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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은 팬데믹 시대에 마침표를 찍으며 일상 회복 단계를 맞이한 해다. 텅 빈 영화관은 서서히 관객으로 채워졌고, 한국 드라마와 영화는 OTT 플랫폼을 발판 삼아 글로벌 인기를 끌었다. OTT 업계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오는 3월 28일부터 자체등급분류사업자들의 자체등급분류가 시행되는바. 지난해 영상물 등급분류 동향을 통해 OTT 시장의 변화를 살펴본다.
지난해 영상물 전체 등급분류 건수는 총 51,806건이다. 전년도 대비 2.0%(1,036건) 감소한 수치다. 영화와 광고물은 2020년 이후 계속 증가 추세다. 영화는 3,118건(2020)→3,270건(2021)→3,376건(2022)으로 전년 대비 3.2%(106건), 같은 기간 광고물은 26,882건→33,405건→34,871건으로 4.4%(1,466건) 늘었다.
반면, 코로나19 수혜 사업으로 손꼽히는 OTT 영상물은 K-콘텐츠 부흥과 달리 비디오물 등급 분류 건수가 약 16.1% 감소했다. 지난해 OTT 플랫폼별 대표 인기작으로는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티빙 <술꾼도시여자들2>, 웨이브 <약한영웅 Class1>, 쿠팡플레이 <안나>, 왓챠 <시맨틱에러> 등을 꼽을 수 있다. 적지 않은 히트작 및 시즌-파트제에도 콘텐츠 공급이 줄어든 까닭은 무엇일까?
김지현 영상물등급위원회 주임은 2021년 폭발적인 증가와 달리 2022년 감소세를 보인 이유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외부 활동 증가와 일상 회복에서 찾았다. 집에서 OTT 영상물을 소비하던 이용자들의 이탈로 성장세가 주춤해졌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급성장세를 보인 OTT 업계는 국내외 플랫폼 할 것 없이 성장 정체 현상으로 치열한 생존 경쟁 중이다.
또 한 가지는 지난해 8월 OTT 자체등급분류 제도 도입이 확정되면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계획에 변화가 생겼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OTT 콘텐츠의 경우 공개일 변동이 잦고, 새 제도 도입 이후 등급분류가 활성화될 거라는 예측이다.
국적별로 살펴보면 국내 비디오물의 경우, 21년과 22년 등급별 분포 순위(전체관람가-청소년관람불가-12세이상-15세이상)는 동일하지만 거의 모든 등급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국외 비디오의 경우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하고, ’전체관람가‘ 등급 편수가 감소했다.
등급별로 따져보면 전체관람가 등급이 6,684편(60.1%)에서 4,744편(55.0%)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아이들 콘텐츠를 송출하던 네이버 플랫폼(V라이브)의 서비스 종료 여파다. 이와 반대로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는 여러 방송사의 뮤직비디오 심의정책 변화 등에 따라 1,477편에서 2,919편으로 98%(1,442편) 증가했다.
OTT 영상물(비디오물)의 등급분류가 줄어든 것과 다르게 전체 광고물 등급분류 건수는 34,871건으로 전년 대비 4.4%(1,466건)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광고영화'가 111.6% 상승하며 눈에 띄게 늘었다. 코로나19 여파로 관객이 감소했던 영화관의 회복세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예고편영화는 6.9%(382건) 감소한 것으로 볼 때, 영화등급 분류 건수와 관계없이 콘텐츠 공개에 신중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OTT, IPTV 등의 비디오물 홍보 목적인 비디오 광고·선전물은 총 9,173건으로 전년 대비 425건(4.9%) 증가, 최근 3개년 간 꾸준히 상승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OTT 콘텐츠의 지속적인 생산과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홍보 경쟁 또한 치열해졌다는 의미다.
내용과 표현 정도에 따라 연령별 등급으로 분류하는 영화, 비디오와 달리 광고·선전물은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와 제66조에 따라 사전에 청소년 유해성 여부를 확인받아 배포, 게시한다. 매체의 특성상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공개되기 때문에 광고물은 미취학 아동을 포함한 전체연령층이 봐도 무방한 수준에서 유해성 여부를 결정하여 분류되는 특징이 있다.
OTT 플랫폼은 콘텐츠 소비의 주요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상반기부터 <더 글로리><피지컬: 100>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만큼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미디어 콘텐츠 산업계의 규모 확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오는 3월 OTT 자체등급분류 제도 시행을 앞두고 문화체육관광부,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새로운 변화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설명회 등을 개최한다. 콘텐츠 업계와 OTT 플랫폼에 다가올 새 환경이 소비자에게 어떤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지 시선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