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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생성형 AI가 만든 데이터를 학습한 AI는 결국 오류를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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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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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Scientific American

생성형 AI로 우리가 사는 세상은 나날이 편리해지고 있다. 코딩을 잘 모르는 비전공자도 이제는 챗GPT를 활용해 전에는 넘보지 못했던 개발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심지어 디자인에 문외한이더라도 미드저니(Midjourney), DALL-E2 등의 이미지 생성 툴들을 활용해 인간 디자이너의 작업물과 맞먹는 수준의 콘텐츠를 뽑아낼 수 있다.

이렇듯 생성형 AI를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확대되는 가운데, 인터넷에는 생성형 AI가 만들어 낸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있다. 예컨대 세계적인 테크 언론사 씨넷(CNET), 기즈모도(Gimodo) 등을 비롯한 수많은 웹사이트가 대규모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을 활용해 다양한 기사를 써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생성형 AI가 만들어 낸 콘텐츠로 학습한 모델이 잘못된 결과를 출력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대학교 소속 컴퓨터 과학자 릭 사카르는 "인터넷에 퍼져 있는 생성형 AI 콘텐츠를 학습한 차세대 대규모 언어 모델이 오류를 확대 재생산할 우려가 있다"며 무분별한 생성형 AI 활용에 주의를 당부했다.

차세대 생성형 AI, 인터넷에 퍼진 기존 AI의 오륫값 그대로 학습한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 교수 일리아 슈마일로프가 주축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인 '재귀의 저주(The curse of Recursion)'에 따르면, AI가 생성한 콘텐츠가 차기 생성형 AI의 훈련 데이터에 조금이라도 포함되면 결국 해당 모델에게 악영향을 주게 되는 '모델 붕괴(Model Collapse)'가 발생한다. 슈마일로프는 이같은 현상이 여러 차례에 걸쳐 반복되면 결국 "모델이 쓸모없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모델 붕괴를 실제로 확인하기 위해, 해당 논문에서 연구팀은 먼저 사람이 만들어 낸 데이터로 학습한 챗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로 일부 텍스트를 출력했다. 이렇게 출력된 텍스트들을 새로운 모델의 학습 데이터로 활용한 뒤, 학습된 모델로부터 텍스트를 다시 뽑아낸다. 이같은 과정을 세 번째, 네 번째에 걸쳐 계속 반복하면 회차마다 오류가 쌓이게 되는데, 이에 따라 10번째 모델에게 영국 건축에 대해 글을 쓰도록 요청했을 때 모델이 질문과 관련 없는 터무니 없는 대답을 내놨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이미지 생성형 AI, 두 확률 분포를 분리하는 모델 등 위 언어 모델 이외 다양한 AI 알고리즘에서 모델 붕괴 현상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슈마일로프는 "자연어, 이미지 분야를 막론하고 수학・통계학적으로 복잡한 모델은 해당 현상이 여지 없이 발생했다"며 "심지어 가장 단순한 수준의 모델인 숫자 생성 AI에서도 해당 현상이 일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힘줘 말했다.

'모델 붕괴'로 인해 차세대 모델 대부분은 성・인종 편향 확대 재생산할 가능성 높아

이같은 모델 붕괴 현상은 AI가 일부 관여한 데이터에도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슈마일로프는 "AI가 훈련 데이터에 관여하는 한 문제가 발생한다"면서도 "모델 붕괴를 일으키는데 정확히 얼마나 생성형 AI 콘텐츠가 필요한지는 추후 연구를 통해 밝혀야 할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연구진은 방대한 데이터 셋을 학습한 모델이 소규모 모델보다 모델 붕괴에 더 저항력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에 착안, 위의 챗GPT 및 디퓨전 모델 등의 거대 모델 이외에도 훈련 데이터를 상대적으로 적게 사용하는 모델로도 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험 결과, 모델 붕괴는 데이터 셋의 크기와 상관 없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연구에 따르면 모델 붕괴는 데이터 분포의 꼬리 부분, 즉 극단값 및 이상값에서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러한 꼬리에선 '표준'에서 더 멀리 떨어진 데이터가 포함됐기 때문에 모델이 오류를 출력할 가능성이 커지고, 이를 학습한 새로운 모델이 오류를 보다 빠르게 확대 재생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생성형 AI 모델 학습을 위해 수집하는 텍스트 데이터 분포의 극단값이 성・인종 차별적 표현에 해당하는 만큼, 관련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생성형 AI 모델의 소수 집단에 대한 편향은 세대를 교체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게 슈마일로프의 설명이다.

