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수정
中 청년들 사이 블루칼라 일자리 ‘인기’
25세 미만 구직 건수, 4년 새 165% 쑥
사상 최악의 중국 청년 실업률 영향도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블루칼라 일자리에 대한 인기가 치솟고 있다. 구직 수요가 증가하고 임금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에 비해 급상승하면서다.
중국 블루칼라 지원자 165% 증가
8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온라인 채용 플랫폼 자오핀이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 1분기 블루칼라 일자리에 지원한 25세 미만 구직자 수가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5%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같은 연령대의 구직자 수 증가율 62.4%를 훨씬 앞지른 수치다.
보고서는 중국 청년들이 블루칼라 일자리가 제공하는 다양한 업무와 개선된 근무 환경, 급여 및 보상에 매력을 느낀다고 분석했다. 이들 사이엔 특히 레스토랑 업계 구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웰빙·미용 분야 역시 비교적 친밀한 근무환경 덕분에 청년층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자오핀의 보고서에 따르면 블루칼라 일자리 수요와 임금 모두 뚜렷한 증가세를 띄고 있다. 1분기 블루칼라 직종의 채용공고 수는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거의 4배 증가했다. 이 중 배달 직종에 대한 수요는 8배나 증가했다. 이외에도 기술자, 가정부, 운전기사, 경비원 등 수요가 높은 직종에 대한 구인 수요도 증가세를 띈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 수요 증가에 따라 블루칼라 직종의 임금 역시 오르고 있다. 자오핀이 모니터링하는 38개 주요 도시의 사무직 구인업체가 제시한 월급은 평균 7,215위안(약 137만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3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취업난 심각, 4월 실업률 14.7%
블루칼라의 인기는 최근 심화된 청년 취업난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4월 청년 실업률은 14.7%로 집계됐다. 전월에 비해서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14~15% 대의 높은 실업률에서 못 벗어나고 있어 청년 구직자들의 어려움은 여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중국 당국은 청년 실업률이 지난해 6월 21.3%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7월 통계부터는 발표를 잠정 중단했다. 이후 중국은 몇 달간 연구 끝에 중·고교 대학 재학생을 제외한 실제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실업률 통계를 지난 1월부터 발표하기 시작했다.
중국 당국이 통계방식까지 바꿨음에도 14∼15% 대의 높은 청년 실업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취업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방증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후에도 여전히 중국 경제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서 청년들은 바늘구멍처럼 좁아진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농촌 갈 바엔 '블루칼라'
중국 정부가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추진하는 '신하방(新下放)' 정책도 블루칼라 일자리 인기를 견인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도시의 청년들에게 시골로 내려가 농촌을 살리라는 신하방을 촉구했다. 경제 둔화 속 청년 실업률이 치솟자 당국이 청년들에게 농촌을 활성화하는 데 힘을 보태라는 것이다. 이에 청년들이 농촌행 대신 블루칼라 직업을 택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전문가들도 후커우(戶口·호적) 제도나 열악한 농촌 환경 등으로 해당 정책은 거의 효과가 없다고 지적한다. 후커우는 중국 내 인구 이동을 억제하기 위해 수십년간 유지한 호적 제도다. 후커우가 있어야 현지 주거·의료·자녀 교육 등 여러 방면에서 사회복지의 혜택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 홍콩중문대 선전 캠퍼스의 타오 란 교수는 “귀농 은퇴자가 고향에서 집이나 땅을 살 수 없다면 고향으로 돌아갈 인센티브가 줄어든다”며 “농촌 인프라가 열악하고 의료와 연금 서비스도 도시보다 못한 상황에서 청년들을 농촌으로 끌어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