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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학 분야 AI 소프트웨어 개발사 뉴로핏, 200억원 유치하며 시리즈 C 마무리 AI 활용한 MRI 분석 솔루션, 기존 도구 '프리서퍼' 대비 빠르고 정확한 분석 가능 제약 시장에 발맞춰 신규 서비스 출시, 내년 목표는 '알츠하이머 치매'
뇌 질환 영상 인공지능(AI) 솔루션 전문기업 뉴로핏이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에는 △KB증권,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프라핏자산운용를 비롯한 기관 투자자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 △뉴로핏 일본 사업 파트너인 서일이앤엠 등이 참여했다. 기존 뉴로핏 투자자인 코오롱인베스트먼트, 프라핏자산운용은 시리즈B 투자에 이어 후속 투자를 진행했다.
뉴로핏은 기존 뇌 구조 분석 분야에서 전통적으로 활용되던 오픈소스 프로그램 '프리서퍼(FREESURFER)'의 단점을 보완, 신속하고 정확한 뇌 영상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내년에는 레켐비(레카네맙), 도나네맙 등 알츠하이머성 치매 신약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알츠하이머 치료제 토탈 솔루션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AI 활용해 신속·정확하게 뇌 MRI 분석
뉴로핏은 뇌의학 분야 전문 의료 소프트웨어 개발사다. 뉴로핏의 대표 상품인 '뉴로핏 세그엔진(Neurophet SegEngine)'은 뇌 영역별 구조 측정을 위한 AI 기반 뇌 MRI 분할 솔루션으로, 뇌 영역별 해부학적 특성이 학습된 세그엔진이 전송받은 MRI 촬영 데이터를 분석, 1분 이내로 뇌 영역의 분할 및 구조 분석을 수행한다. 환자의 두뇌, 인종, 나이, 성별 등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
뉴로핏은 이 같은 AI 뇌 영상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뇌의학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먼저 뉴로핏 아쿠아(Neurophet AQUA)는 뇌 MRI에서 뇌 위축과 백질 변성을 분석해 다양한 뇌 질환의 감별 진단, 예후 예측 등을 보조하는 솔루션이다. 이용자는 뉴로핏 아쿠아를 활용해 정확하고 빠르게 뇌의 상태를 분석하고, 뇌 위축 패턴·백질 변성의 변화 등을 다양한 리포트와 차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PET 자동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스케일 펫(Neurophet SCALE PET)은 PET 영상과 MRI를 결합,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타우 단백질 등 알츠하이머 바이오마커를 초고속으로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다. 영상 전문의가 오랜 시간 동안 일일이 수동으로 분석해야 했던 아밀로이드-PET 영상을 자동으로 분석해 인력 및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이외로도 뉴로핏은 △뇌 영상 치료 계획 소프트웨어 뉴로핏 테스랩(Neurophet tES LAB) △비침습형 경두개 전기자극(tES) 기기 뉴로핏 잉크(Neurophet innk) △클라우드 기반 뇌 영상 분석 AI 플랫폼 뉴로핏 세그플러스(Neurophet SegPlus) 등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프리서퍼 비켜라" 뉴로핏이 점찍은 경쟁 프로그램
뉴로핏은 자사 서비스의 비교 대상으로 뇌 MRI 이미지를 분석하는 오픈 소스 프로그램 '프리서퍼'를 지목한다. 프리서퍼는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등이 개발한 뇌 구조 분석 툴로, '기능적 뇌 매핑'을 위한 MRI 분석 프로그램을 포함하고 있다. 출시 이후 지금까지 뇌의학 연구 및 의료계에서 폭넓게 사용되며 관련 분야의 대표 도구로 꼽히기도 한다.
프리서퍼는 전통적인 만큼 한계가 명확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프리서퍼의 데이터 분석에는 평균적으로 약 8시간~24시간이 소요되며, 연산 24시간 초과율도 50%가 넘는다. 연산 실패율도 약 20%에 달한다. 촌각을 다투는 진료 현장에서는 사실상 사용하기가 어려운 셈이다. 반면 뉴로핏 세그엔진의 에러율은 1.3%, 평균 연산 시간은 1분 내외다. 뇌만 분할이 가능한 프리서퍼와 달리 두개골 전반을 분할해 분석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편의성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프리서퍼는 MRI 분석을 위해 복잡한 스크립트 코드를 작성하고, 다수의 파라미터를 수동으로 설정해야 한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역시 비숙련자에겐 상당히 불친절한 편이다. 뉴로핏 세그엔진은 이 같은 단점을 보완, 스크립트 작성 및 파라미터 설정 없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구축했다.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 발맞춰 '토탈 솔루션' 출시
뉴로핏은 편의성을 갖춘 자사 뇌의학 플랫폼을 바탕으로 신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우선 내년에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관련한 솔루션을 출시할 예정이다. 조만간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에서 출시될 레카네맙, 도나네맙 등 알츠하이머성 치매 신약의 '뇌 영상 촬영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들 신약은 알츠하이머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제거하는 항 아밀로이드제다. 항 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는 투약 시 뇌출혈과 뇌부종이 발생하는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ARIA)’, 뇌 위축 등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이 같은 부작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처방 후 뇌 용적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처방 전후로 주기적인 MRI 촬영이 필요하다.
기존 뇌 위축 등 뇌 용적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활용하던 ‘T1 MRI’는 촬영 소요 시간이 길고 비용적 부담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신약 출시 이후 MRI 수요가 커지면 자연히 환자 부담도 가중되는 셈이다. 이에 뉴로핏은 상대적으로 촬영 시간이 짧고 비용이 저렴한 ‘T2-FLAIR MRI’만으로도 알츠하이머 관련 뇌 영역의 용적 분석이 가능한 새로운 뇌 영상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아울러 뉴로핏은 ARIA를 모니터링·분석할 수 있는 혈관성 신경병리 자동 정량화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ARIA 분석 기술을 포함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토탈 솔루션 제품은 내년도 치료제 출시 시점에 함께 출시된다. 급변하는 제약 시장의 흐름에 발맞춰 솔루션을 공개, 관련 수요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