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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사 자퇴생 해마다 증가폭 확대
2020년 40명→2023년 120명 3배 급증
양성비용 1명당 2억원대, 양성비 환수제 도입되나
2020년부터 육·해·공군 사관학교에서 자퇴하는 생도 수가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에 국방부는 생도 양성비용 환수 방안 검토에 착수했다.
사관학교 자퇴생 8년간 489명
16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이 국방부와 사관학교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3개 사관학교에서 자퇴한 생도는 총 489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7년 27명, 2018년 40명, 2019년 34명, 2020년 40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2021년에 52명을 기록한 후 2022년 100명으로 급증했고 작년에는 120명에 달했다. 올해는 8월까지 벌써 76명이 자퇴했다.
군종별로는 육사 264명, 해사 113명, 공사 112명이 자퇴했다. 특히 올해 들어 8월까지 육사 52명, 해사 13명, 공사 11명 총 76명이 자퇴했는데 통상 11월 수능 이후 자퇴생이 집중된다는 점에서 올해 역시 자퇴생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자퇴율이 가장 높은 학년은 1학년으로 파악됐다. 3개 사관학교 자퇴생 489명 가운데 49.3%인 241명이 모두 1학년에 자퇴했다. 학교를 그만둔 이들의 자퇴 사유는 대부분 ‘진로 변경’이었다.
입학 직후 자퇴를 택하는 인원이 많아지자 각 사관학교가 진학 의사가 뚜렷한 진성 지원자를 선발하기 위해 입시제도를 바꿨지만, 그럼에도 실효성은 미미한 모양새다. 공사는 2023학년부터 면접시험 배점을 확대하면서 인적성 역량 평가를 강화했고, 육사는 군 적성요소를 중점적으로 보는 우선선발의 비율을 꾸준히 확대해 왔지만 자퇴 증가를 막지는 못했다.
국방부, 양성비용 환수 검토
자퇴 생도가 급증하자 초급장교 인력 부족, 재학 생도 사기 저하와 더불어 생도 양성에 투입된 국고 손실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생도들의 일정 기간 의무 복무를 전제로 사관학교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 이 비용은 급여, 급식, 피복, 개인용품, 탄약, 교육자료 등 직접비와 인력운영, 장비 및 시설유지, 유류 등 간접비를 모두 포함한 액수다. 국방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4년간 생도 1명을 길러내는 데 드는 비용은 육사 2억7,037만원, 해사 2억3,257만원, 공사 2억6,36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자퇴 시 이를 환수하는 구체적인 규정은 사실상 없다. 생도 입장에서는 자퇴해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는 셈이다. 이에 국방부는 자퇴 생도에게 투입된 양성비용을 환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사관학교를 상대로 의견 수렴을 하고 있다. 앞서 사관학교들은 질병·사고에 따른 심신 이상으로 자퇴하는 생도나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진로를 변경하려는 저학년생도 등을 제외하고는 양성비용을 환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관학교 경쟁률 상승세는 ‘허수 지원’ 영향
다만 입학 경쟁률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3개 사관학교의 입학 경쟁률은 2021학년 24.1대1(모집 735명·지원 1만7,739명), 2022학년 22.3대1(735명·1만6,424명), 2023학년 22.3대1(735명·1만6,367명), 2024학년 28.4대1(735명·2만905명)의 추이로 상승하고 있다. 육사는 2021학년부터 26.2대 1, 24.4대 1, 34.3대 1, 28.9대 1로 등락을 반복하다가 올해인 2025학년엔 29.8대 1로 3년 연속 상승했고, 해사는 2023학년 18.7대 1을 기록한 이후 25.1대 1로 크게 상승했다가 2025학년엔 25.7대 1로 6년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입시 업계는 사관학교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한 것이 아닌 허수 지원자가 늘어난 것이라 보고 있다. 허수 지원자는 사관학교 1차 시험을 수능 전초전으로 활용해 진학 의사가 없음에도 시험에 응시하는 지원자를 의미한다. 사관학교 1차 시험이 국어·영어·수학 과목을 수능 형식의 지필고사로 출제되고 있는 만큼 수험생들이 실제 수능 시험장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는 일종의 모의고사로 활용하는 것이다. 올해 역시 경찰대와 1차 시험 일정이 분리된 영향으로 허수 지원자가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육사 입학처는 육사신보를 통해 “허수 지원을 줄이기 위해 입학전형료 인상과 지원동기서 접수를 2021학년부터 모든 사관학교가 시행해 오고 있는데 그 효과는 잘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