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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언론 통해 전달되는 통화정책 ‘기조’의 대중 영향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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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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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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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통화정책에 담긴 정서, ‘온건’, ‘중립’, ‘강경’
언론 통한 ‘정서’가 대중 인플레이션 기대치에 ‘높은 영향’
경제적 불확실성 시기에 더 큰 영향력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정책 입안과 실행에서 커뮤니케이션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시대니만큼 중앙은행들도 언론 매체를 통해 그들의 의사결정에 대해 설명하고 대중의 인플레이션 예상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 그렇다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이하 FOMC)가 언론매체를 활용해 통화정책 방향을 전달하는 방식은 어떻게 대중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최근 30년 가까운 기간 동안 14,000개의 기사를 분석한 한 연구가 FOMC가 내는 메시지와 언론 보도, 대중 인플레이션 기대 간의 관계를 들여다봤다.

사진=CEPR

금융 위기 이후 통화 정책 전달 관련 ‘복잡성 증가’

전반적으로는 언론 매체가 FOMC의 통화정책에 포함된 정서를 정확하게 전달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확성의 정도는 시간과 상황에 따라 변한다. 여기서 정서란 ‘온건’(dovish)과 ‘중립’(neutral), ‘강경’(hawkish)으로 구분되는,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과 대처 방안의 강도라고 할 수 있는데 연구는 GPT-4와 같은 첨단 대형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을 활용해 FOMC의 커뮤니케이션과 언론 기사에 담긴 정서들을 추출했다.

세월을 거치며 FOMC 메시지에 담긴 정서를 전달하는 매체의 방식도 변화를 겪었다. 먼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낮은 금리에서도 경기 부양책을 써야 하는 필요성 때문에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 중앙은행이 국채나 회사채 등을 매입하여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 미래 지침(forward guidance, 통화 정책 의도에 대한 정보 제공) 등 새로운 통화정책 수단들이 등장하면서 소통의 복잡성이 증가했다.

기자회견 및 연준 의장 취임 초기에도 ‘의사소통 불일치’ 늘어

이러한 복잡성은 2011년 FOMC 미팅 직후에 기자회견을 도입하며 개선됐다. 기자들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 의장에게 직접 질문을 통해 정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한 기자회견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으나 한편으로는 질문과 답변을 통해 전달되는 정서가 당초 FOMC의 보도자료와 달라지는 현상도 생겼다. 이 차이는 기자들이 잘못 이해한 부분을 바로잡거나 쏟아지는 질문들에 실시간으로 답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기자회견이 언론 보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불일치가 발생하면 커뮤니케이션 양상 자체가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중앙은행 메시지와 언론 보도 일치 상관계수
주: FOMC 미팅 시점(X축), 상관계수(Y축), 90% 신뢰구간(음영)/출처=CEPR

여기에다 새로 취임한 연준 의장은 자신의 메시지와 언론 보도를 일치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의장 취임 초기에 FOMC의 정서가 미디어를 통해 정확히 전달되는 정도가 줄어든 것이다. 신뢰성을 쌓고 본인의 의사소통 방식을 정립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통화 정책에 담긴 ‘정서’, 인플레이션 기대치에 ‘높은 영향’

그렇다면 통화정책에 담긴 정서는 가구들의 인플레이션 예상에 어느 정도나 영향을 줄까? 뉴욕 연방준비은행(New York Fed)이 실시하는 소비자 기대 조사(Survey of Consumer Expectations) 자료를 활용한 연구는 매체가 전달하는 정서가 대중의 인플레이션 인식에 심대한 영향을 준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언론 보도가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 시청자들은 자신들의 중기(medium-term)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낮춘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강경 정서’가 1표준편차 증가하면 향후 3년간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0.18%P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히 높은 수치로 FOMC가 언론 보도를 통해 대중의 기대치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이에 더해 언론 보도의 영향력은 경제적 불확실성이 고조된 시기에 확대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팬데믹 이후 물가 급등기와 같이 가구들이 통화정책 관련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에서는 언론이 전달하는 정서의 영향력이 증폭되는 것이 당연하다. 경제적 변동성이 큰 시기일수록 명확하고 일관된 소통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언론 보도에 담긴 정서가 향후 3년간 인플레이션 기대치에 미치는 영향
주: 2013~2023년(좌측), 2020년 이후(우측), FOMC 미팅 전후 기간(일)(X축), 정서와 기대치 간 상관계수(Y축), 90% 신뢰구간(실선 길이)/출처=CEPR

하지만 FOMC의 직접 성명은 가구의 인플레이션 기대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일반 대중은 FOMC 성명이나 기자회견보다는 언론 보도를 통해 통화 정책을 이해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결론적으로 중앙은행은 언론 보도를 통해 대중의 인플레이션 기대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서 FOMC 정책에 대한 정확하고 일관된 언론 보도는 핵심적 요소이며 갈수록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 따라서 일반 대중이 통화정책의 신호를 효과적으로 해석하고 올바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이해하기 쉬운 메시지 전달이 필요하다. 대중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효과적으로 형성할 수 있다면 중앙은행의 정책 능력도 그만큼 올라가는 셈이기 때문이다.

원문의 저자는 피오렐라 드 피오레(Fiorella De Fiore) 국제결제은행(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연구 고문 외 3명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Monetary policy in the news: The FOMC’s media coverage and inflation expectations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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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