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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활용에 따라 '약'이 될지 '독'이 될지 결과 달라져
금융 시스템이 점차 복잡해지면서 금융당국 과제 늘어가
금융당국, 민간 금융 기관과의 AI 기술 격차로 규제하기 어려워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AI는 금융 시스템을 안정시킬 수 있는 진정제 역할을 할 수도 금융 위기를 심화시킬 자극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금융당국이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이에 금융 경제학자 욘 다니엘슨 런던정경대 교수는 당국이 AI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당국이 자체 AI 엔진을 개발하고, AI와 AI를 연결하고, 민관 협력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AI, 만능 해결사 아니야
최근 AI는 정량적 분석만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개인별 패턴을 분석해 상품을 추천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등 일반적으로 인간이 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게다가 AI는 사람이 며칠씩 걸리는 의사 결정을 단 몇 초 만에 내린다. 이러한 특성이 AI가 금융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면서 동시에 금융 위기를 심화시킨다. AI는 금융 위기라고 판단하면 즉각적으로 반응해 위험 자산을 청산한다. 며칠 또는 길게는 몇 주에 걸쳐 진행됐던 뱅크런이 지금은 AI로 인해 몇 초 만에 올 수 있는 상황에 도래했다.
또한 AI는 특히 거시경제에 새로운 리스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금융 위기 상황에서 AI가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AI는 가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화 계산을 수행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경제 상황에서 AI는 뛰어난 예측력을 보이지만, 금융 위기처럼 드물게 일어나는 사건에서는 미숙한 대응을 보인다. 게다가 코로나와 같이 새로운 종류의 금융 위기가 닥쳤을 때 AI가 스스로 학습해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은 그저 '미신'에 가깝다.
금융당국의 목표, 금융 위기 억제
금융당국은 금융 위기 억제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금융 위기의 피해는 어마어마하다. 수조 달러가 넘는 비용을 내야 하며 이전 경제 상황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몇 년간 불경기를 겪어야 한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금융사 간의 연결성이 강화되고 금융 시스템이 점차 복잡해지면서 당국은 금융 위기를 억제하는데 더욱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당국은 금융 시스템 안정을 위한 도구로서 AI를 거론했다. AI를 제대로 활용하면 일을 더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 하나하나를 관리하는 미시적 관점에서는 AI를 활용해 규제 기준을 정하는 데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또한 한 나라의 경제를 보는 거시적 관점에서는 금융 위기를 시뮬레이션하여 위기 시 대응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당국 “민간 금융 기관에 비해 불리한 점 많아”
그러나 당국은 현실적으로 AI를 적용하기 어려운 점에 관해 얘기했다. 당국이 AI를 사용하게 되면 너무 많은 일을 떠맡게 된다는 의견이다. 민간 AI를 모니터링하고 규제하는 동시에 AI로 이전보다 더 빠르게 발전하고 더 심각해질 수 있는 ‘시스템적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두 가지 일을 소화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게다가 당국은 AI를 개발하는 데 민간 금융 기관에 비해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민간 금융 기관이 더 많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AI 기술은 지식재산권의 보호를 받고 있어 규제가 어려우며 사용자 데이터라는 독점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해 민간 금융 기관은 당국보다 한 발짝 앞서나간 상태다. 안타깝게도 당국은 언급한 두 가지를 모두 손에 넣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격차로 인해 당국은 AI로 발생하는 위협을 모니터링하고 대응하기 어렵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시장 참여자들이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다. 당국이 개입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시장 참여자들은 더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당국은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어떻게 상황을 타개해 나갈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다음 글에서 당국이 취할 수 있는 현명한 AI 활용 방안을 소개할 예정이다.
[해외 DS] 금융당국 AI 활용, 양날의 검 되지 않게 조심해야 ②로 이어집니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경제정책연구센터(Centre for Economic Policy Research)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