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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화된 저출생 여파, 2년 뒤엔 초등 신입생 20만 명대로 추락할 것 출생아 수도 급격히 하락 중, 지난해 역대 최저치인 23만 명 기록 학령인구 절벽으로 지방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학교 통·폐합 바람 거세
저출생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 수가 사상 처음으로 30만 명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신입생이 아예 0명인 소규모 학교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 전국적으로 학교 통·폐합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저출생 인한 취학 대상 아동 급감
3일 교육부와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0일 기준 2024학년도 취학 대상 아동은 41만3,056명으로 집계됐다. 취학 대상자는 입학 전년도 10월 1일을 기준으로 주민센터에서 파악한 아동 숫자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다만 통상적으로 해외 이주나 건강상 이유 등으로 인해 10월 이후 취학 유예 및 면제 등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입학하는 아동은 90% 수준에 머무른다. 이를 고려할 때 올해 초등학교 1학년생은 30만 명대 중후반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국 초등학교 입학생 수는 2019년 47만2,947명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지난해까지는 40만1,752명으로, 그나마 40만 명 언저리를 유지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깨진 것이다.
이는 계속되는 저출생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 이러한 학생 수 감소세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18년 출생아 수는 약 32만 명으로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할 2017년 출생아 수 35만 명에 비해 3만 명 줄어든다. 이듬해인 2019년 출생아 수는 30만 명으로 2026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할 실제 인원은 20만 명대에 머물 가능성이 농후하다. 초등학교 입학생 '40만 명대'가 무너진 지 불과 2년 만에 '30만 명대'까지 무너지는 셈이다.
심지어 역대 최저치를 찍은 지난해 출생아 수는 주민등록 기준상 약 23만 명이다. 즉 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2029년에는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10만 명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학생 수 부족으로 통·폐합되는 학교 늘어난다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함에 따라 소규모 학교 통폐합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문제는 농어촌 지역뿐만 아니라 서울 등 대도시 구도심 지역에서도 동일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3월 서울 광진구에 있는 화양초등학교는 폐교 수순을 밟았다. 서울 강서구에 있는 서울개화초등학교는 지난해 기준 전교생이 89명으로 학년 당 학급 수는 1~2개, 학급 당 학생 수는 11~16명에 불과한 소규모 학교가 됐다.
인구가 68만 명인 경기도 안산시에서도 소규모 학교 통·폐합이 결정됐다. 상록구에 있는 경수초·경일초와 단원구에 위치한 대남초·대동초·대부초 등 5곳이 대상이다. 상록구는 경일초교로, 단원구는 대부초교로 각각 2025년과 2027년에 통·폐합된다.
지방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전라북도 군산에 위치한 신시도초등학교 야미도분교와 부안 위도초등학교 식도분교는 그간 입학생이 없어 휴교 상태였지만 올 초 결국 폐교가 결정됐다. 부안 주산중학교는 재학생 1명이 내년에 졸업하면 문을 닫기로 했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입생이 0명인 초등학교 145개교 중 지방 초교는 118곳이나 된다. 시도별로 보면 경북 지역이 32개교로 가장 많았고 전남(30개교), 강원·전북(20개교), 경남(18개교), 충남(9개교), 충북(8개교), 인천·부산·제주(1개교)가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