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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 6조원 육박 "주가 흐름 낙관하기 어렵다" 시장 우려 누적돼 글로벌 시장 내 성패가 주가 좌우한다?
IT 서비스 기업 LG CNS가 공모주 시장의 '최대어'로 떠올랐다. 최근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한 결과다. 다만 시장에서는 무작정 기업공개(IPO) 이후 LG CNS의 주가 흐름을 낙관할 수는 없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LG CNS의 부실한 밸류업 로드맵, 높은 그룹 계열사 매출 의존도 등이 향후 주가 상승을 막는 '족쇄'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LG CNS, 기관 수요예측 흥행
20일 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희망범위(5만3,700~6만1,900원) 최상단인 6만1,900원에 확정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2,059곳 중 약 99%가 희망밴드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률은 114대 1 수준이었으며, 수요예측에 모인 자금은 약 76조원에 달한다.
LG CNS는 오는 21~22일 일반 청약을 거쳐 다음 달 5일 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6조원 수준으로, 지난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이후 3년 만의 최대어다. 이번 상장을 통해 LG CNS는 최대 6,000억원의 투자 재원을 확보하게 된다. LG CNS는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기술 역량과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전환 시장을 이끌어 간다는 계획이다.
주가 상승 '장애물' 산적
시장은 LG CNS의 IPO 이후 주가 흐름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LG CNS의 주가수익비율은 약 15.6배 수준이다. 상장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동종 업계 평균(약 22배) 대비 눈에 띄게 낮은 셈이다. 이는 현시점 구체적인 밸류업 로드맵이 존재하지 않는 LG CNS에 있어 '불안 요소'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LG CNS는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실상 구체적인 성과나 중장기 성장 전략은 부재한 상황"이라며 "최근 열린 IPO 간담회에서도 중장기적인 성장에 대한 세부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높은 그룹 내 계열사 의존도 역시 약점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LG CNS 매출 중 62.4%가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등 LG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했다. 이는 2021년(58.3%)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증가한 수준이다. 문제는 최근 들어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줄줄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3.3% 감소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수요 둔화 및 고정 비용 증가로 인해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LG화학은 석유화학 업황 침체로 인해 지난해 1,435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으며,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하향됐다. LG CNS가 외부 매출 확대 없이 그룹 내 계열사에 의존하는 현재 전략을 유지할 경우, 상장 후 주가 하락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LG CNS의 상장이 ‘중복상장’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현시점 LG CNS의 최대 주주는 49.95% 지분을 보유한 ㈜LG다. 이와 관련해 한 증권가 관계자는 "LG CNS의 모회사인 ㈜LG는 이미 상장사”라며 “일반적으로 모회사가 상장돼 있는 상황에 자회사가 상장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모회사 주식을 살 이유가 없어지고, 이에 따라 모회사 디스카운트가 일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이 최대 변수
LG CNS의 '약점'에 대한 시장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의 성패가 LG CNS의 주가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LG CNS는 '글로벌 DX 1위'를 목표로 세계 시장 기반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베트남에서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술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베트남 빌드센터'를 개소했으며, 10월에는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 그룹과 합작법인 'LG 시나르마스 테크놀로지 솔루션'을 출범하면서 외연 확장에 착수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퍼펙트윈 ERP(전사적 자원관리) 에디션'을 미국에 이어 일본 시장에 선보이며 매출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LG CNS의 해외 시장 진출 의지는 이번 상장 계획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LG CNS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이번 상장을 통해 유치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금 5,150억원 중 3,300억원을 해외 IT 전문 기업 인수에 투입하겠다고 밝혔으며, 상장 추진 시 기재해야 하는 비교 기업에 일본 IT 기업 NTT DATA Group(NTT데이터)를 포함했다. 모두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행보다.
여타 IT 서비스 대기업들은 이 같은 LG CNS의 행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IT 업계 관계자는 "국내 IT 서비스 기업이 현지에서 고객사를 발굴하고, 적극적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며 "LG CNS가 상장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낸다면 다른 국내 IT 서비스 대기업들의 성장 전략 역시 변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한편에서는 LG CNS의 해외 진출 전략이 순항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기에는 국내 IT 기업들의 역량이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발표한 ‘2022년도 주요 국가 ICT 기술수준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ICT 평균 기술 수준은 90으로 주요 5개국(미국·유럽·중국·한국·일본) 중 4위에 그쳤다. 이는 최고 기술국으로 꼽힌 미국을 기준(100)으로 기술 수준을 수치화한 지표다. 2위는 유럽(93.8)이었으며, 3위는 중국(92.2)이었다. 일본은 88.6으로 5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