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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兆 시장 노린다" 당근, ‘인증 증고차’ 서비스 시범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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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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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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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매물의 ‘평가사 촬영 사진, 수리이력’ 등 공개해 정보 불균형 해소
서울·경기 지역 중심으로 시범 도입, 정식 서비스 도입 여부는 아직 미정
완성차 업체까지 중고차 시장 뛰어드는 추세, 경쟁 과열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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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플랫폼 내 '당근 진단 중고차' 사례/사진=당근

국내 대표 지역생활 앱 당근이 지난해 지역 정비소들과 협력해 중고차 구매 과정에서 진단평가사들을 동행할 수 있도록 한 데 이어, 직접 매물을 점검해 내놓는 인증 중고차 서비스를 시범 도입했다. ‘레몬마켓(저급품 유통시장)’으로 여겨지는 중고차 시장의 정보 불균형을 해소함에 따라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 등 완성차 제조사들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 점으로 볼 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당근 소속 진단평가사가 직접 매물 점검, '소비자 불편 최소화'가 핵심

15일 업계에 따르면 당근은 최근 서울·경기 지역 중심으로 ‘당근 진단 중고차’ 서비스를 시작했다. 플랫폼 내 별도 페이지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당근 진단 중고차는 당근 소속 자동차 진단평가사가 점검한 개인판매자의 중고차 매물이다. 진단을 마친 중고차 매물은 보험사고 처리이력, 수리이력, 소모품 및 옵션 상태, 평가사가 촬영한 실내외 사진 등이 공개된다.

현재는 시범 서비스 단계로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당근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회사는 중고차 직거래 서비스에서 직접 차량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며, 정식 서비스 도입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아울러 향후 진단 매물의 보증 규정도 만들어갈 계획이다. 당근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에서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믿고 소통할 수 있는 거래 환경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기술 고도화 및 다양한 전문 서비스와 협업해 소비자들이 직면할 수 있는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시장 이용자 경험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부터 개인 중고차 직거래 서비스를 시작한 당근은 최근 2년 새 중고차 거래 규모가 일평균 400여 대로 증가했다. 이는 국내 중고차 시장의 일평균 거래량(6,500여 대)의 6% 규모로, 이번 시범 서비스 도입에 따라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전문성이 부족한 개인 소비자 입장에서 중고차 거래의 가장 큰 진입장벽은 차량에 대한 점검”이라며 “이미 압도적으로 많은 플랫폼 사용자 수를 확보한 당근이 직접 인증·점검해 직거래의 불안 요소까지 낮추는 서비스를 확대해 나간다면 중고차 판매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뉴스룹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뉴스룸

신차 판매대수 훌쩍 웃도는 중고차 시장, 완성차 제조사들도 본격 진출

한편에선 당근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쉽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완성차 제조사마저 중고차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업체가 바로 현대차와 기아다. 2022년 1월 중고차매매업 사업자등록을 시작으로 인증 중고차사업을 단계별로 준비해 온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국내 완성차 브랜드 최초로 인증 중고차 판매를 시작했다. 현대차의 차량 공급은 중고차 매집에서부터 상품화, 물류, 판매에 이르기까지 중고차사업 모든 과정에 걸쳐 자체 인프라를 통해 진행된다. 특히 국내 최다 수준인 270여 개 이상의 진단·검사 항목을 통과한 제품만 판매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도 지난해 11월 중고차 시장에 진출했다. 기아는 현대차와 달리 전기차(EV) 거래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이를 위해 전기차 가격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인 배터리 검증을 위해 국내 최초로 전기차 품질등급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도 출시 5년 및 주행거리 10만Km 미만 차량을 매입해 판매하는 인증 중고차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르면 올해 내 자체 인프라를 마련해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완성차 업계가 중고차 시장에 발을 들이는 이유는 중고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고차의 연간 거래대수는 238만 대로, 신차 판매대수(180만 대)와 렌터카 등록대수(120만 대)를 웃돈다. 중고차 1대 평균 매매가격을 평균 1,000만원 중후반대로 가정할 경우 시장 규모는 30조원에 육박한다.

아울러 신차 판매를 원활하게 할 목적으로 중고차 시장에 진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려는 이유는 돈이 되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될 수도 있고,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신차와 중고차 간의 리사이클링 효과 때문”이라며 “중고차 가격이 떨어지게 되면 신차 가격하락과 판매량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완성차기업이 직접 중고차를 관리해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신차 판매를 원활히 하는 것과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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