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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사에 따르면 다른 산업에 비해 헬스케어 산업에서 사모펀드 운용사의 투자 철수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전문 싱크탱크 피치북 데이터는 올해 헬스케어 서비스와 헬스케어 기반 IT 기업에 대한 투자 거래 건수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투자 약화 요인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부채 상환 비용 증가를 지목했다.
‘역대 최저’ 헬스케어 산업의 추락
지난 28일 피치북이 발표한 올해 2분기 헬스케어 서비스 및 헬스케어 기반 IT 기업 투자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헬스케어 서비스와 헬스케어 기반 IT 기업에 대한 투자 거래 건수는 2021년 2분기와 4분기 최대 거래 시기 대비 70% 이상 감소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헬스케어 기반 IT 기업에 대한 투자 거래 감소세가 일반 헬스케어 서비스 부문에 비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다른 산업 대비 투자 철수 높아
다른 산업에 대한 PE 운용사 투자 거래는 2021년 4분기 최대 거래 시기 대비 약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전문가들은 다른 산업 역시 큰 폭으로 거래 건수가 하락했으나 헬스케어 산업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의료 투자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여파로 인해 모든 산업에서 밸류에이션이 하락해 투자 딜 메이킹에 압박을 받고 있지만 헬스케어 산업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의료 서비스를 포함한 헬스케어 산업의 경우 금리 인상 여파로 부채 상환 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해 치과, 안과, 수의과 등 레버리지가 높은 전문 의료기관에 재무적 압박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피치북도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한 재무 악화가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투자 거래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기업 인수합병 거래는 바닥 찍어
일각에선 대형 인수 계약 실패가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투자 감소 분위기를 주도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4월 글로벌 투자그룹 칼라일(Carlyle)은 의료 정보 분석기업 코티비티(Cotiviti)를 원 소유자 베리타스캐피탈(Veritas Capital)로 부터 포괄적 인수하는 계약을 철회한 바 있다. 피치북 수석 애널리스트 레베카 스프링거(Rebecca Springer)는 “칼라일의 코티비티 인수 계약 실패 영향으로 인해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투자 거래가 약 25% 감소한 것으로 추측한다”고 밝혔다. 코티비티는 부채를 포함해 약 150억 달러(약 20조3,100억원)의 기업 가치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치북의 자료에 따르면 의료 기반 IT 부문 M&A 거래 건수가 투자 거래 건수에 비해 더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기준 의료 기반 IT 부문 M&A 거래 건수는 총 37건, 거래 규모는 약 5억 달러(약 6,770억원)에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M&A 거래 건수 134건, 거래 규모 440억 달러(약 59조5,760억원)에 비해 무려 98%나 하락한 수치다. 투자 전문가들은 높은 R&D 비용이 필요한 헬스케어 산업 특성상, 산업 자체에 대한 투자 감소는 의료 서비스 질적 수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