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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규모 정부 지원 확보한 보안 시장, 'IPO 흥행 릴레이' 타고 날아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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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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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16조원 수준에 머물렀던 정보보호 시장 규모를 2027년 30조원 규모까지 확대한다. 이를 위해 1조원 이상의 예산을 투자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일 열린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정보보호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전략'을 발표, 이같이 밝혔다.

최근 들어 글로벌 정보보호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올해 정보보호 기업의 IPO(기업공개)가 줄줄이 흥행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재 국내 정보보호 기술이 대부분 '내수용'에 한정돼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으로 발돋움을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내 정보보호 시장 30조원까지 키운다

글로벌 정보보호 시장은 사이버 위협 증가, 디지털화로 인한 보안 요구 영역 확장, 글로벌 보안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글로벌 정보보호 시장 규모는 올해 3,019억 달러(약 394조원)로 추산되며, 2026년까지 연평균 8.5%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정보보호 산업의 전체 매출은 16조1,804억원으로 전년(2021년) 대비 16.7% 확대됐다. 과기정통부는 관련 시장을 2027년까지 30조원 규모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며, 2024년부터 2027년까지 4년에 걸쳐 1조1,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제로 트러스트(지속 검증) 전환 로드맵'을 수립하고, 통신, 금융, 의료 등 기반 분야에 제로 트러스트 보안 모델을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SW(소프트웨어) 공급망 공격에 대응하고, 해외 무역 장벽에 대비하기 위한 'SBOM(소프트웨어 자재명세서) 기반 SW 공급망 기술지원 체계'도 구축한다.

물리보안을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부 R&D(연구개발)로 국산화한 CCTV 반도체 칩 등 핵심 부품 보급을 확산하고, 2세대 반도체 칩을 조속히 양산해 국산 제품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생체 인식 성능 평가 분야를 정맥·홍채 등으로 확대하는 등 생체 인식 물리보안 시장 확대도 지원한다.

혁신 통합보안 모델을 구현하기 위한 'K-시큐리티 얼라이언스'도 구성한다. 민간이 통합보안 사업화 모델, 표준화 및 상호 운용성 확보 등을 주도하고, 정부가 기업 애로 해소와 판로·투자 및 해외 진출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외에도 과기정통부는 'K-시큐리티 클러스터 벨트'를 조성하고, 2027년까지 총 1,300억원을 투입해 사이버보안 전용 펀드를 신규 조성하는 등 관련 시장 성장을 위한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사진=unsplash

줄줄이 흥행하는 정보보호 기업 IPO

정보보호 시장의 성장세는 IPO 시장에서 체감할 수 있다. 올해 들어 IPO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정보보호 기업들이 급증한 것이다. 재택근무가 확산하고, 정부의 디지털 전환 정책이 추진되며 IP 보안 산업의 성장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기업은 크지 않은 공모 규모, 성장성 대비 저평가된 기업가치 등을 무기로 줄줄이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국내 대표 망연계 보안솔루션 업체인 한싹은 이달 8일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기업공개 절차에 착수한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8,900~1만1,000원이며, 상장 주관사는 KB증권이다. 증권가에서는 한싹이 국내 시장 점유율 37%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 최근 10년간 연평균 22% 이상 매출이 성장했다는 점 등에 주목해 IPO 흥행을 점치고 있다.

최근 증권 시장에 발을 들인 이메일 보안, 악성코드 진단 솔루션 기업 시큐레터는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각각 1,545 대 1, 1,698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 흥행에 성공했다. 상장 첫날에는 주가가 공모가 대비 100% 넘게 뛰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매출 규모 확대에 따라 2024년 시큐레터가 흑자 전환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지난 6월 상장한 인공지능(AI) 기반 생체인증 전자서명 솔루션 기업 시큐센은 기관 수요예측에서 1,800 대 1, 일반 청약에서 1.93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상장 첫날에는 주가가 공모가 대비 205% 폭등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코스닥에 입성한 사이버보안 기업 샌즈랩도 연초 IPO 시장 한파에도 흥행에 성공하며 정보보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내수용 상품으로는 한계 있다, 이제는 세계 시장으로

관련 기업의 IPO 흥행이 이어지고 있지만, 사실상 한국의 정보보호 기술 수준은 그다지 높지 못한 편이다. 주요 보안 상품과 서비스는 대부분 내수용이며, 매출 역시 대부분 국내에서 발생한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지 못한 채로 좁은 국내 시장 수요를 일부 기업이 '나눠 먹는' 구조인 셈이다.

안랩을 제외하곤 마땅한 '보안 유니콘'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안랩마저도 쟁쟁한 글로벌 보안 시장에서는 눈에 띄는 열세다. 안랩의 6일 기준 시가총액은 6,589억원이다. 같은 기간 글로벌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시가총액이 392억 달러(약 52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아쉬운 수준이다. 안랩의 주가는 사실상 안철수 창업자의 정치적 행보에 따라 오르내리는 추세며, 작년부터는 줄곧 1조원 이하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정보보호 기업이 세계를 상대로 몸집을 불려 가는 가운데, 국내 환경에 맞춰 제작되는 구축형 보안 제품은 언젠가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 세계 어느 환경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클라우드 기반 보안 제품 개발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디지털 정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정보보호 산업 역량 강화는 필수적이다. 과연 이번 정보보호 산업 육성 전략은 울타리에 갇힌 우리나라 시장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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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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