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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그 이상” 해외 상업용 부동산 폭락에 리츠·공모펀드 손실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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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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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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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30% 수준 맴도는 상장 리츠들
환헤지 정산 리스크도 꾸준히 확대
오피스 양극화, 추가 손실 가능성↑
마스턴프리미어리츠 포트폴리오 중 남프랑스 아마존 물류센터/사진=마스턴프리미어리츠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금융상품들의 손실 규모가 연일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투자자들의 시름을 깊게 만들고 있다.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및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 투자·운영하는 간접투자기구 리츠(REITs)들은 공모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며, 공모펀드 가운데는 전액 손실 위기에 직면한 사례도 속속 포착된다.

공모가 근처는 언감생심, 강제 처분 통보도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마존 프랑스 물류센터 등에 집중 투자하는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전날 1,49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직전 거래일 하락 폭(6원·0.4%)를 만회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공모가 5,000원과 비교하면 70% 넘게 하락한 수준이다. 불황을 겪는 해외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담보대출 조기 상환을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했던 게 부담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외에도 제이알글로벌리츠(-50.4%), 미래에셋글로벌리츠(-48.4%),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38%), KB스타리츠(-35.9%) 등 다수의 해외 부동산 상장리츠들이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담보인정비율(LTV)이 상승하며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또 일부 리츠는 편입 자산들에 대한 담보대출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에는 성공했지만,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배당이 줄어들 가능성이 농후한 상태다.

해외 부동산 투자 공모펀드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벨기에 브뤼셀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 2호 펀드는 지난달 선순위 대주단으로부터 만기 채무불이행에 따른 강제 처분 결과를 통보받았다. 해당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한국투자증권은 일부 배상이 필요한 건에 대해 투자자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업무용 빌딩에 투자한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 제229호 펀드도 채무불이행(EOD) 사유가 발생하면서 현지 SPC 지분증권 평가액이 3,239만 유로(약 488억원)에서 44만 유로(약 6억6,000만원)으로 깎였다. 펀드의 기준가격 또한 현재 0.01원으로 투자자들은 사실상 빈손이 됐다.

원화 가치 하락에 투자자 부담 가중

이런 가운데 원화 지속되면서 환헤지(換+hedge) 정산 리스크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환헤지 계약은 통상 계약 시점 환율 대비 만기 시점 변동분에 따라 계약을 체결한 은행에 추가로 돈을 지불하거나 반환받는 식으로 작동한다. 펀드가 정상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을 때는 환헤지 비용이 펀드 내 자금으로 처리되지만, 자산 가치가 급락하고 유동성이 고갈돼 잔여 자금이 없는 경우에는 투자자들이 추가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의 해외부동산 펀드 중 룩셈부르크오피스펀드는 자산 가치가 폭락해 환헤지 비용을 부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이미 지난해 12월 SC제일은행과의 환헤지 계약이 끝났지만, 수익자 총회 의결안에 따라 환노출 전략으로 변경하게 됐다. 하지만 환율 변동으로 인한 정산금 107억원을 지급할 여력이 없어 22억원을 지급한 수 85억원의 잔액을 연체하는 중이다. 연체금에 대해서는 상환 시까지 7%의 이자가 적용된다.

일각에선 환헤지 비용 부담을 둘러싼 소송 사례도 포착된다. 일례로 영국 사무용 빌딩에 투자했던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환헤지 계약을 맺은 NH투자증권과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해당 펀드는 자금이 바닥나 환헤지 비용을 갹출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규정 해석을 두고 양사가 뜻을 모으지 못하며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한 기관투자가(LP) 관계자는 “이미 손실을 볼만큼 본 상황에서 환율이 급등하면서 막대한 추가 정산액이 발생한 펀드가 꽤 있다”며 “해외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유동성 회복이 어려운 곳들은 당분간 계속 청구서를 받아 들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환율·공실 이중고에 가치 폭락

후순위로 들어간 몇몇 펀드들은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 당장 6일 7,100만 유로 규모의 대출 만기가 예정된 키움히어로즈유럽오피스 제1~4호 펀드가 대표적 예다. 이들 펀드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서부 지구 내 핵심 오피스 권역에 위치한 ‘퀸즈타워(Queens Towers)’에 투자한 상품이다. 키움운용은 2019년 약 685억원을 모집하고, 1,053억원을 대출받아 퀸즈타워 3개 동을 매입하고 해당 펀드를 설정했다.

이후 환율차로 인한 원화가치가 급락하고, 물건의 가치 또한 떨어지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2023년에는 주요 임차인이었던 네덜란드 고용노동기구(UMV)가 일부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면서 대규모 공실 위기까지 겹쳤다. 최근 감정평가 결과 퀸즈타워의 자산가치는 8,520만 유로(1,270억원)로 2019년 펀드 설정 당시 매입가 1억2,973만 유로(1,934억원)보다 34%가량 하락했다.

매입 당시 구매 금액의 60%를 대출로 충당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펀드 기준가는 건물 가치 하락 폭보다 더 크게 떨어졌음을 유추할 수 있다. 키움운용은 애초 지난해 8월이었던 대출 만기를 이달까지 연장해 둔 상황이다. 하지만 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21개월 추가 연장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암울한 시장 상황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는 ‘2025년 유럽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유럽은 우수한 근무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 기업 수요가 많은데 비해 가용 가능한 오피스가 많지 않아 올해 최상급 건물과 품질이 낮은 건물 간의 공실률 차이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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