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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우주를 이해하기 위한 과학적 시도, 양자 다중우주와 우주론적 다중우주 결국 다양한 우주 존재를 가정해야 특별함을 설명할 수 있어 인식 범위 밖의 존재, 이론적 모델링으로 끊임없이 상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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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우주라는 개념은 많은 SF의 소재가 되기도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이 진지하게 연구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현대 물리학의 여러 분야에서 등장하는데, 양자역학의 다중세계를 예로 들 수 있다.
양자역학의 다중세계는 인간의 삶이 양자 세계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된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1957년 젊은 대학원생 휴 에버렛 3세(Hugh Everett III)는 다양한 가능성이 서로 다른 우주로 나뉘며, 인간은 여러 현실을 경험하지만 도플갱어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추측했다. 즉 양자역학에서 입자는 누군가가 측정을 시도하기 전까지는 모든 가능한 경우의 중첩으로 존재하는데, 측정을 시도하면 모든 가능성이 붕괴하고 하나의 물리적 상태만 관찰된다고 해석한다. 그리고 측정 이전에 존재했던 다른 가능성은 각각 다른 버전의 관찰자와 함께 서로 다른 우주에서 펼쳐진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미세조정의 신비, 인플레이션이 불어낸 우주 버블들
양자 다중우주 말고도 우주론적 다중우주(cosmological multiverse) 해석이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라는 과정(우주의 초기 단계로 여겨지는 급격한 팽창)이 초기 우주의 여러 지역에서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일어났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때마다 우주가 팽창하는 별도의 '버블'을 만들어내며 이러한 버블은 우리의 우주와는 다른 물리 법칙을 가진 독자적인 우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바라본다. 우리가 속한 우주가 팽창하는 동안 다른 우주 버블들도 팽창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 결과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은 서로 멀어져서 직접 보거나 상호작용할 수 없다고 가정한다.
물리학자들이 다중우주가 현실에 대한 올바른 해석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우주의 특성은 '미세조정'에 있다. 우리 우주의 여러 조건(매개변수)은 은하, 별, 행성, 생명체가 형성되기에 적합한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중력의 세기, 전자기 상호작용의 세기 등 이러한 상숫값이 조금만 달랐었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행성과 생명체는 결코 형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1970년경 물리학자 브랜든 카터(Brandon Carter)는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가 특별하며 특별할 수 있기 위해선 가능한 우주의 형태가 다양하다는 전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론 물리학의 역할, 관찰 너머의 진실을 찾아서
하지만 다중우주론의 한 가지 문제는 이 아이디어를 직접 실험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다른 우주가 존재해도 우리의 인식 범위를 벗어났기 때문에 증명할 길이 없다. '다중 우주의 매력'의 저자인 세인트조셉대학교의 물리학자 폴 핼펀(Paul Halpern)은 현재 물리학에는 직접 실험할 수 없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언급했다. 우주는 팽창하고 가속하고 있으며 빛의 속도는 유한하므로 특정 반경을 벗어난 우주의 일부는 절대 볼 수 없다. 따라서 약 460억 광년 너머의 세계에 대해서는 상상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때문에 이론적으로도 우주의 모든 입자의 위치와 모멘텀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없다.
그러나 물리학은 역사적으로 직접 측정할 수 없는 많은 제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해서 발전해 왔다. 직접 관찰이 불가능할 때 과학자들은 이론 물리학에 의존했다. 일반 상대성 이론과 같이 설득력 높아 보이는 이론은 관찰 없이도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다가 나중에야 실험 결과가 나오는 이론적 모델이었다. 이론과 실험에는 시차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핼펀 교수는 사람들이 상대성 이론이나 양자 물리학처럼 잘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론 물리학의 다양한 가능성을 인정하고, 이 모든 가능성이 어떻게 오늘날 우리의 우주에서 발생한 것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기를 권고했다. 이 모든 것이 큰 미스터리라는 것을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그는 덧붙였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