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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 실적 '빨간불, 적자 탈출 돌입
해외 가전으로 선택 폭 확대, 가성비로 PB 재단장
부진 점포 정리·온라인 쇼핑몰 통해 경쟁력 강화
가전양판점 업황 부진으로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롯데하이마트가 차별화 전략을 통한 고강도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 저가 공세를 펼치는 이커머스와 프리미엄 가전제품 수요를 흡수하는 백화점 사이에서 롯데하이마트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롯데하이마트 실적 하락세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893억원으로 13.3% 줄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1조1,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33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롯데하이마트의 부진한 실적은 온·오프라인 사이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오프라인 전시 공간이 필요없는 이커머스에선 ‘가격 경쟁력’이 최대 장점이고, 백화점 업계는 이와 반대로 고가의 대형 가전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이에 가격은 이커머스에 밀리고 프리미엄 제품은 백화점에 뒤지는 가전양판점들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부동산 거래가 침체돼 이사·혼수 감소 여파가 지속되면서 전반적으로 가전 수요가 줄어든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에 롯데하이마트는 자체 브랜드(PB) 상품에 대한 리뉴얼 등을 진행하며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이마트는 PB 리뉴얼 과정에서 기존 브랜드인 하이메이드(HIMADE)를 대신할 새 브랜드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메이드는 계절가전이나 냉장고·TV·세탁기 등 수요가 높은 가전제품을 제조사 브랜드 상품(NB) 대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겠다는 콘셉트로 2016년 출시됐다.
꾸준한 매출 증가세를 보이곤 있지만 △1~2인 가구 증가 △소비자 트렌드 변화 △유통 업체 간 PB 경쟁 격화 등에 따라 경쟁력 제고 필요성이 생기면서 올해 주요 사업 중 하나로 리뉴얼을 추진 중이다. 리뉴얼 작업은 브랜드와 디자인, 개발 역량 등 모든 부분에 걸쳐 이뤄진다. 하이마트는 이 과정에서 지난 6월 특허청에 하이메이드의 영문 상표를 출원하면서 ‘하이미(HIME)’라는 상표도 함께 출원했고, 아울러 간판 교체까지 추진하고 있다.
비효율 점포 정리 나섰지만 효과 미미
수익성 개선을 위해 비효율 점포 정리에도 나섰다. 이를 통해 2019년 한때 466개에 달했던 롯데하이마트 점포는 지난 4월 기준 333개로 130개가 넘게 감소했다. 롯데하이마트는 또 오프라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신규 매장 5개를 열고, 약 70여 개 매장 리뉴얼을 진행할 계획이다. 기존 점포 리뉴얼 작업은 지난해 4월부터 진행하고 있으며 약 60개 매장이 재단장을 마쳤다.
다만 그럼에도 롯데하이마트의 오프라인 경쟁력은 갈수록 하락하는 추세다. 점포 리뉴얼까지 단행했으나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엔 가전양판점 업체 간 치열한 오프라인 경쟁도 한몫했다. 롯데하이마트가 기존 매장 리뉴얼을 진행하는 사이 경쟁사인 전자랜드도 기존 매장을 유료 회원제 매장인 '랜드500'으로 전환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전자랜드의 올해 1분기 랜드500 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하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최근 현금 흐름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1분기 기준 롯데하이마트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년 전과 비교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작년 1분기에는 영업활동으로 504억원의 현금 유입이 있었지만, 올해는 오히려 144억원이 빠져나간 것이다. 이 여파로 지난해 말 1,213억원을 기록했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석달 새 74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3월 롯데하이마트의 장기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한신평은 등급 조정에 대해 △매출 감소로 인해 실적이 부진한 점 △중단기간 내 영업실적 회복 가능성이 제한적인 점 △저하 된 재무안정성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롯데하이마트 부채 비율은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던 2022 년 90%에서 올해 1분기 기준 95%로 늘어났으며,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는 34.9%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커머스 강화 전략도 회의적
롯데하이마트가 실적 부진 돌파구로 점 찍은 이커머스 강화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커머스 개편을 진행하며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음에도 올해 상반기 온라인 부문 매출(1,09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39.2% 감소를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오프라인 부문(10.7%)보다도 큰 감소폭이다.
이에 롯데하이마트는 하반기 새로운 전략을 통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 매장에서만 구매할 수 있었던 전시가전을 지역 상관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전시상품 특별관'을 여는가 하면, '안심케어'와 '오늘설치' 등 차별화 서비스 등도 이커머스에 도입한다. 아울러 온라인 고객이 오프라인 전문 상담원과 상담할 수 있는 '화상 상담 서비스'도 이달 중 오픈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전략 역시 최근 불거진 티몬·위메프 사태로 인해 이커머스에 대한 불신이 확산한 탓에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최근 쿠팡, SSG닷컴 등 온라인 업체들도 가전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어 롯데하이마트가 이커머스 시장 내 두악을 나타내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