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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형 금통위원 "3분기 성장률, 예상보다 낮아 놀랐지만 일회적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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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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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형 위원 "3분기 성장률, 나도 놀랐다"
예상치 밑도는 경제 성장률에 추가 금리 압박 커져
원·달러 1,400원 선 재위협, 추가 금리인하 땐 상방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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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사진=한국은행

이수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예상보다 저조한 3분기 성장률에 대해 당혹스러움을 표하면서도 이번 저조한 결과가 일시적 충격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금리 인하로 자영업 부진을 해소하는 데는 부정적인 의사를 내비쳤고, 같은 맥락에서 '실기론'은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이 김연아 선수에게 은메달을 땄다고 지적하는 꼴"이라고 반박했다.

한은 금통위원 "3분기 성장률, 일시적 충격일 듯"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금통위원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출장 기자단과 만찬간담회를 열고 "한은 예상치(0.5%)에 한참 못 미친 3분기 성장률 속보치(0.1%)에 관해 “나도 약간 놀랐다”고 밝혔다. 이어 “일시적 충격으로 조정되는지, 중장기적으로 충격이 지속되는지에 따라 통화정책의 방향이 달라질 것”이라며 “지속적인 충격이라기보다 일회적 충격을 받았다는 게 설명력이 크다는 평가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금리 인하 시기를 놓쳤다는 실기론에 관해선 “자영업자와 민간 소비가 어려운데 왜 금리를 내리지 않느냐고 하는데 우리 임무는 원래 물가 목표와 금융 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이 어려운 것이 금리 인하로 해결되느냐, 해결된다면 얼마만큼 될 수 있느냐에 보수적인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그간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은 고금리·고물가로 인해 내수 회복이 더뎌지고 자영업자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금리 인하를 주장해 왔는데, 이런 주장들에 부정적인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위원은 “금리 완화로 부담을 더는 부분이 있으나 그게 주요 사항은 아니다”라며 “(통화정책은) 여러 요소와 경제 전반 건전성, 생산성, 체력을 고려해 우리 입장에서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기론을 두고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이 김연아 선수한테 왜 은메달을 땄냐고 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아울러 현재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으로 과거처럼 내수 활력을 올리길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좋은 약이 개발된다 해도 감당하는 체력이 돼야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며 “부채가 늘어난 상황에서는 통화·재정정책을 운영하는 데 여지가 줄어들고 외부 충격이 왔을 때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 성숙도가 달라졌기 때문에 전통적인 통화정책을 했을 때 얼마나 내수를 끌어내는지, 민간에 활력을 줄 수 있는지는 과거와 같은 영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 압력 확대

전문가들은 이번 3분기 성장률 쇼크의 가장 큰 요인으로 수출 부진을 지목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자동차, 화학, 반도체 등의 실적이 하락하면서 3분기 수출이 전 분기 대비 0.4% 감소했다. 2022년 4분기 –2.5% 감소한 이후 첫 마이너스다. 기여도로 보면 성장률을 0.8%p 끌어내렸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돌자 한은에 대한 기준금리 추가 인하 압박도 커지는 모습이다. 10월 금통위 이후 금융권에서는 올해 추가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지만, 현시점 내수 경기라도 부양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도 다시금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3분기 성장률은) 내수부진과 수출감소라는 복합적 경제 침체 속에서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방어에만 급급해서 생긴 것”이라며 “한은이 경기침체의 시그널을 인지하고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해 경기 부양을 시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대로는 내년 경제도 힘든 국면에 접어들 것이다.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을 단행하고 투자와 소비 활성화를 위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며 “또다시 시기를 놓쳐 경기 침체의 늪에 빠지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한국은행 금통위가 선제적 조치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회사인 무디스 애널리틱스도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보고서를 통해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해 왔으나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며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부진으로 한은의 올해 GDP 성장률 목표치인 2.4%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진 가운데 GDP 성장의 구성이 점진적으로 (수출 중심에서) 내수로 전환될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로 내수를 촉진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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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쇼크·환율 상승 상충, 한은 고민 깊어져

그러나 기준금리를 인하하기에는 여전히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 1,400원대에 근접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 문제가 급부상했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28일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는 전거래일보다 3.7원 내린 1,385.0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미국의 경기가 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내달 5일 치러지는 미 대선 리스크가 글로벌 외환시장을 지배하면서 달러 상승세를 뒷받침한 영향이다. 이처럼 강달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기준금리까지 낮추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며 원·달러 환율이 더 불안해질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25일(현지시간) 통화정책 방향 결정에 환율 수준이 다시 고려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그룹(WBG) 연차 총회 참석을 위해 방문한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들에게 “달러 환율이 지금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는 굉장히 높게 올라 있고 상승 속도도 크다”며 “지난번(10월 금통위)에는 고려 요인이 아니었던 환율도 다시 고려 요인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달 금통위에서 수출 증가율 둔화세가 내년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해 미 대선이 끝난 뒤 달러 강세 지속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환율뿐 아니라 다른 외생 변수들도 줄줄이 예고돼 있다. 특히 시장 전문가들은 미 대선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당장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기준금리 0.5%p 인하)'에도 최근 전반적인 달러 강세가 나타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과 연관돼 있다는 분석이 많다. 트럼프 재집권 시 그가 공약한 미국의 관세 확대 정책 도입 등과 인플레이션 대책 강화로 금리가 상승할 것을 시장 참가자들이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의 빅컷이 있었던 지난 9월 18일 미국 국채 10년물의 유통 금리는 3.70%였다가 지난 25일 기준 4.25%까지 올랐다.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했음에도 시장 금리는 결국 그 이상인 0.55%포인트 오른 것이다. 결국 한은이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어떤 결정을 할지는 경제 바깥의 변수인 미국 대선 결과 등 지정학적 요인이 주요 변수가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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