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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VX 1차 유증 발행가액 1,368원 확정
전체 유증 규모 260억원으로 반토막
파이프라인 자금 축소, 추가 재원 조달 전망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디엑스앤브이엑스(DXVX)가 유상증자를 통해 계획했던 목표 자금 중 절반만 수혈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유증가액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요 파이프라인들에 대한 연구개발(R&D) 지연도 불가피해졌다.
DXVX, 유상증자 목표 자금 중 절반만 수혈
15일 업계에 따르면 DXVX는 1차 유증 발행가액을 1,368원으로 확정했다고 8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전체 유증 규모는 260억원으로 조정됐다. 당초 DXVX가 목표로 했던 유증 금액은 운영자금 274억원과 채무상환자금 230억원을 합한 504억원이었다. 유증을 결정할 당시 회사의 주가는 4,000원이었지만 한 달 넘게 주가가 계속 하락하며 8일 종가 2,080원을 기록했다. 이에 예정발행가가 2,650원에서 1,368원으로 낮아졌고 유증 규모도 504억원에서 26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유증 규모가 줄어든 탓에 운영자금의 활용 계획도 크게 달라졌다. DXVX는 먼저 올 연말까지 조달한 운영자금 중 16억3,400만원을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 'AVI-4015' R&D에 투입할 예정으로, 당초 내년 상반기까지 42억8,000만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차질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또 내년 상반기 중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후보물질 'AVI-3307'의 비임상시험 및 임상원료생산에 투입될 예산 20억원도 1억5,900만원으로 크게 줄었고, 비임상 및 원료생산 기간 역시 내년 상반기에서 하반기까지 지연됐다. 100억원 규모였던 항암제 후보물질 'OVM-200' R&D자금은 11억9,700만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DXVX는 기존에 올 3분기부터 내년 2분기까지 1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 역시 올해 4분기까지로 단축했다.
DXVX 유증에 임종윤 대신 ‘코리’ 참여 논란
DXVX가 주주배정 유증을 결정한 건 지난 5월의 일이다. DXVX는 특히 지난 2022년 10월 발행한 170억원 규모 전환사채(CB)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해당 CB의 주식전환가격은 5,010원인데 현 주가는 반토막 수준이어서 CB 보유자가 회사에 조기상환을 요구하는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만약 오는 10월 풋옵션을 행사한다면 연 15%의 이자를 지급한다는 조건이 있어 원리금 포함 약 230억원의 풋옵션 대응 자금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난 6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유증 증권 신고서에 따르면 이번 유증에서 임 이사는 구주주 배정분의 100%에 해당하는 신주인수권증서를 특수관계법인인 코리그룹에 매각한 후 코리그룹이 대신 청약에 참여하도록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주주들 사이에서는 임 이사 대신 코리그룹이 유증에 참여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 유증 계획 발표 이후 DXVX 주가가 반토막 이상이 난 만큼 대주주인 임 이사가 주주배정 유증 신주인수권 매각자금을 챙기고, 코리를 활용해 지배력을 키우는 격 아니냐는 지적이다.
다만 시장에선 이번 유증이 진행돼도 DXVX가 2년 연속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50% 초과로 인한 관리종목지정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DXVX도 코리그룹 계열사인 오브맘홍콩 대여금의 출자 전환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한국거래소가 일정 기간 매매거래정지 명령을 발동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DXVX 측은 “특수관계법인(코리)의 유상증자 참여는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반박했다. 또 “유증은 사업 확장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투자 자본 확보 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며 “임 이사 개인의 상속세 해결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DXVX의 장기차입금은 올해 1분기 약 303억원이다. 1분기 기준 DXVX의 자산은 전년 말보다 15억원 가량 줄어든 984억원이고, 같은 기간 부채는 58억원 가량 늘어 769억원 규모다.
200억원 규모 CB 재매각 검토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DXVX가 주요 파이프라인에 투입될 자금을 줄이면서 추가 재원 조달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바이오 헬스케어 회사 입장에서 R&D 지연은 주가 및 기업 가치 하락 등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DXVX 측도 내년 2분기 중 과거 매입한 제5회 사모 전환사채를 특수관계인에 약 200억원 수준으로 재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최근 다른 기업들과의 적극적인 업무협약(MOU) 체결 역시 R&D 비용 부족을 메우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자체 자금만으로 R&D를 하기보다 다른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파이프라인 확대 및 고도화를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DXVX는 이달 4일 파나큐라와 한의학 진단키트 개발 및 공급에 관한 업무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1일에는 지엘팜텍과 신약개발 및 제약바이오 사업 협력 추진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도 했다.
이달 5일에는 영진약품과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전략적 MOU를 맺었다. 양사는 항암제를 주요 타깃 후보물질로 선정하고 이후 다양한 적응증으로 신약 R&D의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추후 확보되는 후보물질과 전임상 연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공동 연구계약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