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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포럼] 미국 빠진 G7이 뭘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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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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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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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G7 정상회담 ‘이탈’
미국 빠진 G7 위상, ‘브릭스’에 못 미쳐
역할 및 기대감 ‘바닥’

본 기사는 VoxEU–CEPR(경제정책연구센터)의 칼럼을 The Economy 편집팀이 재작성한 것입니다. 원문 분석을 참조해 해석과 논평을 추가했으며 본 기사에 제시된 견해는 VoxEU 및 CEPR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음을 밝힙니다.

지난 6월 16일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이탈로 혼란에 빠졌다. 미국이 빠진 자리는 남은 6개국이 어떤 방법으로도 채울 수 없었고 정상회담은 상징적인 연례 모임에 지나지 않았다.

사진=ChatGPT

G7 정상회담, 트럼프 ‘갑작스러운 이탈’

물론 이전에도 참가국 중 일부가 중간에 빠지는 일은 있었지만 빈자리가 이렇게 크지는 않았다. 기반 시설 투자 및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등 핵심 의제에 대한 논의가 축소되거나 아예 취소됐다. 최대 현안인 무역 관련 회담도 빠졌고 해상 안보에 대한 핵심 내용도 최종 성명서에서 삭제됐다. 프랑스 언론은 중단된 15개 의제를 보도해 당시 혼란스럽고 무기력한 상황을 전달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백신 개발부터 디지털 인프라까지 G7 회담의 중대 현안은 모두 미국의 자금 지원에 의존한다. 2020~2024년 기간 미국은 G7이 공동 기여한 1,220억 달러(166조원)의 자금 중 절반 이상을 담당했다. 해당 자금은 작년부터 미국의 지원이 사라지며 60% 이상 줄었고 남은 6개국이 공백을 메울 방법은 없다.

미국을 빼도 남은 국가들의 경제력이 강력하지 않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국은 경제력에서 G7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을 빼면 국내총생산(GDP) 합계가 28.4%에서 13.1%로 줄어들어 최근 확장된 브릭스(BRICS)의 1/3에 미치지 못한다.

미국 경제 규모, G7 절반 이상

무역 규모도 마찬가지다. 작년 미국의 수출은 G7 제품 무역의 43%를 차지해 나머지 국가들을 합쳐도 브릭스 플러스(BRICS+, 5개 회원국에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아랍에미리트, 인도네시아가 추가)는 물론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 국가연합)에도 미치지 못한다. 디지털 기술로 가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미국 기업들이 클라우드 인프라와 인공지능(AI), 양자(quantum) 연구 분야를 지배하고 있다.

금융에서는 달러화가 글로벌 자산과 원자재 무역의 기반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G7이 제공한 재정 지원도 미 연준(Federal Reserve)의 유동성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지난 3월 대만 반도체 산업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연준의 스와프 협정으로 시장을 안정화할 수 있었다.

미국 빠진 군사력 규모, ‘중국+러시아’보다 작아

G7이 군사 동맹은 아니지만 미국의 안보 우산 역시 G7이 존재하는 이유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미국의 영향력 때문에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가 방위 예산 증액에 합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미국이 빠진 G7의 군사력 규모는 중국과 러시아를 합친 것에도 미치지 못한다.

군사 지출 점유율(%) (2025년)
주: G7 합계, G6(미국 제외), 미국, 중국+러시아(좌측부터)

그러니 홍해와 같은 주요 분쟁 지역의 해상 순찰도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6개국이 최종 성명서에서 안보 관련 내용을 삭제한 것은 미국이 협력에서 빠질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식했음을 보여준다. 프랑스와 독일의 방위 예산 증액 제안도 불안감을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

‘운영 방식 개선’으로 살아날까?

G7의 불안감은 브릭스의 확장 때문에 가중된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르헨티나까지 포함하면 11개 회원국이 글로벌 경제의 40%를 차지하고 인구는 절반에 이른다. 중국-인도 갈등처럼 내분이 없지 않지만 글로벌 금융과 개발 분야에서 존재감을 굳히고 있다. 작년에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을 통해 G7의 영향권 밖에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기후 금융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무역 파편화는 심화하고 있고 세계은행(World Bank)은 보호무역이 내년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2% 이상 깎아 먹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 공급망과 긴밀히 연결된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 수출 주도형 국가가 특별히 위험하다. 미국의 힘이 없다면 남은 6개국은 무역 기준을 바꾸거나, 위험이 큰 광물 벤처를 지원하거나, 진정한 의미의 경제 제재를 가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이번 G7 정상회담은 과잉 의존의 위험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미국이 물러나면 전체가 흔들리는 것이다. 그렇다고 더 이상 개혁을 미루고 미국에만 의존할 수도 없다. 회원국 간 의장국을 돌아가며 맡고, 개발 금융을 위한 공동 자산을 결성하고, 불참한 나라가 있어도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하는 운영상의 변화는 필요해 보인다. 그렇다고 G7이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제 역할을 수행할지는 의문이다.

원문의 저자는 앨런 알렉산드로프(Alan Alexandroff) 글로벌 서밋리 프로젝트(Global Summitry Project) 디렉터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Trump’s disruption in Canada leaves the G7 at a crossroads | EAST ASIA FORUM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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