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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부족하니 인도에서 뽑는다" 해외 개발자 찾는 스타트업들 IT 아웃소싱 시장 발달한 인도, 유능한 인재 저렴하게 고용 가능 언어·소통 문제가 발목 잡아, 기업의 활용 역량이 중요하다
벤처업계가 인도 국적의 IT 인재를 적극 채용하고 있다. 국내 소프트웨어(SW) 분야 인재 확보 장벽에 부딪힌 기업들이 IT 아웃소싱 산업이 발달한 인도에서 인력 공백을 메꾸기 시작한 것이다. 스타트업계 전반에서 외국 IT 인재에 대한 수용적 태도가 확산하는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현장에서 발생할 의사소통 문제 및 업무 효율 저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유능한 인도 인재 잡아라" 벤처업계의 변화
최근 중소기업들은 국내 SW 우수 인재 부족으로 인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7월 중소벤처기업 18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5.4%는 "SW 인력 채용과 유지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어려움을 느끼는 주된 이유로는 △필요 역량을 갖춘 지원자 부족 △직원의 잦은 이직·퇴사 등이 지목됐다.
한편 설문 참여 기업의 54.5%는 "외국인 SW 전문 인력을 채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고질적인 국내 인재의 빈자리를 기꺼이 해외 인재로 메꾸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기업이 가장 선호하는 외국 인력으로는 인도 출신(36.4%)이 꼽혔다. 인도 IT 인재는 영어 회화 및 개발에 능통한 경우가 많고, 국내 인력 대비 저렴한 인건비로 채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기업협회 역시 인도 IT 인재 확보에 나섰다. 지난달 말 인도 뉴델리에서 벤처스타트업 인재매칭 페스티벌을 개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기업협회는 해당 행사를 통해 인도공과대, 네루대 등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내 기업 취업 설명회와 일대일 면접 등을 진행했다. 차후 채용 행사와 현지 채용 지원 데스크, 인도 SW인재 유치 사업 등을 통해 국내 벤처기업에 200명 이상의 인도 IT 인재를 채용하겠다는 목표다.
인도 IT 인력 활용의 '장벽'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외국 인력이 국내 인력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울 수는 없다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프로젝트 작업 도중 한국 기업과 외국인 개발자가 언어의 장벽에 부딪힐 경우, 정확한 소통이 불가능해져 업무 효율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실무자들은 인도 개발자가 영어를 능통하게 구사해도 소통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한 IT 스타트업 관계자는 "(언어 장벽 문제는) 인도 개발자의 문제라기보다는 국내 스타트업의 역량 부족 문제"라며 "(벤처업계 내) 영어에 능통한 능력은 개발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개발 지식이 충분한 인재는 영어 실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개발과 영어 회화에 모두 능통한 인재는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대다수 벤처기업은 외국인 개발자와 원활한 소통을 이어갈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질적 인력난에 시달리는 국내 벤처업계 입장에서 인도 IT 아웃소싱 시장은 분명 매력적이다. 인도의 풍부한 인력 풀을 적절히 활용할 경우 비용 절감 및 업무 효율화를 통해 기업의 추가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관건은 해외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의 역량이다. 과연 국내 벤처업계는 언어의 장벽을 넘어 인도 시장을 기반으로 한 '인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