세관' 신설도
중국발 해외직구 물품 반입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자 관세청은 중국발 소포를 전담할 물류센터를 군산항에 건립하기도 했다. 그간 군산항에는 자체 통관시설이 없어 평택·인천으로 물품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물건을 옮겨 싣는 과정에서 물품을 바꿔치기 되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다.
지난달 말 군산항에 마련된 군산세관 특송물류센터는 군산항으로 들어오는 특송화물을 통관할 수 있도록 1년간 사업비 총 18억원을 투입해 구축한 시설이다. 관세청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신속히 사업을 완료하기 위해 건물을 신축하지 않고 전북도와 군산시의 지원을 받아 군산물류지원센터에 입주(1층, 3,153㎡)하는 방식으로 특송물류센터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송물류센터는 연간 600만 건 이상을 처리할 수 있는 엑스레이(X-ray) 검색기(3세트), 특송화물 정보와 X-ray 이미지를 함께 표시하는 동시 구현시스템(3세트), 마약·폭발물 탐지기 등 최신 감시장비를 갖추고 있다. 관세청은 군산세관에 자체 통관시설을 갖춤으로써 입항지에서 즉시 물품을 검사할 수 있게 되는 만큼 마약이나 총기류, 불법 식·의약품 등 위해물품에 대해 보다 효과적인 위험 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폭주하던 중국 직구, 성장세 주춤한 이유
다만 중국 직구가 전체 직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는 속도는 최근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총 직구에서 중국 직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40.5%, 2분기 46.8%, 3분기 49.9%, 4분기 54.3%, 올 1분기 57%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국 직구 비중 증가폭은 지난해 2분기 6.3%포인트로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 1분기엔 중국 직구의 증가폭이 2.7%포인트에 그쳤고, 전년 동기 대비 중국 직구 구매액 증감율도 정점을 찍은 모양새다. 전년 동기 대비 중국 직구 구매액 증감률 역시 작년 4분기 67.5%로 고점을 찍고 올 1분기 53.9%로 내려왔다.
폭주하던 중국 직구가 주춤한 이유는 제품을 경험해 본 소비자들이 서비스와 제품, 배송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어린이 제품에서 유해성품이 다량 검출되고 있는 것도 중국 플랫폼의 확장에 제동을 걸고 있다. 최근 관세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한 어린이용 반지에서 중금속인 카드뮴이 기준치의 무려 3,026배까지 검출됐다. 뿐만 아니라 가방, 머리띠, 신발, 필기구 등에서도 기준치를 훌쩍 넘긴 유해성분이 검출됐다.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소위 중국산 '짝퉁' 제품이 많다는 점도 소비자의 발길을 돌리게 만든 요인이다. 지난해 관세청에 적발된 중국산 지식재산권 침해 물품(특송목록 기준)은 6만5,000건으로 전년(6만 건)보다 8.3% 늘었다. 지난해 국경 단계에서 적발된 지식재산권 침해 물품은 총 6만8,000건이었다. 중국에서 온 경우(6만5,000건)가 96%에 달하는 것으로 짝퉁의 대다수가 중국산이었던 셈이다.
이에 소비자 민원 건수도 크게 늘었다.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와 관련해 접수된 소비자 민원은 지난해 673건으로 전년(228건)의 약 3배였다. 2년 전(133건)과 비교하면 5배 이상으로 늘었다. 올해도 1, 2월에만 이미 352건의 알리익스프레스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 테무 관련 소비자 민원 역시 올해 두 달 만에 17건으로 지난해 전체 민원(7건)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