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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규모 경기 부양책 발표에 추락하던 원자재값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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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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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컷 이어 中도 유동성 공급 확대
중국 경기 부양 기대에 원자재값 상승 랠리
경기 침체 우려 여전, 국제유가는 2%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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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산시장이 중국발 랠리를 펼치고 있다. ‘원자재 블랙홀’인 중국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자 국제 유가와 경기 바로미터로 통하는 구리 가격이 일제히 치솟고,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이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한 데 이어 또 다른 경제 대국인 중국이 통화정책 완화 패키지를 꺼내 들면서 세계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결과다.

원자재지수, 두 달 만에 최고

24일(이하 현지시간) 24개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블룸버그원자재가격지수(BCOM)는 전 거래일 대비 1.18% 오른 100.23에 장을 마쳤다. 이 지수가 100을 넘은 것은 지난 7월 12일 이후 처음이다. 미국 경제 침체 우려로 부진하던 BCOM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단행된 이달 18일 이후 소폭 상승세로 돌아서더니 중국 인민은행의 190조원 규모 경기부양책이 발표된 이날 급등했다.

글로벌 증시에도 훈풍이 불었다.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이날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5일 전 거래일 대비 1.16% 오른 2,896.31에 거래를 마감했다.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지수 역시 1.48% 오른 3,401.53에 장을 마쳤고, 홍콩 항셍지수는 0.47% 상승한 19,090.07을 기록했다. 중국과 홍콩 증시의 주요 지수는 전날 3~5% 오른 데 이어 이날도 상승세를 탄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빅컷으로 경제 연착륙 기대가 커진 상황에서 인민은행의 깜짝 경기부양책이 글로벌 자산시장에 또 다른 호재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G2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해 주식시장뿐 아니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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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구리·금값도 줄줄이 상승

실제로 실물 경제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닥터 코퍼(Dr.Copper)’로 불리는 구리 가격도 중국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로 상승했다. 24일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12월물 구리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31% 뛴 파운드당 4.49달러를 기록했다.

금값도 큰 폭으로 뛰었다. 24일 기준 국제 금 현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2,657.1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금 가격은 지난달 16일 처음으로 온스당 2,500달러 선을 돌파한 데 이어 이달 20일 2,600달러 선을 넘어선 후 연일 사상 최고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25일 장중에는 2,700달러 선을 터치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금 가격은 29% 올랐는데 이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상승 폭(20%)을 뛰어넘는 수치다.

금과 함께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은 가격 역시 오름세다. 은 현물 가격은 24일 종가 기준 온스당 32.09달러로 5월 기록했던 연고점(32.10달러)에 근접했다.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의 선물 계약 기준 은 가격 상승률은 같은 기간 금값 상승률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유가는 반짝 상승에 그쳐, 경기 침체 우려 영향

다만 경제 연착륙 기대감에 같이 상승 랠리를 보였던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선이 붕괴됐다. 25일 뉴욕증시와 상업거래소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전날 대비 2% 이상 급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배럴당 69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브렌트유 선물도 크게 밀리고 있다.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지만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우려가 국제 유가 하락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하루에 그친 셈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달 빅컷을 단행한 것을 두고 미국의 경기 침체가 이미 시작됐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너무 늦었다고 지적하면서 뒤늦은 금리 인하를 만회하기 위해 빅컷을 강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러한 우려에 빅컷 이후 엔비디아, 테슬라 등 M7(매그니피센트7) 기술주들이 요동치기도 했다.

여기에 세계 경제가 대공황 당시의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자 불안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최근 미국 워싱턴DC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한 연설에서 "1920년대와 2020년대 사이에 몇 가지 유사점이 눈에 띈다"며 대공황 경보를 냈다.

라가르드 총재는 세계 자유 무역의 약화와 기술 발전 측면에서 두 시대를 비교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경제 민족주의, 세계 무역 붕괴, 대공황을 초래한 1920년대의 압력에 버금가는 '균열'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세계화 후퇴 가능성, 글로벌 공급망의 부분적 해체, 거대 기술 기업의 시장 지배,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 등 현안이 중앙은행을 시험대에 올려놓을 수 있다며 경각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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