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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택시대란, 요금 인상 이외 다른 해법은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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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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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간 '택시' 관련 키워드 클라우드 <출처=㈜파비 DB>

지난 12월 1일부터 서울 시내의 요금이 대폭 인상됐다. 현행 밤 12시~새벽 4시인 심야 할증은 밤 10시부터 시작한다. 승차난이 더 심해지는 밤 11시~새벽 2시에는 심야 할증 기본요금을 현행 4,600원에서 5,300원으로 인상했다. 기본요금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기본거리도 2㎞에서 1.6㎞로 줄였다. 거리요금은 132m당 100원에서 131m당 100원, 시간요금은 31초당 100원에서 30초당 100원으로 조정했다.

가격 상승이 승객들에게 부담이 됐는지 지난 주말인 2일과 3일 밤 서울 시내 주요 번화가 일대에는 택시를 잡기 위해 줄을 선 승객들 대신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비번인데도 나왔다는 한 택시 운전사는 최대 12,000원까지 인센티브를 얹어주자, 굳이 쉬는 날을 찾아 챙기기보다 한 번이라도 더 승객을 태워야겠다는 생각에 길거리로 나왔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2일 밤 11시, 서울 명동 인근 <출처=폴리시 코리아>

요금 인상이 유일한 해결책이었을까? 택시 기사들의 만족도는 올라갔나?

코로나-19로 승객수가 급감하자, 많은 택시 기사들이 업계를 떠나 오토바이를 이용한 배달업, 물류택배업 등으로 자리를 옮기는 바람에 택시 숫자가 급감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자, 올 초부터 택시 부족이 곳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경기도 거주민들보다 서울 외곽지 거주민들은 지난 1년간 야간 택시 잡는 어려움을 여러 차례 호소해왔다.

택시업계에서는 '요금 인상'을 통해 택시 가동률을 높이고 택시 운전사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지급해줘야 택시 숫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택시업계의 요구에 한때 카카오택시는 야간 할증에 추가금을 얹어주는 정책을 내놓았다가 승객들의 반발 여론에 뭇매를 맞기도 했다. 택시와 승객 간의 밀고 당기기는 결국 올 8월 서울시가 택시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일단락됐다.

올 12월부터 기본요금, 거리요금, 시간요금과 더불어 할증 시간이 조정됐다. 내년 2월부터는 기본요금이 한 차례 더 오른다. 단계적 인상의 첫 번째 단계가 시행된 12월 초, 길거리에서 만난 승객들은 풀쩍 뛰어오른 택시 요금 탓에 섣불리 택시를 잡기보다 버스 등을 통한 대중교통으로 발길을 돌렸다. 택시업계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가격 저항이 큰 것이다.

빅데이터 여론 분석에서도 택시의 연관 검색어로 지하철, 버스가 등장하는 등, 대체 교통수단으로 승객들의 이탈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승객들이 대체 교통수단으로 발길을 돌린 데다, 갑자기 택시들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오히려 택시 운전사 1인이 챙겨가는 택시비는 줄어들게 됐다. 취재 중 만난 한 경력 20년 차 운전사는 금요일, 토요일 밤에는 매일 15만원에서 20만원씩 챙겨갈 수 있었는데, 3일(토요일) 새벽까지 10만원도 못 챙길 것 같다고 푸념을 털어놓기도 했다.

지난 7일간 '택시' 관련 키워드 네트워크 <출처=㈜파비 DB>

공급을 늘리는 것이 답이었지, 수요를 줄이는 것이 답이 아니었다

택시 요금이 크게 뛰어오르면서 택시업계를 떠났던 운전사들 일부가 시장에 복귀할 것이라는 기대는 있으나, 반면 택시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경제학에서는 가격 상승이 공급량을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수요를 감소시키는 양면적인 효과가 있다는 설명을 제시한다. 가격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 공급 곡선을 이동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면, 수요를 감소시키지 않고도 택시 부족을 해소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지난 8월 요금 인상이 결정된 이래 업계에서는 단순히 가격만 올릴 것이 아니라 법인택시 가동률을 높일 수 있도록 택시 리스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따라 나왔다. 아직 법적 제한과 리스 업계와의 합의점을 찾지 못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으나, 개인택시의 주말 영업 가능성을 높이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법인택시의 기본 공급이 주말에도 갖춰져야 공급을 늘리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라는 지적이다.

할증이 시작된 11시경, 발길을 대중교통편으로 돌리던 한 승객은 "물가가 다 올라서 힘든데, 제 월급은 안 오르는데 택시비까지 오르네요"라며 경기 침체기 체감물가상승의 압박을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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