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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스테이블코인, 2조 달러 성장 전망은 과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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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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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리는 스테이블코인 성장 전망
"테더 입지 위태로워진다" 지니어스 법안의 한계
시장 신뢰 확보도 시급해

세계 최대 은행 JP모건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기반 인프라 및 인식의 한계를 고려하면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시장에 안착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JP모건, 스테이블코인 낙관론에 '일침'

23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JP모건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시장 전망이 “과도하게 낙관적”이라고 분석했다. JP모건 전략가들은 “정치권과 기관의 관심은 커지고 있지만, 스테이블코인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 인프라는 아직 부족하다”며 “성장은 이어지겠지만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만큼 빠르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금 유동성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기관이나 개인 투자자들이 단기간에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현금 대체 수단으로 받아들이긴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미국 정부와 일부 은행들이 보여온 기대와는 상반되는 의견이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달 상원 의회 청문회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2028년까지 2조 달러(약 2,758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고, (실제) 달러의 지위를 강화시킬 것”이라며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지지하기 위한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도 지난 4월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이 향후 3년 내 2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테더(USDT)와 유에스디코인(USDC)이 주도하는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가 약 2,700억 달러(약 372조3,57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3년 안에 시장 규모가 10배 가까이 확대되는 셈이다.

다만 JP모건이 스테이블코인 기술 자체에 회의적인 것은 아니다. JP모건은 현재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과 손잡고 공동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지난달에는 기관 고객을 위한 JP모건 예치금 토큰(JPMD)의 파일럿 프로그램도 출시했다. 그간 ‘디지털 자산 회의론자’로 알려져 있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 역시 지난 16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전통 결제 시스템을 두고 스테이블코인을 써야 할지에 대해 의문이 있다”면서도 “스테이블코인은 실재하며, 우리는 예금 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을 잘 이해하고 활용할 것”이라고 발언하며 태도를 누그러뜨린 바 있다.

지니어스 법안, 오히려 악재?

시장 곳곳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이 단기간 내 급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 등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적 기반의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지니어스 법안은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운영에 대한 명확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법안으로, 지난달 17일 상원을 통과한 뒤 지난 17일 하원 문턱까지 넘어섰다. 대통령 서명 절차만 거치면 입법 절차가 끝난다.

문제는 지니어스 법안이 시행될 경우 테더를 비롯한 일부 스테이블코인이 줄줄이 미 시장에서 퇴출당할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지니어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때 미 달러 혹은 단기 국채 등 유동성 자산을 1:1 비율로 의무적으로 예치하고, 외부 감사를 받은 연간 재무제표를 매년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다.

지금껏 이 같은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던 일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특히 테더는 그간 준비금 일부를 비트코인과 금 등 변동성 자산으로 충당해 왔으며, 외부 회계 감사 없이 자체 보고서만 공개해 투명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현재 테더는 새로운 규제 기준 준수에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이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테더가 단기간 내에 지니어스 법안이 요구하는 기준을 완벽하게 충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추세다.

신뢰 없으면 체계 무너진다

향후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시장 구성원 사이에서 유의미한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보편적인 형태의 스테이블코인으로 평가받는 '법정화폐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은 코인 1개를 발행할 때마다 발행사(기업)가 은행 계좌나 신탁에 1달러 혹은 그에 상응하는 실물 자산을 예치하는 모델이다. 시장의 선두 주자인 테더와 USDC 모두 이 방식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 중이다. 이 같은 방법으로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는 해당 기업이 발행량만큼의 달러나 국채 등 준비금을 잘 보관하고 있다는 신뢰를 기반으로 유지된다. 발행사가 사용자에게 '언제든 1코인을 1달러로 바꿔줄 수 있다'는 믿음을 주지 못하면 관련 시장이 성장하기는커녕, 거래 체계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 역시 이러한 맹점을 인지하고, 시장 신뢰 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리플유에스달러(RLUSD) 발행사인 리플랩스의 경우, 이달 초 미국 통화감독청(OCC)에 국내 은행 인가(national bank charter)를 신청했다. 자체 은행사인 ‘리플 내셔널 트러스트 뱅크(Ripple National Trust Back)’를 출범해 RLUSD의 준비금 및 수탁 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신뢰 기반 자산인 스테이블코인의 특성상, 제도권 금융기관에 편입된 발행사는 시장 경쟁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며 "리플의 은행업 진출은 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적 선택인 셈"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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