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비상장사가 편하다" 비올 인수한 VIC파트너스, 자진 상장폐지 행렬 합류
Picture

Member for

8 month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수정

VIC파트너스, 비올 상장폐지 위해 지분 확보 나선다
상장사 인수 후 상장폐지 단행하는 PEF 운용사 늘어
M&A 시장에 불어닥친 '뷰티 열풍'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코스닥 상장사인 미용기기 업체 비올의 경영권을 인수한다. 향후 공개매수 및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추진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고, 자발적 상장폐지를 단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상장사를 옭아매는 각종 '족쇄'에서 벗어나 기업가치 제고에 전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VIC파트너스의 '큰 그림'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는 특수목적법인(SPC) 비엔나투자목적회사를 통해 비올의 현 최대주주 DMS가 보유 중인 경영권 지분 2,030만4,675주(34.76%)를 인수한다. 양수도가격은 주당 1만2,500원, 총매각가는 2,538억원이다. 잔여 지분에 대해선 향후 공개매수를 추진한다. 목표 수량은 최소 1,212만5,998주(20.76%)에서 최대 3,743만8,265주(64.09%)다. 목표대로 공개매수를 마무리하면 VIG 측은 비올 지분 98.84%를 확보, 자진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공개매수 기간은 내달 7일까지다.

공개매수 가격은 구주 양수도가격과 동일한 주당 1만2,500원이다. 공개매수일 기준으로 직전 1개월, 3개월, 6개월간 가중산술평균주가에 각각 20.35%, 26.41%, 40.77%의 할증률이 적용됐다. 이는 2019년 비올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최고가이자, 올해 1분기 말 기준 주당 순장부가치(1,655원) 대비 655.38% 높은 가격이다. 기존 주주들의 적극적인 공개매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대거 프리미엄을 적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VIG파트너스는 공개매수 이후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해 주식의 포괄적 교환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완전자회사가 되는 비올의 주주가 보유한 지분을 모회사에 이전하고, 그 대가로 주식교환 교부금(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현 최대주주인 DMS는 SPC에 408만9,339주(7%) 지분을 매각한 뒤 잔여 지분 1,621만5,336주(28%)를 현물 출자하기로 했다. DMS는 2,027억원 규모의 SPC 지분 4,053만8,340주(46.09%)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설 예정이다.

PEF 운용사, 왜 상장폐지 추진하나

시장은 PEF 운용사들이 상장사를 완전자회사로 전환해 상장폐지시키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일례로 락앤락은 지난해 12월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7년 만에 상장폐지됐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같은 해 4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공개매수를 진행해 락앤락 지분 89%를 확보했고, 이후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상장폐지에 필요한 지분율을 충족했다.

또 다른 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는 최근 수년 사이 두 차례나 인수한 기업의 상장폐지를 이끌어냈다. 첫 타깃은 미용 의료기기 기업 루트로닉이었다. 한앤컴퍼니는 2023년 루트로닉을 사들이고, 두 차례의 공개매수와 장내매수를 거쳐 98%에 가까운 지분을 확보한 뒤 상장폐지 절차를 밟았다. 지난해에는 공개매수로 쌍용C&E 지분율을 93%까지 끌어올리고, 이후 장내매수와 포괄적 주식 교환 등을 통해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쌍용C&E는 같은 해 7월 상장폐지됐다.

이처럼 PEF 운용사가 상장사를 인수해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것은 기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함이다. 상장폐지를 단행하면 상장 기업의 경영 공시 의무에서 벗어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다. 주주행동주의 펀드, 소액주주 등의 의사결정 개입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도 PEF 운용사가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기업의 경영 관련 사항들을 투명하게 공개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뷰티 기업 M&A 수요 속출

VIC파트너스가 '미용기기 업체'에 투자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부터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국내 뷰티 기업들의 존재감이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는 탓이다. 지난해 발생한 국내 뷰티 관련 M&A 거래는 총 18건으로, 최근 10년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M&A 규모는 16억 달러(약 2조3,000억원) 수준이다. K뷰티가 미국·일본·유럽·중동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드러내며 구조적 성장 궤도에 진입하자, 관련 기업에 투자 수요가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도 연초부터 인디 뷰티 브랜드와 미용기기 업체 매물이 대거 시장에 나오면서 활황세가 지속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로레알, 디올 등 120여 개의 국내외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는 색조 화장품 전문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지난 4월 대형 PEF 2~3곳과 만나 지분 인수 가격 등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대상은 대주주와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지분 약 60%다.

기초 화장품 브랜드 라운드랩(Round Lab)을 보유한 ‘서린컴퍼니’는 조선미녀 운영사 구다이글로벌·컴퍼니케이 컨소시엄과 인수 초기 협상에 돌입한 상태다. 서린컴퍼니 최대주주인 PEF 운용사 칼립스캐피탈와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9월부터 지분 매각을 추진해 왔다. 앞서 영국계 PEF 운용사 CVC캐피탈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인수가에 대한 의견 차이 등으로 인해 논의가 결렬됐다.

Picture

Member for

8 month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