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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진료, 높은 편리성과 함께 치료 효과도 오프라인에 필적
대면 진료 다시 찾는 환자 증가로 비용 절감 효과는 낮아
비대면, 대면 진료 환자 구분하는 ‘하이브리드’ 방식 효율적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온라인 진료가 편리성과 접근성, 시간 절약, 감염 위험성 감소 등 본연의 기대 효과를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진단 및 처방, 환자 만족도 측면에서도 오프라인 진료와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비대면 진료 이후 다시 대면 진료를 찾는 환자들로 인해 비용 효과성은 기대만큼 높지 않았다. 경증 환자는 온라인 진료로 유도하고 증세가 심한 환자들은 바로 대면 진료를 받게 하는 하이브리드(hybrid)형 진료가 비용 절감과 치료 효과를 함께 도모하는 방법으로 거론된다.
온라인 진료, 환자 편의성 증진 및 도시-지방 간 의료 격차 해소 기대
온라인 서비스의 확산으로 수많은 업종에서 비대면 서비스와 대면 서비스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어느 쪽 서비스를 선택하는가는 이용자와 서비스 제공업자 모두에게 만족도와 수익성 측면에서 중요한 결정이 되고 있다. 환자 진료부터 금융 상담, 개인 지도, 정신과 치료, 법률 상담까지 많은 서비스가 비대면으로 옮겨가는 이유는 이용자 편리성과 접근성을 향상시키면서 서비스 제공업체에는 비용 절약 및 생산성 향상을 안겨준다는 기대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온라인 진료는 환자들이 아무 때나 편리하게 시간을 절약하면서 감염 위험까지 피해 병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과 도시와 지방 간, 고소득과 저소득 계층 간 차이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 효과로 가장 주목받는 분야다. 다만 온라인과 오프라인 진료 중 가장 적절한 선택을 내리려면 양 서비스의 차이와 장단점을 보다 정확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어맨다 달스트랜드(Amanda Dahlstrand) 취리히대학교(University Of Zurich) 조교수, 네스토르 르 네스토르(Nestor Le Nestour) 스톡홀름대학교(Stockholm University) 재학생, 가이 마이클스(Guy Michaels) 런던 경제정치대학원(London School of Economics and Political Science, LSE) 부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은 환자들의 1차 진료를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데 따른 영향 연구를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진료를 함께 제공하는 스웨덴 소재 유럽 최대 디지털 의료 기관 환자들의 인구통계학 데이터와 사회경제적 특성, 치료 결과 등을 분석했다.
특별히 연구진은 대면과 비대면 진료의 차이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혼잡 시간대에 간호사에 의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진료를 배정받은 환자들을 분석함으로써 환자 간 증상 및 성향 차이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했다. 또한 온라인과 오프라인 진료를 배정한 간호사들의 성향 차이도 변수에 포함시켜 통제했다.
온라인 진료 후 입원 및 병원 재방문 늘었지만 치료 결과 차이 없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를 통해 환자들은 예약 날짜를 앞당길 수 있었고 진료 시간도 짧아지는 등 편리함을 누렸지만, 의사들은 환자 대면 시간은 짧아졌으나 진료 후 처방전 작성 등에 소요되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다만 임상적 측면에서 온라인 진료는 진단, 처방, 전문의 추천, 환자 만족도까지 오프라인 진료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치료 효과 측면에서 보면 적시에 적절한 1차 의료 조치를 받지 못해 발생하는 ‘불필요한 입원’(avoidable hospitalisation) 횟수도 오프라인 진료 환자와 큰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 온라인 진료 이후 30일 기간 환자들의 전체적인 입원 빈도가 늘고 응급실 방문 횟수 및 진료 기관 재방문도 상당 부분 증가했으나 30일이 지나고는 특별한 건강상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병원 재방문 환자 증가로 비용 효과성은 기대 이하
하지만 비대면 진료를 받은 이후 다시 대면 진료를 받는 환자들이 증가하면서 비용 측면의 기대 효과는 만족스럽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 입장에서 보면 최초 온라인 진료는 오프라인 진료 대비 75%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었지만, 추가 대면 진료 횟수가 늘어나면서 20% 선으로 줄어들었다. 환자 입장에서의 비용 절감 효과는 사실상 0에 가까웠다.
연구진은 온라인 진료가 병원에서 기대하는 비용 효과를 가져다 주지는 않았으나 대기 시간과 감염 위험이 줄고 근무 시간 외에도 진료가 가능해 예약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는 등 환자들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밝혔다. 또한 온라인 진료 이후 다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증가한 현상도 조사 대상 환자들의 특성에 기인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간호사로부터 진료를 배정받은 환자들이니만큼 진료 자체가 필요 없었던 환자들보다 중증이거나 대면 진료가 필요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조사 대상이 대부분 대도시에 거주해 지방 환자들보다 병원 방문이 용이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했다.
경증 환자 비대면, 중증 환자 대면 진료 ‘하이브리드 방식’ 유망
따라서 연구진은 경증 환자들을 온라인 진료로 유도하고 중증 환자들부터 대면 진료로 배정하는 방식을 통해 치료 효과를 보장하는 가운데 비용 효과를 개선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입원 치료 기록이 있거나 응급실에 자주 방문한 환자들은 처음부터 대면 진료를 받게 하고 경증 환자들을 온라인 진료에 집중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일부 고연령 및 이민자 환자들의 경우 온라인 진료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경우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오프라인 진료의 온전한 대체재로 간주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나아가 연구진은 이러한 하이브리드 방식 서비스가 의료 부문만이 아닌 1대1 서비스가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활용돼 비용 절감과 서비스 품질 및 고객 만족도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문의 저자는 어맨다 달스트랜드(Amanda Dahlstrand) 취리히대학교(University Of Zurich) 조교수 외 2명입니다. 영어 원문은 Online versus in-person services: Effects on patients and providers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