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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로 공장 옮길라" 겨우 봉합된 현대제철 노사 갈등, 후폭풍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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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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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노사, 임단협 잠정 합의안 마련
"노조 몽니에 질렸나" 현대제철, 美 생산 기지 설립
업계 1위 포스코도 지분 투자 검토

현대제철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가결했다. 성과급 지급 규모를 중심으로 장기간 지속되던 노사 갈등이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노사 갈등 과정에서 현대제철 노조가 보여준 강경한 태도가 현대제철의 생산 기지 이전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제철 노사 갈등 '막바지'

1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충남지회와 순천지회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순천지회에서는 54.8%(188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충남지회에서는 57.86%(2,375명)가 찬성했다. 현대제철 노조는 충남, 순천, 인천, 포항, 당진하이스코 등 5대 지회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2개 지회(충남, 순천)에서 합의안이 가결된 것이다. 가결된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 △성과급 450% △일시금 1,050만원 지급 등의 조건이 포함됐다.

시장에서는 장장 7개월간 이어진 노사 갈등이 비로소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현대제철 노사는 성과급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장기간 '대치 상태'를 유지해 왔다. 현대제철은 1인당 평균 2,650만원(기본급의 450%+1,000만원) 수준의 성과금 지급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에 불응하고 '현대차 수준(기본급 500%+1,800만원)'의 성과급을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 문제로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노조는 지난 1월 말부터 부분 파업에 나섰다. 계속되는 노조의 파업에 현대제철은 결국 지난 2월 창사 이후 첫 부분 직장 폐쇄를 단행하는 등 강경한 조치를 취했다. 이외에도 비상경영을 이어가기 위해 임원 급여를 20% 삭감하는가 하면, 전 사업 부문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기도 했다.

현대제철의 美 현지 투자

업계에서는 이번 노사 갈등이 노조의 '자충수'라는 평이 나온다. 반복되는 노사 충돌이 현대제철의 사업장 이전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달 25일 현대제철은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투자 규모는 58억 달러(약 8조5,000억원)다.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자동차 강판 특화 제철소로, 직접환원철을 생산하는 원료 생산 설비와 열연 및 냉연강판 생산 설비 등으로 구성된다. 생산 능력은 연 270만 톤(t) 수준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향후 루이지애나 제철소와 인접한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과 협력해 물류비를 절감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이 미국 현지 생산 역량을 확보할 경우, 국내 생산 기지의 영향력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심화하는 노사 갈등, 미국의 철강 관세 등을 고려하면 국내보다는 미국 현지 생산이 유리한 상황"이라며 "현대제철이 미국 공장을 짓는다고 해서 당장 국내 공장이 폐쇄되지는 않겠지만, 차츰 시설 보수를 줄이는 식으로 국내 생산 비중을 축소할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사진=포스코

포스코까지 美 투자 동참

현대제철의 생산 기지 이전은 현대제철을 넘어 국내 철강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국내 1위 철강업체 포스코가 현대제철의 루이지애나 제철소에 대한 지분 투자 방안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포스코에 있어 미국은 전략적 핵심 시장이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철강 수출액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3%였으며, 포스코는 같은 해 미국에 약 50만 톤 규모의 열연강판을 수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이 철강 제품에 25% 관세를 매겨 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현지 투자는 포스코에 상당히 매력적인 선택지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현지 제철소에 투자하면 관세 부담을 줄이고, 미국 내 철강 수요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포스코의 투자가 현실화하면 국내 1·2위 철강 업체가 나란히 관세 장벽을 돌파하기 위해 미국 현지에서 손을 맞잡는 구도가 연출된다. 다만 포스코그룹은 현대제철과 손잡고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에 대해 "미국 투자와 관련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현시점에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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