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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비둘기'로 변신한 파월에 美 '빅컷' 기대감 확산, 노동 지표가 인하폭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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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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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美 금리 인하 기정사실로, 인플레 진정·경기침체 우려 영향
'빅컷' 가능성도 열어 둔 파월 의장, 노동부 '8월 고용보고서'가 관건
주요국들의 금리 인하 예고 속, 한은은 "집값 더 뛸 수도 있다"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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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자신하며 9월 금리 인하의 신호탄을 쐈다. 2년 전 같은 자리에서 물가 우려로 고강도 긴축을 선언한 것과는 180도 달라진 입장이다. 파월 의장이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열어 둔 가운데 앞으로 금리 인하 속도는 노동시장 냉각 속도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월 의장, 잭슨홀 기조연설서 "금리조정 시기 도래" 언급

파월 의장은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정책을 조정할 시기가 왔다"고 밝혔다. 이번 피벗(통화정책 전환) 선언의 배경에는 인플레이션이 더 이상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크게 하락했다"며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 가능하게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이 커졌다"고 말했다.

반면 노동시장 둔화 우려는 커졌다고 진단했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이 틀림없이(unmistakable) 둔화되고 있고, 노동시장 여건이 추가로 냉각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우리의 목표는 강력한 노동시장을 유지하면서 실업률의 급격한 상승을 피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물가 안정에만 초점을 맞춰 왔다면 앞으로는 완전 고용에 통화정책의 무게 중심을 두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파월 의장이 9월 금리 인하 시그널을 분명히 보내면서도 빅컷 전망에는 선을 긋지 않은 점이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시점과 속도는 향후 들어올 데이터, 변화하는 전망, 위험 균형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는 같은 잭슨홀 미팅에서 패트릭 하커(Patrick Harker)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수전 콜린스(Susan Collins) 보스턴 연은 총재가 "체계적이고 점진적인 금리 인하"를 언급한 것과는 온도 차를 보이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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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발표될 고용보고서가 막판 '변수'

이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는 향후 노동시장 냉각 속도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다음 달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인 6일 미 노동부가 내놓을 8월 고용 보고서가 관건으로, 보고서에는 이달 실업률과 비농업 신규 고용 규모가 담길 예정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실업률은 지난 6월 4.1%에서 7월 4.3%로 급등했다. 시장에서 노동시장 급속 냉각 우려와 함께 경기 침체 공포감이 번졌던 만큼, 8월 실업률이 여기서 더 오를 경우 연준의 빅컷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연준의 빅컷 가능성에 시장의 기대가 쏠리는 배경에는 경기 침체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연준이 너무 오랜 기간 '과도하게' 높은 금리를 유지함으로써 연착륙이 아닌, 경제가 급브레이크를 밟을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달 초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을 확인한 이후 전문가들은 실물 경제 상황에 좀 더 부정적인 입장을 강화한 모습이다.

JP모건은 노동 수요가 급격히 감소할 가능성을 이유로 향후 12개월 이내에 미국 경기 침체가 발생할 확률을 25%에서 35%로 상향 조정했고,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경제학자 파스칼 미샤라와 에마뉘엘 사이에즈는 최근 실업률 상승과 구인 공고 감소를 바탕으로 미국 경제가 이미 경기 침체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40%라고 경고했다. 폴 모르티머 리 국가경제사회연구소 연구원은 "노동 시장이 일단 돌아서면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경제에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1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경제는 5.5%의 고금리를 잘 견디고 있지만, 이 같은 회복력이 얼마나 오래갈지는 알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주식 시장의 위축과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기업들의 계획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재선될 경우 금리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금리 인하 기대 확산에 "미국과 금리 보조 맞출 필요 없어"

한편 잭슨홀 미팅 이후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되면서 국내 기준금리의 하락 압력도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금리 인하 시점을 10월 이후로 미뤘지만 파월 의장 연설 직후 다시금 조기 금리 인하론이 고개를 들면서다. 그러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미국과 보조를 맞출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은 대표로 잭슨홀 심포지엄에 참여한 신성환 금융통화위원은 지난 23일 잭슨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물가나 경제 전반을 보면 인하해야 하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주택가격이 안정세를 찾느냐 여부는 가계 가처분소득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한은이 금리를 결정할 때 고려할 수 있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물가안정과 함께 금융시장 안정을 고려하는 것이 한은의 우선적인 책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물가만 봤을 때는 기준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면서도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의 위험신호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한다. 신 위원은 한은의 통화정책에서 미국 등 다른 중앙은행의 움직임보다는 한국의 경제상황 전반에 대한 평가를 더 우선해서 판단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 위원은 환율도 피벗의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역설했다. 한미 금리차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이제는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과거는 한국 정부의 외환보유액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고려할 만한 부분이었으나 이제는 우리 경제가 그런 부분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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