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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여야 산다" 궁지 몰린 케이블TV, FOD 사업 포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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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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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는 사람도 없는데 가격만 오르네" 케이블TV, FOD 구매 중단
OTT의 편의성·신속성에 밀렸다, FOD 사실상 시장 경쟁력 잃어
쪼그라든 유료방송 수요, 생존 위해 불필요한 사업 과감히 쳐내야
케이블TV_코드커팅_20240109

침체기에 접어든 케이블TV 업계가 지상파 FOD(Free Video on Demand) 구매를 중단한다. FOD는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가 이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주문형 비디오(VOD)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열풍 이후 시청자의 FOD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급격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케이블TV 업계가 일종의 '생존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수요 줄어도 비용은 뛴다" 케이블TV의 호소

케이블TV는 지상파 콘텐츠를 받아 재송신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지상파에 가입자당 월 재송신료(CPS)를 지급한다. 재송신료는 2012년 280원에서 출발해 계속해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시점 지상파 방송사는 케이블TV에 채널당 500원 수준의 재송신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대비 지상파 채널 콘텐츠 이용 대가가 약 두 배 뛴 셈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2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상파 재송신 매출은 2017년 3사 2,350억원(지상파 3사 합계)에서 2020년 3,999억까지 급증한 바 있다. 꾸준한 재송신료 인상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것이다. 반면 케이블TV 방송사업 매출은 2013년 정점을 기록한 뒤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영업이익률은 4.7% 수준이다. 케이블TV업계는 OTT·유튜브 등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의 인기로 지상파 콘텐츠 가치가 하락했음에도 불구, 이용 대가는 꾸준히 늘고 있다는 불만을 드러내 왔다.

이번에 구매 중단이 결정된 FOD는 2000년대 초 이후 폐지된 지상파 녹음녹화 채널의 대체품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상파 인기 프로그램을 케이블TV가 구입해 시청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TV 시청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현시점, 전체 FOD 시장에서 지상파가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실제 지난 2012년 지상파 콘텐츠는 전체 FOD 이용량의 약 60% 이상을 점유하는 핵심 상품이었지만, 2022년에는 그 점유율이 30% 선까지 미끄러졌다.

가라앉는 케이블TV 업계, 일단은 덩치 줄인다

FOD가 경쟁력을 잃어버린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OTT 열풍'이 지목된다. 지상파는 각종 OTT 플랫폼에 인기 프로그램들을 실시간 공급하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IPTV(인터넷TV) 내 VOD 서비스와 FOD에는 지상파 방영 프로그램 공개까지 3주의 '홀드백(한 편의 작품이 정식 공개된 뒤 온라인 등의 부가 채널에 공개되기까지 걸리는 최소 기간)'이 존재한다. 소비자가 굳이 FOD를 이용할 만한 '메리트'가 사라진 셈이다.

케이블TV 업계는 지상파 재전송 대가 산정 시 패키지 형식으로 구입하는 FOD 비용 지출에 불만을 품기 시작했다. FOD가 이렇다 할 시청자 유치 효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불필요한 투자를 이어갈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업계 전반이 이처럼 극단적인 사업 축소를 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케이블TV를 비롯한 유료방송 업계 전반이 본격적인 침체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3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 점유율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634만7,495명 수준이다. 직전 반기 대비 가입자 수 증가율은 0.27%에 그쳤다. 특히 IPTV와 OTT의 압박으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직전 반기 대비 0.77% 감소하며 하향곡선을 그렸다. 수익성이 나오지 않는 사업을 정리하지 않으면 사실상 생존부터가 어려운 '낭떠러지'에 몰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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