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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트위터(현 X)를 겨냥해 선보인 분산형 소셜미디어 '스레드'가 국내에서 큰 영향력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출시 직후 입소문을 타며 반짝인기를 끌었지만, 이후 편의성 및 콘텐츠 부족으로 인해 이용자가 줄줄이 이탈하는 양상이다.
최근 새로운 이름으로 변신한 X는 스레드 출시 이후에도 꾸준히 이용자를 유치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때 트위터 대항마로 각광받던 스레드는 출시 두 달도 되지 않아 '거품 논란'과 함께 열세에 몰렸다. 위기감을 느낀 메타는 서비스 개선, 웹 버전 출시 등을 통한 이용자 유출 방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반짝인기 끝난 스레드, '트위터 대항마' 자리 놓쳤다
스레드는 출시 초기 인스타그램과의 연동을 통해 다수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 바 있으나, 최근 들어 그 인기가 빠르게 식어가는 모습이다. 22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마케팅클라우드에 따르면 지난달 스레드의 국내 MAU(월간 활성 이용자)는 73만9,933명, 월 사용 시간은 47만6,579시간으로 전체 SNS와 커뮤니티 앱 중 각 14위, 20위에 올랐다.
지난달 11일 25만8,453명에 달했던 스레드의 DAU(일간 활성 이용자)는 약 한 달이 지난 이달 6일, 11만9,380명으로 반토막났다. 같은 기간 신규 설치 수도 13만 건에서 1만 건대까지 급감했다. 7월 첫째 주(3~9일) 81.8%를 기록했던 신규 설치자의 재방문율 또한 같은 달 마지막 주(24~30일) 50.1%까지 쪼그라들며 서비스 침체 불안감을 키웠다.
반면 X의 지난달 MAU는 462만3,229명, 월 사용 시간은 6,265만4,439시간으로 스레드를 크게 앞섰다. 올해 1~7월 X의 평균 MAU는 457만 명, 신규 설치수는 244만 건, 총사용 시간은 4억1771만 시간으로 SNS·커뮤니티 앱 중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X와 스레드는 모두 20대 이용자 비율이 높고, 교차 이용자가 많다는 점에서 '라이벌'로 주목받아 왔다. 실제 스레드 이용자 중 40%가 X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존재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용자 수 측면에서 X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는 양상이다.
서비스·콘텐츠 부실, 초기 이용자 줄줄이 유출
스레드는 지난달 출시 이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닷새 만에 1억 명 이상의 가입자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룩했으나, 얼마 되지 않아 '거품' 논란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애널리틱스 서비스기업 시밀러웹에 따르면 스레드는 출시 첫 주 사용자 수가 4,900만 명에서 2,360만 명까지 감소했고, 출시 2주 차에는 활성 이용자 수가 1,300만 명까지 쪼그라들었다.
이용자가 플랫폼에 머무는 시간도 급감하고 있다. 글로벌 모바일 시장 데이터 분석기업 센서타워에 따르면, 출시 후 2주 동안 이용자가 스레드에 머문 평균 시간은 iOS 기준 19분에서 5분, 안드로이드 기준 21분에서 5분으로 각각 줄어들었다. 호기심에 유입됐던 초기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이탈한 것에 더해 스레드의 단점을 체감한 이용자들도 타 SNS로 줄줄이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스레드는 SNS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다이렉트 메시지(DM) 기능이 없고, 게시물 수정 및 탈퇴가 불가능해 타 SNS 대비 편의성이 부족한 편이다. 아울러 서비스 출시 당시 유입된 일부 브랜드 및 인플루언서들이 스레드의 '알고리즘 피드'에 불만을 드러내며 등을 돌렸고, 이로 인한 콘텐츠 부재가 이용자의 흥미를 반감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일각에서는 스레드가 제2의 '클럽하우스'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021년 등장한 음성 기반 SNS 클럽하우스는 셀럽 및 인플루언서의 관심을 기반으로 국내외에서 반짝인기를 끌며 돌풍을 일으켰으나, 이후 금세 인기가 식으며 경영상 위기에 빠졌다. 메타 경영진은 클럽하우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서비스 개선에 힘을 쏟는 양상이다.
"이용자 유출 막아라", 서비스 개선에 박차
메타는 최근 '사용자가 더 이상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능들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게시물 편집 기능, 검색 및 해시태그 기능, 계정 삭제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많은 이용자가 기다려 온 스레드의 웹 버전은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2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의 최고경영자(CEO)인 아담 모세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웹 버전을 곧 출시할 예정이고, 현재 내부 테스트 단계에 있다"며 "약간의 버그가 있지만 준비를 마치는 대로 모든 사람과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바일 화면 전용이었던 스레드를 웹 환경에서도 원활히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 접근성을 제고하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메타 측은 누가 자신을 팔로우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는 팔로우 탭(follows tab)과 다른 언어로 된 텍스트를 읽을 수 있는 번역 기능 등을 새로 추가한 바 있다. 이달 초에는 "몇 주 안에 향상된 검색 기능을 출시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여타 인기 SNS와 동등한 수준의 편의성을 갖추기 위해 급박하게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메타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성공에 기대 안일하게 서비스를 내놨다가 후폭풍을 겪고 있다고 지적한다. 경쟁이 치열한 SNS 시장에서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시장을 연구해 흐름을 이해하고, 이용자의 수요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비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