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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차질' 공언하던 삼성전자 노조, 파업 참여자 사흘 만에 95%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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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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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노, 1차 총파업에 이어 2차 '무기한 총파업' 돌입
총파업의 목적은 '생산 차질', 참여자 수 확보에 주력
사측 "반도체 공정 자동화율 높아, 파업의 영향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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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차질'을 목적으로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집회 참여자 수가 사흘 만에 90% 이상 급감했다. 이에 노조는 평택·화성 등 중요 생산 라인을 중심으로 파업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홍보 집회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사측은 파업 참여자를 파악하고 대체 인력을 배치하기 위한 근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반도체 공정의 상당 부분이 자동화돼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파업 집회 참여자 350명, 첫날 6,500명에서 크게 줄어

1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전날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벌인 집회에 노조 추산 350여 명, 회사 추산 150여 명이 참여했다. 전삼노는 삼성전자 최대 규모의 노조로 전체 조합원은 3만2,000여 명이다. 이날 집회 참여자 수는 삼성전자 직원의 0.3%, 전삼노 조합원의 1%로 추산된다. 전삼노 추산에 따르면 파업 첫날인 지난 8일 총파업 집회에는 6,500여 명이 참석했는데 불과 사흘 만에 노조 집회 참여자 수가 95%가량 감소한 것이다.

전삼노는 사측에 노조 창립휴가 1일 보장, 전 조합원 기본 인상률 3.5%, 성과금 제도 개선, 파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 보상 등을 요구했지만 노사협상에 진척이 없자 지난 8일 사상 첫 총파업을 진행한 데 이어 1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전삼노가 이번 총파업 목적이 '생산 차질'에 있다고 공공연하게 밝힌 만큼 전삼노의 쟁의 행위가 성공해 교섭에서 우위에 점하기 위해서는 총파업 참여자 규모가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삼노는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 지난 12일 평택캠퍼스의 HBM(고대역폭 메모리) 라인에서 집회를 연 데 이어 오는 15일에는 화성캠퍼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H3 지역, 16일에는 국내 패키징 생산 거점인 온양캠퍼스를 찾아 집회를 벌일 계획이다. 특히 파운드리 H3 지역은 첨단 반도체 핵심 공정인 극자외선(EUV) 장비 생산 라인이 있다. 앞서 전삼노는 "HBM 장비를 멈춰 세우면 사측에서 바로 피드백이 올 것이고, 이는 승리를 당길 수 있는 열쇠"라며 "EUV 파운드리를 멈춰 달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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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7월 11일 기흥캠퍼스에서 8인치 라인 직원들의 총파업을 독려하기 위한 홍보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노측 "8인치 라인 물량 감소" vs 사측 "생산라인 정상 가동"

당초 전삼노는 집행부 파업 참가자를 늘리고 회사의 대응을 어렵게 하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회사에 파업 참가를 밝히지 말고 무단결근을 해라'는 지침을 내렸다. 전삼노가 평택, 화성, 온양 등 다양한 공정 현장에서 연달아 집회를 이어가는 것도 조합원들을 독려해 파업을 동참하도록 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특히 HBM 등 AI 반도체 수요 급증과 맞물려 삼성전자가 경쟁력 제고에 주력하는 분야다.

반도체 사업장은 24시간 가동하기 때문에 한 번 생산 라인이 멈추게 되면 수백억 원대 손실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노사 모두 파업 참여자 규모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삼노는 3일간의 1차 총파업으로 8인치 라인의 생산량 감소와 지원 인력 파업, 물량의 대폭 하향 조정 등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성숙 공정의 자동화가 덜 된 8인치 라인은 수작업이 많아 인력 의존도가 높은 라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반도체 공정 대다수가 자동화가 이뤄진 데다 대체 인력을 투입해 생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사측은 "현재까지 생산 차질 없이 정상적으로 라인이 가동되고 있다"며 "향후 2차 무기한 총파업에 대응해 생산 차질이 없도록 철저히 대비하는 것은 물론 노조와의 대화 재개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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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5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기흥캠퍼스 집회 안내/사진=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노사 간 대치 길어질 우려 있어, 교섭대표노조 교체도 변수

이런 가운데 현재 사측은 근태관리 시스템에 '파업'을 새로 추가해 참가 인원을 확인하고 있다. 대체 인력 투입을 위한 수요 파악은 물론 파업 참가자들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전삼노는 "관리자들이 '파업 의사를 밝히지 않고 3일 동안 무단결근할 경우 징계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며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맞서고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양측의 강 대 강 대응 속에 노사 간 대치가 길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전삼노 측은 무기한 파업이라는 강수를 둔 이상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의 임금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내용을 사측과 합의해야 하고, 사측도 사상 첫 총파업에서 노조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 향후 노사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교섭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높아서다.

다음 달부터 전삼노가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현재 삼성전자 노조는 총 5곳으로 최대 인원을 확보한 전삼노는 지난해 8월 교섭대표노조가 됐다. 하지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에 따르면 교섭대표노조가 1년 동안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할 경우 새로 정하도록 하고 있어 교섭대표노조가 다른 노조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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