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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채용 줄이고 신입보다 경력직 선호, 청년 취업문 더 좁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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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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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정규직 신입 채용보다 경력 중심
82%가 경력 채용, 신입만 뽑는 공고는 2.6%
기업 채용 트렌드에 맞춰 취업 전략 세워야

국내 주요 대기업의 청년 고용이 해마다 크게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 중 절반 이상은 최근 2년 새 20대 청년 고용을 5만 명가량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대부분이 신입 공채보다는 경력직 채용으로 전환하고 있는 데다, 경기 둔화로 인력 채용을 줄이면서 20대 사회 초년생의 취업 기회가 갈수록 줄어드는 모습이다. 이는 청년 구직자들에게 단순한 스펙 경쟁을 넘어, 직무 적합성과 실전 경험 중심의 전략 전환을 요구하는 새로운 고용 패러다임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기업 20대 직원 비중 2년 만 ‘급락’

1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매출액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중 2025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공시한 67곳을 대상으로 2022~2024년 연령대별 임직원 수 및 비중을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위 기업의 20대 임직원 비중은 2022년 24.8%에서 2023년 22.7%, 2024년 21.0%로 2년 동안 3.8%포인트 감소했다.

임직원 수로 보면 2022년 29만1,235명에서 2024년 24만3,737명으로, 2년 만에 4만7,498명이 줄었다. 조사 대상의 절반이 넘는 38곳(56.7%)의 기업에서 20대 임직원 수가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30대 이상 임직원 수는 88만747명에서 91만5,979명으로 3만5,232명이 증가했다.

업체별로 2022년과 2024년을 비교한 결과 20대 임직원 비율 하락폭이 가장 큰 기업은 삼성디스플레이였다. 43.8%에서 28.4%로 15.4% 포인트 감소했다. 뒤이어 SK온(12.3% p), LG이노텍(8.9% p), SK하이닉스(8.8% p), 삼성SDI(7.9% p), 네이버(7.1% p), 삼성전자(6.6% p), 한화솔루션(6.4% p), 삼성전기(5.9% p), LG디스플레이(5.6% p) 등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불확실성 속 경력·수시채용 늘어

이 같은 흐름은 경제 불확실성 속에 기업들이 수시채용을 늘리고, 경력에 무게를 싣는 전략을 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 채용 플랫폼에 올라온 올해 상반기 채용공고 14만4,181건을 살펴보면, 경력 채용만을 원하는 기업은 전체의 82.0%에 달했다. 반면 순수하게 신입 직원만을 채용하는 기업은 전체의 2.6%에 그쳤다. 대졸 청년 구직자의 53.9%(복수응답) 역시 취업 진입장벽으로 경력 중심의 채용을 지목했다. 청년 구직자의 53.2%는 대학 재학 중 직무 경험을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처럼 취업 시장에서는 경력직 선호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신입보다 경력을 선호하고, 조직 경험을 최소한 몇 년 정도 한 경력 신입직인 이른바 '중고 신입' 또한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경력직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신입 비중은 낮아진 데는 자금 사정이 예년만 못해 곧바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인력 수요만 늘어난 데다, 인공지능(AI) 도입으로 저숙련 팀원 수요가 줄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기술이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문 인력 선호 현상이 뚜렷해진 것도 신입 채용 축소를 이끌었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기술 및 연구개발(R&D) 분야는 변화 속도가 빨라 기업 입장에선 신입 교육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고 싶어 한다”며 “경력직은 직무 전문성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어 교육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 좋은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취업 전략도 변화해야

또한 대규모 공채보단 직무별 수시채용을 통해 필요한 시점에 적합한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인력 관리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란 판단도 작용한다. 이러한 변화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가 절감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기업 경영 전략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취업 플랫폼 인크루트 관계자는 “수시채용은 원하는 시기와 규모로 채용을 진행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다고 여겨지기도 한다”며 수시채용의 인력 관리상 이점을 설명했다.

구인하는 기업과 구직하는 청년 사이의 조건 불일치도 신입 채용 하락의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기업은 경력직을 선호하고, 청년은 임금과 노동 강도가 균형을 맞춘 일자리를 원하면서 일자리 미스매치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한상공회의소는 “새로운 국제질서, AI 폭풍 등으로 기업들은 공개채용보다는 수시채용을, 신입보다는 중고신입을 선호하고 있다”며 “인턴 확대, 학점 인정 연계형 현장실습 확대, 직무 기반 실무훈련 중심의 교육과정 개편 등 재학 중 직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직자들의 취업 전략에도 변화가 요구된다. 변화하는 기업의 채용 트렌드에 맞춰 취업 전략을 세워야만 취업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신입 구직자들이 본인이 선호하는 특정 기업에만 몰두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먼저 취업 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직무를 익히며 전문성을 쌓은 뒤 원하는 기업에 도전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또 경력 구직자에 비해 AI, 빅데이터 등 기술 변화에 유연하다는 점을 내세울 필요도 있다고 조언한다. 최근 들어 신입과 경력을 가리지 않고 함께 지원을 받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이는 신입과 경력이 같은 직무를 두고 경쟁하게 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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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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