현실적 문제로 자리잡은 모델 붕괴 문제, 제대로 된 해결책은 미비한 실정

문제는 생성형 AI가 만들어 낸 방대한 콘텐츠들이 이미 인터넷 도처에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유수 테크 언론사 씨넷(CNET)은 경제 및 금융 주제를 챗GPT의 도움을 받아 작성하기 시작했다. 또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미국작가협회(WGA)의 파업도 영화・TV 업계 제작자들이 작가들이 작성한 기존 작품을 AI를 활용해 새롭게 대본을 쓰기 시작하면서 발생했다.

또한 AI가 생성한 데이터가 다른 생성형 AI의 모델의 학습 데이터로 활용될 것이라는 징후도 속속 발견되고 있다. 미국 아마존이 운영하는 메커니컬 터크(Mechanical Turk)가 대표적인 예다. 메커니컬 터크는 일감을 가진 수요자와 그 일을 할 수 있는 공급자를 연결해 주는 웹 기반 크라우드 소싱 서비스다. AI 개발자들은 차세대 생성형 AI 개발을 위해 타겟값에 해당하는 레이블을 지정하는 허드렛일, 예컨대 사진 속 물체가 고양이인지 개인지를 구분하는 일을 메커니컬 터크에 맡기고, 이를 공급자가 수행하고 임금을 받는다. 그런데 최근 이같은 분류 업무를 생성형 AI에게 대신 맡기게 되면서 모델 붕괴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로잔 연방 공과대학교(EPFL) 연구팀이 메카니컬 터크 웹 사이트에 의학 연구 초록 요약을 의뢰한 결과, 총의뢰 건의 약 1/3 이상이 챗GPT를 거친 것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선 모델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생성형 AI가 개발되기 이전 시점의 데이터만 활용하면 된다는 식의 미봉책을 내놓는다. 그러나 하루가 멀게 급변하는 글로벌 상황에서, 오래된 데이터를 학습한 생성형 AI를 통해 유용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슈마일로프는 "지난 100년 동안의 뉴스를 수집해서 오늘의 뉴스를 예측하는 생성형 AI는 분명히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전문가들은 사람이 만든 콘텐츠와 생성형 AI가 만든 콘텐츠를 정확하게 '필터링'하는 알고리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한다. 생성형 AI의 손길이 닿지 않은 '순수한 데이터'만을 학습 데이터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생성형 AI가 만든 이미지인지 감별해 주는 사이트인 'AI OR NOT'이 대표적인 예다. 이 사이트는 '빛의 각도가 자연스러운지'를 기준으로 알고리즘이 실제 사진과 AI가 생성한 사진을 구분한다.

그러나 위 'AI OR NOT'의 경우도 시각 전문가가 직접 합성 이미지를 구분하는 것이 아닌 만큼, 완벽한 정확도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해당 사이트는 미드저니, Dall-E2와 같은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 생성적 적대 신경망)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만 구분할 뿐, 포토샵 기반의 생성형 AI는 구분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아울러 사람이 생성형 AI가 만든 이미지를 편집한 2차 창작물의 경우, 이를 사람의 콘텐츠로 봐야 할지, 생성형 AI의 콘텐츠로 봐야 할지에 대한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