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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성증권 인수 이어 채무보증까지, 한국금융지주 ‘캐피탈’ 구하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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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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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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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 캐피탈 자회사 채무보증 결정
1,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인수도
재무구조 개선, 운용 자금 조달 목적

한국금융지주가 자회사 한국투자캐피탈 유동성 지원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통상적인 채무 지급보증부터 자본성증권 인수까지 다양한 방식을 동원해 재무적으로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최근 공격적으로 비중을 늘려온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로 인해 재정건전성이 훼손될 처지에 놓여서다.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속에 부동산 시장 침체, 업권 간 경쟁 심화 등으로 캐피탈업계의 위기감이 커지면서 캐피탈사들은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와 적극적인 건전성 지표 관리가 발등의 불이 된 상황이다.

한투캐피탈 채무 보증 한도 2.2조 설정, 한도 대비 70%

5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올해 한투캐피탈에 대한 채무보증 금액으로 2조2,000억원을 설정했다. 연간 지급보증 총한도로, 전년도는 2조4,000억원이었다. 지급보증은 한투캐피탈이 발행하는 회사채 원리금에 대한 것이다. 채권의 원금 상환부터 연체이자를 포함한 이자 지급 등 원리금 일체에 대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한국금융지주가 대신 해결해 주겠다는 내용이다.

한투캐피탈이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 한국금융지주가 지급보증한 채권 잔액은 1조5,250억원이며, 사용 가능한 잔여 한도는 6,750억원이다. 한도 대비 70.0%를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총차입부채(3조8,777억원)에서 지급보증 조달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9월 기준 39.6%다.

그간 한투캐피탈은 지급보증 조달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특히 저금리 시절인 2020년~2022년에는 한도를 100% 수준까지 채우는 모습을 보였다.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던 2023년에는 지급보증 한도가 2조6,000억원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지난해는 차입부채 규모를 줄이는 디레버리징 양상이 지속됐는데, 이 과정에서 지급보증 조달 잔액도 감소했다. 기발행 채권 상환이 그만큼 늘었기 때문이다. 차후 업황 개선으로 영업자산 회복에 나설 때 지급보증 조달 역시 다시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급보증 지원을 받으면 자금을 보다 낮은 금리에서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한투캐피탈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안정적)’ 급이며 기업어음(CP) 등급은 ‘A2’다. 신용등급이 더 높은 한국금융지주가 보증하면 한투캐피탈의 회사채와 CP 등급은 각각 ‘AA-(안정적)’와 ‘A1’으로 올라간다.

부동산 PF 대출 중심 외형 키우다 성장세 멈춰

한국금융지주는 채무보증 외에 자본 확충도 지원했다. 지난해 말 한투캐피탈은 자본성증권인 1,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공모형이 아닌 사모형으로 발행됐기 때문에 한국금융지주가 전액 가져간 것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에 설정되는 만기일이 30년으로 영구채 성격인 만큼 발행금액 그대로 자본으로 인정된다. 금리 조건은 6.96%로, 사실상 예상 밴드의 최상단으로 확정됐다. 이는 한투캐피탈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자기자본인 1조5억원 대비 15.0%에 달하는 수준이다. 채권 금리가 높으면 높을수록 채권 가격은 저렴해진다는 점에서 한투캐피탈 신종자본증권의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금융지주가 한투캐피탈의 구원투수로 나선 배경도 같은 맥락이다. 이밖에도 한국금융지주는 지난해 6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한투캐피탈에 자금을 투입했다. 유상증자는 보통주 신주를 늘리는 방식이다. 자본성증권 발행과 달리 이자비용이 들지 않는 만큼 자본의 질적 개선도가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금융지주는 2023년에도 두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에 참여해 총 5,200억원 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모두 한투캐피탈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한투캐피탈은 높은 조달금리와 부동산 금융 문제 등으로 재무 지표 전반이 부진한 상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한투캐피탈의 총영업자산 4조7,976억원 중 38%가 부동산 금융자산이다. 여기에 가계대출에 포함된 중도금대출까지 포함하면 전체 부동산금융 관련 자산이 영업자산의 약 64%를 차지한다. 실적과 자산건전성지표 모두 부동산 경기 민감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보면 지난해 1분기 말 3.6%에서 3분기 말 10.6%로 급증했다. 고정이하여신 4,497억원 중 95%인 4,252억원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로 구성돼 있는 상태다. 부동산 PF 대출은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3분기 한국신용평가의 당기순이익은 2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5.7% 감소했다. 총자산수익률(ROA)도 같은 기간 2%p 떨어져 0.7%에 그쳤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업황 악화의 직격탄을 맞으며 대손비용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PF발 업황 저하, 캐피탈 위주 유동성 공급 증가

업황 악화로 돈줄이 말라가는 다른 캐피탈사들도 모회사에 손을 벌리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비은행금융그룹들이 주요 계열사에 실시한 유증 횟수는 2011년 말부터, 합산 금액은 2023년부터 상승세를 나타냈다. 2019년 말 유증 횟수는 연간 6회, 금액은 8,000억원이었던 것이 2012년 말에는 각각 11회, 1조원으로 늘었다. 2023년에는 유증이 12회 실시됐고 금액은 2조4,000억원으로 예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2018~2024년 유증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받은 횟수는 캐피탈사가 16회로 가장 많았다.

대표적으로 메리츠금융그룹은 메리츠캐피탈에 대한 유상증자를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2019년 500억원, 2021년과 2024년 각각 1,999억원 규모다. 이와 별개로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6월 메리츠캐피탈과 대출참가계약을 체결해 3,278억원 규모의 부동산 PF 대출 자산을 이전받았다. PF 대출 자산에는 본PF 14건, 담보대출을 포함한 브릿지론 4건이 포함됐다.

키움캐피탈도 최근 키움증권으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운용 자금을 빌렸다. 키움캐피탈은 지난달 24일 키움증권이 당사 발행 기업어음에 대해 한도거래 약정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차입금액은 2,000억원으로, 차입기간은 이달 9일부터 내년 1월 8일까지다. 키움캐피탈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30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371억원) 대비 18.60%가량 줄어든 규모다. 당기순이익은 217억원으로 1년 전(289억원)보다 24.91%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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