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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원격근무가 제시하는 여성과 아시아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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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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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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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근무 통한 아시아 여성 ‘노동 참여’
동남아시아 경제 효과 연간 173조 원
뿌리 깊은 ‘성역할 편견’ 바꿀 기회

본 기사는 The Economy의 연구팀의 The Economy Research 기고를 번역한 기사입니다. 본 기고 시리즈는 글로벌 유수 연구 기관의 최근 연구 결과, 경제 분석, 정책 제안 등을 평범한 언어로 풀어내 일반 독자들에게 친근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기고자의 해석과 논평이 추가된 만큼, 본 기사에 제시된 견해는 원문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자카르타와 도쿄에 출퇴근 시간 교통 혼잡이 줄어든 것은 새로운 시설 때문이 아니라 여성 근로자들의 근무 형태 변화 때문이다. 아시아 전역에 걸쳐 원격근무와 시간제 근무는 더 이상 부가 혜택이 아니라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직장 내 성별 격차를 해소할 혁명적 도구가 되고 있다.

사진=ChatGPT

원격 근무 통한 아시아 여성 노동 참여 ‘급증’

노동통계국과 지역 조사 자료에 따르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원격으로 일하는 아시아 여성의 비율은 2019년 7%에서 작년 말 32.5%까지 상승했다. 전시에나 볼 수 있는 급격한 변화다. 여기에 3/4을 넘는 아시아태평양 기업들이 직원을 채용할 때 원격 내지 하이브리드 형태의 근무를 고려한다. 부족한 근무시간에도 사회보장 적용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정책과 교육은 외벌이 가장을 상정한 전통적인 ‘9시 출근, 5시 퇴근’ 모델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우려스럽다. 고용법과 대학 학점 제도까지 바꾸지 않는다면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아시아의 유연 근무제는 서구에 뒤처져 왔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거치고 정책 당국의 성평등 목표가 구체화되며 변화가 일어났다. 일본은 2019년 업무 형태 개선법(Work-Style Reform Act)을 제정했고 말레이시아는 2022년 원격근무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법제화했다. 베트남과 태국에서도 여성의 노동 참여가 급증했지만 인도네시아와 파키스탄 등 아직 변화에 동참하지 못한 국가들도 있다.

국가별 유연근무 법제화 비율(%) 추이
주: OECD 고소득 국가(High Income: OECD), 유럽 및 중앙아시아(Europe & Central Asia), 남미 및 카리브해(Latin America & the Caribbean), 동아시아 및 태평양(Ease Asia & Pacific),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Sub-Saharan Africa), 중동 및 북아프리카(Middle East & North Africa), 남아시아(South Asia)

동남아시아 경제 효과만 연간 ‘173조 원’

이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동남아시아의 경우 2030년이 되면 무려 550만 명의 노동자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성 노동 참여율이 남성보다 30%P 뒤지고 있는 현실에서 유연 근무제를 통해 여성의 참여를 강화하는 것은 경제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다. 연구에 따르면 2027년까지 680만 명의 여성이 추가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원격근무를 통해 노동 인구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며 경제 효과는 연간 1,260억 달러(173조원)에 달한다. 여성들의 기술 향상은 아직 고려하지 않은 숫자다.

많은 아시아 여성이 일과 가사를 병행하기 위해 시간제 프리랜서 형태로 일하고 있다. 그러다 2022~2024년 코로나 기간을 거치며 데이터 입력 및 UX 검사 같은 ‘무더기 일’이 증가해 여성의 임금 정체가 해소됐다. 원격근무가 가능한 직장에서는 관리자로 승진하는 여성의 비율도 남성보다 높아졌다. 맥킨지에 따르면 남성 100명당 여성 116명이 초급 관리자로 승진해 남성 100명당 여성 83명인 기존 기업들보다 여성 비율이 훨씬 높았다.

동남아시아 여성 근로자에게 유연한 스케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심지어 유급 육아 휴직이나 아동 수당보다 소중하다고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간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고 출퇴근 과정에서의 위험을 피할 수 있으며, 가사와 일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혜택으로 꼽힌다.

원격근무가 대면 근무를 통한 업무 역량 향상 및 인간관계 구축의 장점을 앗아간다는 비판도 있지만 원격근무 시간에 출퇴근 및 업무 관리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아무 문제 없다는 것이 증거로 드러났다. 오히려 원격근무를 한 여성들이 사무실 근무자보다 상사와 일대일 대면을 더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정부와 대학교도 ‘변화에 부응’

이에 대학교와 직업훈련 기관도 반응하기 시작했다. 싱가포르 대학교들은 출산을 마치고 복귀한 여성들의 과제량을 조절해 STEM 분야 졸업률을 7%P나 상승시켰다. 6주간의 데브옵스(DevOps, 소프트웨어 개발 및 정보 기술 운용의 통합 및 자동화) 과정이나 4주간의 ESG(환경, 사회, 지배 구조 지표) 집중 과정 같은 단기 인증제 수업이 가사를 병행하는 여성들의 상황에 잘 맞았다.

이밖에 베트남 대학교들은 어린이집을 공동 학습 공간 옆에 설치해 여성들의 시간 활용을 도왔고,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아예 보육시설과 인터넷 허브, 직업훈련원을 함께 대중교통 노선 인근에 마련하기도 했다. 정부는 원격 인턴십을 통한 빠른 자격 인증과 함께 기업들의 적극적인 교육 참여를 유도해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 고용시장 변화에 맞는 과정을 도입하는 것은 교육기관들의 경쟁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국가별 원격근무 법제화 비율(%) 추이
주: 유럽 및 중앙아시아(Europe & Central Asia), OECD 고소득 국가(High Income: OECD), 남미 및 카리브해(Latin America & the Caribbean), 동아시아 및 태평양(Ease Asia & Pacific),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Sub-Saharan Africa), 중동 및 북아프리카(Middle East & North Africa), 남아시아(South Asia)

경제 성장과 성차별 해소 ‘절호의 기회’

물론 유연성이 평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는 인공지능(AI)이 원격근무에 적합한 여성의 사무직을 불균형적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기업에 성별 임금 데이터 공개와 투명한 승진제도를 의무화하고 시간제 근무자에게도 직업 훈련을 보장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물리적인 공간에 대한 우려도 있다. 아시아의 많은 도시 주택이 두 명이 원격근무를 하기에는 너무 좁다. 대중교통 인근에 공용 사무실을 설치하는 것이 실용적인 대책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가사 노동을 여성의 의무로 보는 전통적인 관념을 바꾸는 것이다.

원격근무를 통한 여성의 노동 참여는 아시아 국가들에 다시 올 수 없는 전환점을 부여하고 있다. 간과한다면 경제 성장은 물론 성차별을 해소할 기회까지 놓치는 결과가 될 것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Flexibility Unleashed: How Remote and Part-Time Work Are Redrawing Asia’s Gender Map | The Economy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2차 저작물의 저작권은 The Economy Research를 운영 중인 The Gordon Institute of Artificial Intelligence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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