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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핀테크 썸업(SumUp), 투자 시장 침체 속 '대형 투자 라운드' 유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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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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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업(SumUp), 2억8,500만 유로 확장 자금 투입
유럽 핀테크 VC, 거래량 3연속·거래가치 2연속 하락하나
국내 핀테크 업계도 부진 면치 못하는 형국

영국 핀테크 회사 썸업(SumUp)이 4천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유치했다. 이는 최근 둔화 중인 유럽 핀테크 시장 흐름에 반하는 이례적인 금액으로, 벤처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썸업은 이번에 받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지난해 밸류에이션인 80억 유로(약 11조4,339억원)를 상회한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썸업, 중기 단계 라운드 성공적 유치로 확장 자금 확보

모바일 포스(POS·판매시점정보관리 시스템) 기기를 판매하는 런던 소재 핀테크 회사 썸업이 둔화하는 유럽 핀테크 투자 흐름을 뚫고 2억8,500만 유로(약 4,060억원) 규모의 중기 단계 투자 라운드 유치에 성공했다. 해당 라운드는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사모펀드 회사 식스 스트리트 파트너스(Sixth Street Partners)가 운영하는 중기 단계 전문 펀드 식스 스트리트 그로스(Sixth Street Growth)가 주도하고, 기존 투자자인 사모펀드 운용사 베인 캐피탈(Bain Capital Tech Opportunities), 핀테크 전문 VC 핀 캐피탈(Fin Capital), 벤처대출 기업 리퀴디티 그룹(Liquidity Group)이 참여했다.

허마이어니 맥키(Hermione McKee) 썸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썸업이 2022년 4분기 이후 30% 이상의 전년 대비 동기 매출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번에 유치한 자금은 금융 서비스 추가 런칭 및 유기적 성장 가속화와 더불어 글로벌 확장을 이어가는 데 투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직전 라운드 밸류에이션은 기대치 한참 아래, '업라운드' 의미 있나

앞서 지난 10월 미국의 소셜 커머스 기업 그루폰(Groupon)을 비롯한 썸업의 투자자들이 2022년 라운드의 약 48% 밸류에이션에 해당하는 지분(약 0.2%)을 내부 거래한 것이 알려지면서 썸업의 밸류에이션이 크게 낮아진 바 있다. 이로 인해 당시 업계에선 썸업의 다운라운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썸업의 대변인은 이번 라운드는 업라운드로, 직전 라운드에 비해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았음을 알리며 다운라운드 우려를 일축했다. 직전 라운드에서 썸업은 80억 유로(약 11조원)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아 지분 판매와 부채를 합한 총 5억9,000만 유로(약 8,399억원)를 모금한 바 있다. 이는 2017년의 투자 라운드에서 받았던 3억7,000만 유로(약 5,268억원)에 비하면 큰 성장이지만, 2022년 초 라운드를 준비할 당시 썸업이 공공연히 밝혔던 기대치인 200억 유로(약 28조4,820억원)에는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이다. 2021년의 호황이 끝난 직후, 벤처 시장의 지형이 극적으로 변화하자 많은 스타트업들이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밸류에이션 기대를 낮춰야 했던 상황을 썸업도 피해 가지 못한 것이다.

European-VC-fintech-investment-peaked-in-2022
핀테크 분야 유럽 VC 분기별 거래량 및 거래 가치(2023.12.11. 기준), 주: 거래 가치(네이비), 거래 건수(민트)/출처=Pitchbook

유럽 핀테크 VC, 거래량·거래가치 연이어 하락

썸업의 이번 투자 라운드는 올해 유럽에서 진행된 핀테크 VC 라운드 중 네 번째로 큰 규모다. 다만 현재 유럽의 핀테크 VC 시장이 빠르게 둔화 중이라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글로벌 투자 전문 연구기관 피치북에 따르면 이번 분기를 포함해 핀테크 거래량은 세 분기 연속, 거래 가치는 두 분기 연속 가파른 내림세를 기록 중이다. 집계일 기준 4분기 거래량은 314건, 거래 가치는 약 32억 유로(약 4조5,548억원)다. 4분기가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두 수치 모두 3분기의 341건, 약 52억 유로(약7조4,016억원)와 큰 차이를 보이는 만큼 상승세로 돌아설 수는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핀테크 거래 가치의 정점은 올해 2분기였다. 443개 거래에 87억1,000만 유로(약 12조 3,978억원)가 투자되면서다. 스위스 기반 온라인 대출 플랫폼인 테일러(Teylor)의 2억7,500만 유로(약 3,915억원)규모 라운드도 이때 이뤄졌다. 한편 올해 최대 규모 핀테크 투자는 1분기에 나왔다. 개인사업자 세금 납부 및 관리 플랫폼 어바운드(Abound)가 지난 3월에 유치한 5억6,400만 유로(약 8,030억원)의 라운드다.

현재 유럽 핀테크 업계를 덮친 투자 침체는 금리 상승으로 글로벌 벤처 시장 전반에 걸쳐 자본비용이 올라간 상황에서 전쟁 등 지정학적 요소에 더해 가파른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며 일어났다. 특히 밸류에이션이 평가절하되고 엑시트(투자금회수)가 밀리는 현상은 투자 심리 위축을 불러왔다.

핀테크 시장 약세, 한국도 마찬가지

한국 핀테크 시장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글로벌 핀테크 정보 제공 업체인 핀테크글로벌(Fin Tech Global)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핀테크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했다. 국내 핀테크 대표 기업들의 실적도 전반적으로 저조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네이버페이를 제외한 대형 3사의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 총합은 1조580억원 수준으로, 토스(-8,620억원), 카카오페이(-1,727억원), 핀다(-231억원) 순의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뱅크샐러드와 하나금융지주 계열 핀테크 업체 핀크도 지난해 각각 1,410억원과 5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핀테크 시장 부진 역시 유럽과 같이 금리 인상의 영향이 컸다. 특히 신용도가 대체로 낮은 핀테크 대출 고객의 특성상 고금리가 연체 가능성을 높이며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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